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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구세주의 가난하고 약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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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0-09-30 ㅣ No.38

평화교리(2000/10/01)

 

하느님의 표징은 무엇인가

 

 

  13. 구세주의 가난하고 약한 탄생

 

  돈만 많으면 떵떵거리고 살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다 먹여줄 텐데! 슈퍼맨이라면 걱정 없이 밤거리를 다니면서 약한 사람들을 다 구해줄 텐데! 이것이 우리의 이성이 추구하는 논리적이고 경제적인 해법이다. 그런가하면 우리는 오늘 어디에다 줄을 대고 희망을 걸어야만 운수대통 할까?

 

  하느님께서는 정치가나 지도자들에게 나타나 구세주의 탄생을 알리지 않고, 밤새 일해야만 하는 하층노동자인 양치기에게 나타나신다. "오늘 밤 너희의 구세주께서 다윗의 고을에 나셨다. 너희는 한 갓난 아이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있는 것을 보게 될 터인데 그것이 바로 그분을 알아보는 표이다."(루가 2, 11-12)

 

  주님께서는 여관 방 하나 제대로 못 잡는 변변치 못한 목수 요셉이 가장인 집안에 태어나신다. 산파는커녕 말밥그릇을 요삼아 자리하신 것이다. 어떤 첫영성체 어린이는 "주님께서 가난한 이들의 사정을 잘 아시기 위해 그렇게 태어나셨다"고 대답한다. 순수하고 단순한 영혼이 맞출 수 있는 정답이다.

 

  "그리스도 예수는 하느님과 본질이 같으신 분이셨지만 굳이 하느님과 동등한 존재가 되려 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의 것을 다 내어 놓고 종의 신분을 취하셔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셨습니다."(필립 2, 6-7) 주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와 똑같은 인간의 조건을 선택하여 오셨다. 우리처럼 배고파서 먹어야 하고,, 피곤해서 쉬고 자야하는 한계를 수락하신 것이다. 우리를 사랑하셔서 우리처럼 가난해 지신 것이다.

 

  양치기 목동들이 보기에 예수 아기의 탄생은 진정 비참하고 처절한 인간 조건이었다. 오히려 양치기들이 위안을 받을 정도였다. "그분은 부유하셨지만 여러분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셨습니다. 그분이 가난해지심으로써 여러분은 오히려 부유하게 되었습니다"(2고린 8, 9)라고 하신 사도 바오로의 말처럼 주님의 탄생은 시작부터 우리에게 기쁜 소식이시다.

 

  그리고 또 주님은 마음으로 가난한 동방의 박사들에게 나타나신다. 이방인들은 당시에 구원에서 제외되었다고 생각했는데도 주님께서는 진리이신 주님 앞에 경배드리는 겸손하고 경건한 이들에게 나타나신 것이다. 박사들은 왕에게 드리는 황금과 기도의 상징으로 하느님께 드리는 유향과 사체에 바르는 향신료인 몰약을 주님께 선물로 드린다. 자신의 몸을 제물로 바쳐 세상을 구하실 왕 그리스도 예수님께 경배드리는 것이다.

 

  예수님의 탄생은 "너는… 여자의 후손에게 머리를 밟히리라"(창세 3, 15)던 원복음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이사 7, 14) 그리고 "에브라다 지방 베들레헴아, 너는 비록 유다 부족들 가운데 보잘것없으나 나 대신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 너에게서 난다"(미가 5, 1ㄱ)고 예언서에 기록되어 있는 바를 채우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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