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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공동체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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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0-09-22 ㅣ No.37

평화교리 12(2000/09/24)

 

하느님의 뜻은 어디에 있는가?

 

 

 

  12. 공동체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개입

 

  진정 하느님의 뜻은 있는가? 한편 하느님의 뜻이 확정된 무엇으로 감추어져 있어서 우리가 보물찾기처럼 애써 찾아야만 하는지, 아니면 상황에 따라 변화되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그런가 하면 이렇게 하거나 저렇게 하거나 모두 다 하느님의 섭리 안에 있는 것 같아서 선택의 어려움이 한층 더 가중된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배를 빌어 세상에 오시기로 결정하셨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천사를 마리아에게 보내, "이제 아기를 가져 아들을 낳을 터이니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루가 1, 31)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마리아는 무슨 뜻인지 몰라 곰곰이 생각하며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는 처녀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는지 묻는다. 그러자 천사는 다시 말한다. "성령이 너에게 내려 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나실 그 거룩한 아기를 하느님의 아들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안 되는 것이 없다."(35. 37절)

 

  마리아는 처녀였고, 당시의 율법은 처녀가 잉태하면 돌로 맞아죽어야 했다. 젊은 처녀 마리아에게는 참으로 부담스러운 책무가 아닐 수 없다. 마리아가 이것을 주님의 뜻으로 삼고 받아들이기까지에는 마음 고생이 심했겠다. 그러나 마리아의 수용은 인류 공동체의 구원이라는 하느님의 개입을 가져온 것이다.

 

  우리는 마리아님께 공경을 드리고 기도하기에 앞서 처녀 마리아에게서 보아야할 것이 있다.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자기 희생의 봉헌!' 그것이 현실에서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우리의 기본 자세 곧 순명이다.

 

  공동체 내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그리고 어떤 때는 그 결정이 자기가 감당하기 힘겹고 자기에게 손해가 될 때도 있다. 그러나 이미 내려진 결정은 형제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나는 형제들에게 내려준 주님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우선 형제들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또 그렇게 되기만 한다면 정말 우리 모두에게 좋겠다는 공동선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그 지향점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가능한 부분을 순차적으로 이루어 나가는 것이 현실에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땅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느껴지고 또 하고 싶은 것이 지금 당장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주님께서 허락해 주시고 이루어 주시길 기도하면서 꾸준히 준비해 나가면 꼭 열매 맺어 주실 것이다.

 

  기도하고 준비하는 가운데 세월과 세상도 변할 뿐 아니라 나도 변해 그 일을 이루기에 합당하도록 이끌어주신다. 갑자기 닥쳐올 주님의 날에 자격미달이 되지 않도록 순명의 자세로 깨어 기다려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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