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신부님의 자료실

영유아들의 신앙교육에 헌신하고 계신 분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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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0-05-21 ㅣ No.25

격려사

 

신앙교육의 중요성

 

2000. 5. 21 서강대학교

가톨릭 전국 교직자 대회

 

  영유아들의 신앙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계시는 수녀님과 선생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대교구 공항동 성당 주임사제 심흥보 입니다.)

  우선 여러분 모두에게 수고가 많으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사제로서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도 곁들여 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수고가 많으시죠?

  그리고 힘드시죠?

  그러나 보람이 있으시죠?

 

  유아들의 신앙교육을 담당하고 계신 수녀님들,

유아교육이 교회의 우선 순위에서 밀려날 때마다 여러분의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노고가 인정받기 보다, 교육 외의 다른 일로 여러분을 지치게 하는 답답하고 어처구니없는 모든 일 때문에 같이 아파하게 됩니다. 또 우리의 열의나 입장에 동참해주지 않고 우리 뒤를 이을 후배들이 줄어들고, 적극적으로 양성시키지 않을 때 마치 우리의 일이 보잘 것 없는 것 같고 허탈해 집니다.

 

  유아교육의 일선에서 뛰고 계신 선생님들,

여러분이 열심히 일하고 계신데도 불구하고 더 많은 것을 요구 당하고, 마치 종처럼 일하고 있다고 느낄 때 고통스러워하십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하시는 일의 양과 그 일의 중요성에 비해 너무나 작은 봉급으로 생활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계십니다. 또한 여러분이 유아들에게 쏟는 정성과 애정에 감사를 표하기보다, 여러분의 작은 실책이나 여러분의 한계 밖의 일로 인해서 여러분이 짊어져야 하는 질책과 원망 때문에 힘들어하십니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와 아픔이 있으면서도 우리가 계속 이 유아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마음속에서 공통적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유는 '유아들에 대한 우리들의 사랑' 바로 그것입니다. 초롱초롱한 유아들의 눈망울을 두고 차마 떠날 래야 떠날 수 없고 또 포기하기라도 하면 마치 우리의 생애가 끝나기라도 할 듯 더욱 거세게 솟아나는 사랑 때문입니다. 그 사랑은 어디에서 온 것입니까? 인간을 향한 고귀한 사랑, 그 사랑은 바로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필립비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 안에 계셔서 여러분에게 당신의 뜻에 맞는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켜 주시고 그 일을 할 힘을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필립 2, 13) 이렇게 주님의 십자가를 통해 "성령께서 우리의 마음 속에 하느님의 사랑을 부어주셨기 때문"(로마 5, 5)에 우리는 갖가지 어려움과 장애를 딛고 오늘도 우리에게 맡겨진 어린이들에게 헌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헌신은 우리가 꿈꾸고 있는 하느님 나라라는 희망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그렇게도 헌신하고 있는 유아교육의 내용은 바로 복음선포입니다. 복음선포는 단순히 천주교의 교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의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대자연과 인성중심의 교육과정을 통해서 그것을 깨닫을 수 있게 하고 특별히 우리들의 사랑을 통해 어린이들이 주님의 사랑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여 온 세상을 사랑으로 가득 찬 하느님 나라로 만드는 것이 복음선포입니다.

  우리 아이들의 마음에 복음을 울려 퍼질 수 있게만 한다면 얼마나 큰 행복입니까? 어린이들의 맑고 고운 그 마음속에 주님께 대한 신앙과 사랑의 복음을 심어준다는 것은 얼마나 큰 보람입니까? 이것은 또한 우리들의 특권이기도 합니다.

 

  가톨릭 교직자들이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일들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도 우선적이며, 우리 밖에 할 수 없고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바로 이 복음선포입니다. 이러한 사명을 수행하도록 하기 위해 주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십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손길에서 신부도 나오고 수녀도 나오고 대통령도 나오고 미래의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나온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이 하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누가 지금 당장 내 옆에서 나를 인정해주고 칭찬해주지 않아도 내가 하는 일은 없어도 되거나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먼저 내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참 신앙인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중등과정처럼 단지 수업시간에 교과지식을 요령 있게 전달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는 보이고 느껴지는 대로 받아들이는 어린이들 앞에서 진정한 주님의 사도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교사의 기도에 나오는 한 구절을 읽으며 제 말씀을 마치고 싶습니다. "주님 마지막으로 내가 받을 최대의 보상은 여기에서가 아니라 저 세상에서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소서. 이 땅 위에서 당신을 빛낸 공로로 내가 가르친 학생들과 함께 나는 천국에서 별처럼 빛나리라는 것을 알게 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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