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교리6 천지창조2-인간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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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0-08-03 ㅣ No.31

평화 교리6(2000/08/06)

 

 

왜, 무슨 권리로 죽이는가

 

 

6. 천지창조2-인간 생명

 

  겨울이 따뜻해 '난방비가 줄어 좋다'는데도 지구 온난화 현상을 걱정한다. 건축경기가 되살아나야 한다고 하는데도 무분별한 개발이라고 반기를 든다. 왜 환경을 앞세워 개발을 막는단 말인가?

 

  생태계의 파괴는 인간사의 종말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개발의 또 다른 이름이 진정 환경파괴인가? 보존과 조화, 개발과 재창조. 하느님이 만들어주신 세상의 축복과 경계 안에서 선을 넘지 않는, 아니 하느님 창조의 뜻에 순응하는 다스림이 다 함께 사는 길이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창세 1, 26)하시고 우리를 지어내셨다. 그리고 사람에게 복을 내려 주시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낳고 번성하여 온 땅에 퍼져서 땅을 정복하여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를 돌아 다니는 모든 짐승을 부려라!"(28절)

 

  오늘날은 지금 살아 있는 이들이 보다 낳은 환경을 누리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 후손을 우리가 선택하려고 하는, 인간의 우생학적 사회 경제논리에 의한 낙태가 더 큰 문제다. 내가 만일 내 아이의 성을 남아나 여아로 선택할 수 있다면, 내 아이는 내 것이고 그 아이의 생존 여부를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내 아이를 때리던 말던 앵벌이를 시켜 내 생계를 꾸려나가던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인간 출생에 있어서 우리는 부부행위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을 뿐이다. 우리는 "낳아 보니 남아요, 여아더라"고 말할 수 있지, 그 아이의 성을 결정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그 아이가 비록 내 몸을 빌어 내 몸을 통해 세상에 나왔지만 그 아이는 나만의 아이가 결코 아니다. 하느님의 아이다. 그런 의미에서 또한 우리는 우리 아이의 생명을 거부해서는 안된다. 주어진 대로 아니 하느님께서 우리 부부에게 맡겨주신 대로 감사히 받아 키워야지! 그래서 하느님께서 그 아이에게 맡기신 사명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도록 보호하고 인도하여야 한다.

 

  물론 해서는 안 되지만 '아이를 낳을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선택이 인간의 자유 안에 남겨져 있기는 하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 후손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인간 생명에 관한 문제다. 나 자신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태어날 아이의 생존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면 같은 이치로 우리의 생존도 타인으로부터 선택될 것이다. 내가 만일 장애인이 된다면, 사회가 나를 더 이상 우호적이고 이로운 존재로 평가해 주지 않는다면… 나는 제거되지 않을까? 내가 내 아이의 생존 여부를 선택하려는 이론과 같은 이론에 의해!

 

  우리가 타인과 피조물의 존재 여부를 선택하고 삶의 양태를 규정지으려 한다면, 나를 인간으로 규정지어 내신 하느님을 내가 규정짓고 내 도구로 만들어 내려는 오류와 위험을 범하게 된다. 생명은 하느님의 것이라는 것을 겸허히 인정하고 결코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

 

  오늘 창조계의 인간과 피조물에 대한 가치와 평가는 현재 인간 삶과의 손익관계를 기준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우리와 피조물을 조성하시고 생명을 주신 하느님 안에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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