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14. 예수의 어린 시절-노동의 복음화

인쇄

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0-09-30 ㅣ No.39

평화교리(2000/10/08)

 

내가 왜 노동자냐?

 

 

 

14. 예수의 어린 시절-노동의 복음화

 

  얼마 전에 교수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하려고 했을 때, 전교조 선생님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일부 언론이 "어떻게 숭고한 교수님들이 노동자를 자처하고 나서느냐"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노동헌장 반포 90주년 기념 회칙 '노동하는 인간'의 머리말에서 "노동은 인간의 육체적 정신적 활동 모두를 의미한다. 인간은 하느님 모상대로 창조되어 땅에서 살며 그것을 다스릴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인간은 노동의 사명을 받은 것이다"라고 했다.

 

  예수님께서는 '한 인간이 걸어야 할 길'을 한 인간으로서 채우셨다. "예수는 부모를 따라 나자렛으로 돌아 와 부모에게 순종하며 살았다. 예수는 몸과 지혜가 날로 자라면서 하느님과 사람의 총애를 더욱 많이 받게 되었다."(루가 2, 51-52) 예수님께서는 자라면서 어릴 때는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셨고, 30세까지 가정에서 양아버지 요셉을 따라 친히 목공일을 하시면서 성가정을 이루셨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에 노동을 통해 세상을 만나셨다.

 

  교황은 이어서 "노동은 인간을 다른 창조물과 구별짓는다. 오로지 인간만이 노동을 할 수 있다. 노동은 인간들의 공동체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개의 인격체를 나타내는 표지요, 이 표지를 통하여 우리는 노동의 실재를 파악하는 것이다."

 

  교회는 첫째, 땀 흘려 일하는 노동은 신성하고 존엄하다고 가르친다. 노동은 천하거나 벌이 아니다. 예수님께서는 목수인 요셉을 따라 새로운 것을 만드셔서, 하느님의 창조 사업을 계속하고 발전시키셨다. 예수님께서는 친히 일하심으로써 노동을 거룩하게 하셨다. 그러므로 노동은 신성한 것이다.

나무나 물고기는 일할 수 없다. 인간만이 노동한다. 그래서 한편 노동을 하는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을 가져서 존엄하기 때문에, 노동은 존엄하다.

 

  둘째, 인간은 노동으로 하느님과 함께 창조 사업을 계속하는 협조자가 된다. 인간은 하느님께서 만들어주신 나무를 가지고 책상과 걸상 종이 등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내는 창조의 협력자이다.

 

  셋째, 인간은 노동으로 한 가족이 된다. 인간은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한 가족이 되고 사회를 이룬다.

 

  넷째, 인간은 노동으로 생계를 마련한다. 인간은 일해서 번 돈으로 먹고산다. 또 한편 먹고살기 위해서 일한다.

 

  다섯째, 인간은 노동으로 사회에 봉사한다. 인간은 좋은 것을 만들어 사람들이 유용하게 쓰도록 한다.

 

  여섯째, 인간은 노동으로 자신을 성취한다. 자신의 전인격을 투여해 노동하면서 자기를 완성해 나간다. 그래서 인간은 노동을 통해 보람과 기쁨을 얻는다.

 

  일곱째, 인간은 땀 흘리는 노동으로 '새 하늘 새 땅'을 창조해 간다. 하느님 구원 사업의 협조자가 되는 것이다.

 



126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