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교리3-해방자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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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0-07-15 ㅣ No.28

평화신문 생활교리3(2000/07/16)

 

 

이다지도 힘든가

 

 

3.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해방자 하느님

 

  힘들다. 가장으로서 가족을 굶기지 않고 먹여 살린다는 것이, 주부로서 쥐꼬리만한 월급을 가지고 쪼개서 생활한다는 것이 참으로 힘들다.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일 하나를 무난히 풀어나가기 위해선 또 얼마나 힘든가? 심지어는 아니꼽고 더러운 꼴도 감수해야 하지 않는가! 왜 이다지도 힘든단 말인가? 주님은 이럴 때 뭐하시는가? 조금만 도와주시지!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우리의 기대에 찬물이라도 끼언듯이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만들고 인간들에게 맡기셨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던지 간섭하지 않으신다." "하느님께서는 하늘에서 지복직관을 누리실 뿐, 전 우주 속에 일어나는 일 중에 인간 하나 하나의 사건과도 같은 하찮은 일까지 돌보시지는 않는다."

 

  정말 그런가? 우리는 정녕 원죄의 굴레에서 헤어날 수 없는 것일까? 현대의 원죄라고도 하는 사회악, 먹이사슬과도 같은 뇌물체계, 부정의 고리로 드러나는 구조악들이 필요악이라는 허울까지 동원하면서 우리를 옥죄고 있다.

 

  그러나 주님께서 말씀하신다. "나는 내 백성이 이집트에서 고생하는 것을 똑똑히 보았고 억압을 받으며 괴로워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그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나 이제 내려가서 그들을 이집트인들의 손아귀에서 빼내어 그 땅에서 이끌고 젖과 굴이 흐르는 아름답고 넓은 땅…으로 데려가고자 한다."(출애 3, 7-8)

 

  우리의 주님은 우리의 고통스러운 처지를 모른 체 하는 분이 아니시다. 오히려 주님은 우리와 함께 아파하시며 안타까워하신다. 그래서 우리를 해방시켜주려고 하시고 우리에게 새 희망을 안겨주고 계시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우리를 얽매고 있는 장애에서 우리가 해방될 수 있도록 힘을 주신다. 주님께서는 모세에게 "나는 곧 나다" 하시고, "너는 '나를 너희에게 보내신 분은 나다-라고 하시는 그분이다' 하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알려라"(14절)고 하신다.

 

  순간과 눈앞의 이익을 제공하는 악의 굴레에 사로 잡혀서 노예처럼 살 것인가? 아니면 인간성 회복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오늘 현세의 경쟁체제 안에서 양보와 절제 그리고 포기를 선택하여 자유를 누리며 인간의 존엄성과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이루며 살 것인가?

 

  주님은 늘 우리에게 오시고 우리와의 관계 안에서 주님을 필요로 하는 이들과 함께해 주신다. 그래서 우리가 인간답게 살 수 없는 모든 구조에서 해방시켜 주신다. 그리고 해방된 우리가 아직 사회의 굴레 속에 갇혀 있는 다른 이들을 해방시키도록 우리를 파견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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