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성체성사와성모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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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5-04-11 ㅣ No.163

 

제목: 성체성사와 성모 마리아


지극히 공경하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하께서 이번 성목요일에게 사제들게 보내는 서한은(2005년 3월 24일) 교황성하의 마지막 유언과도 같은 의미심장한 교황님의 영성과 하느님 사랑의 결정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정체안에는 교황님이 갖고계신 성체성사에 대한 사랑과 성모님의 사랑이 함께 조화롭게 녹아져 탄생된 사랑의 보석 그 자체였습니다.

올해는 “성체성사의 해”입니다. 그리스도 신비체의 원동력인 성체성사의 의미를 더 잘 묵상하고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의 사랑의 의미를 삶으로 살아가려는 그리스도 전 신비체의 지체들의 삶이 성령의 도우심으로 하나되는 시기입니다.

선종하시기 얼마전 깊은 병환중에 계시는 성하께서 쓰신 이 마지막 간절한 편지는 성체성사를 세우신 수난전날 사랑하시던 제자들을 더욱 극진히 사랑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교황님은 이 편지의 마지막 8항안에서 성체성사의 해의 의미를 올바로 이해하고 뜨거운 마음으로 성찬의 삶을 살아가는 모범과 전구자로 성모님을 소개하십니다. “제가 회칙 「교회는 성체성사로 산다」에서 지적하였듯이(53-58항 참조), 복되신 동정 성모 마리아와 성찬례의 관계는 매우 긴밀합니다. 모든 감사기도는 이를 전례 용어로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감사기도 제1양식에서 우리는 “저희는 온 교회와 일치하여, 우리 주 천주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시며, 영광스러운 평생 동정이신 마리아를 …… 공경하오니,” 하고 말합니다. 다른 감사기도들에서도, 예를 들어 감사기도 제2양식에서처럼, 공경이 청원으로 이어집니다. “하느님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 영원한 삶을 누리게 하소서.” 최근 몇 년 간, 특히 교서 「새 천년기」(23항 이하 참조)와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9항 이하 참조)에서, 저는 그리스도의 얼굴을 바라보도록 열심히 권유하며, 성모님을 우리의 위대한 스승이라 일컬었습니다. 이어서 저는 성체성사에 관한 회칙에서 성모님을 “성찬의 여인”(53항 참조)이라고 지칭하였습니다. 성모님 말고 누가 더 성찬의 위대한 신비를 맛볼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줄 수 있겠습니까? 성모님이야말로 그 누구보다도 우리가 합당한 열정으로 거룩한 신비들을 거행하고 성체 안에 감추어 계신 당신 아드님과 친교를 맺도록 가르쳐 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성체성사의 해에 맞이하는 이 부활대축일에, 저는 예수님의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기쁘게 되풀이하여 드립니다. “보라, 너의 어머니를!”(요한 19,27 참조).”

교황님은 이 편지에서 다시한번 묵주기도의 해에 선포하신 회칙「교회는 성체성사로 산다」에서 말씀하신 이 거룩한 성체성사과 관계를 강조하셨는데 그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수 있습니다. 

첫째로 성 목요일밤의 성체성사제정에 관한 이야기에 성모님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지만 성령강림을 기다리는 첫공동체와 함께 기도하셨던 성모님의 모습을 생각할 때 분명히 성찬례 거행에 함께 계셨으며(참조 53항), 성모님의 온생애를 통하여 ‘성체성사의 여인’이 되셨음을 강조하셨습니다.

둘째로 성모님께서는 순결한 당신의 태를 하느님 말씀의 강생을 위하여 바치심으로써 성체성사 제정 이전에 이미 성체성사의 신앙을 실천하셨습니다. 성체성사는 주님의 수난과 부활을 기념하면서 또한 강생의 연속이기도 합니다. 주님의 탄생 예고 때에 성모님께서는 몸과 피라는 육체적 실재로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성모님께서는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아래 주님의 살과 피를 받아 모시는 모든 신자 안에 성사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당신 안에서 선취하셨던 것입니다.

   셋째, 성모님께서 천사에게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fiat)라고 말씀하신 것과 모든 신자가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실 때 “아멘.”이라고 말하는 것 사이에는 깊은 유사점이 있으며, 성모님께서는 당신께서 “성령으로” 잉태하신 분이 “하느님의 아들”이시라는 것을 믿도록 요청받으셨습니다(루가 1,30-35 참조). 동정 성모님의 신앙과 일치하여, 우리도 성체성사의 신비를 통하여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며 성모님의 아드님이시기도 한 예수 그리스도께서 빵과 포도주의 형상 아래 그분의 완전한 인성과 신성으로 현존하심을 믿도록 요청받고 있습니다. (참조55항.)

   넷째,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루가 1,45). 성모님께서는 또한 강생의 신비로써 교회의 성체성사 신앙을 선취하셨습니다. 엘리사벳을 방문하셨을 때 성모님께서는 이미 사람이 되신 말씀을 잉태하고 계셨으므로, 어떤 의미에서,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현존하신 역사상 최초의 ‘감실’이 되셨습니다.(참조55항.)

   다섯째, “교회는 성찬례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그분의 희생 제사에 완전히 결합되며, 성모님의 정신을 교회의 정신으로 삼습니다. 이러한 진리는 성찬례의 관점에서 성모의 노래(Magnificat)를 다시 읽을 때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성찬례는 성모의 노래처럼 무엇보다도 찬미와 감사입니다. 성모님께서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며 나를 구하신 하느님께 내 마음 기뻐 뛰노나니.”라고 외치셨을 때 이미 태중에 예수님을 잉태하고 계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하여’ 하느님을 찬미하시고, 또 예수님 ‘안’에서 예수님과 ‘함께’ 하느님을 찬양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성찬의 태도’입니다. 아울러 성모님께서는 하느님께서 예전에 조상들에게 하신 약속에 따라 구원 역사 안에서 이루신 놀라운 일들을 상기시키시고(루가 1,55 참조), 그 모든 것을 능가하는 놀라운 일, 곧 구원의 강생을 선포하십니다. 마지막으로 성모의 노래는 성체성사의 종말론적 긴장을 반영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빵과 포도주라는 ‘보잘것없는’ 성사적 표징으로 우리에게 다시 오실 때마다, “권세 있는 자들을 그 자리에서 내치시고 보잘것없는 이들을 높이신”(루가 1,52 참조) 새로운 역사의 씨앗이 세상에 뿌리를 내립니다. 성모님께서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노래하십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은 성찬례 안에 이미 이루어져 있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계획되어 있고 예정되어 있습니다. 성모의 노래(Manificat)는 성모님의 영성을 드러내며, 성체성사의 신비를 체험하도록 도와주는 데에 이보다 더 탁월한 것은 없습니다. 성체성사는 우리의 삶이 성모님의 삶처럼 완전한 찬미와 감사의 노래가 되도록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58항)


교황님은 돌아가시면서 수녀님들에게 “저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십시오!”라고 말씀하셨다.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 과연 언제인가? 교황님께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였겠는가? 교황님의 마지막 편지의 마지막 말씀 “보라 너의 어머니를!”

이 말씀은 바로  성모님의 전생애를 통하여 드러나는 뜨거운 사랑의 신비인 성체성사안에서의 기쁨과 행복이 아니겠는가?


로마의 제멜리 병원에서 성목요일 주님의 만찬 미사를 봉헌하는 모든 이들에게 해주신 마지막 교황님의 말씀을 통해 부족한 글을 맺고자 합니다.


“성모님 말고 누가 더 성찬의 위대한 신비를 맛볼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 줄 수 있겠습니까?”                      * 이글을 교황 성하를 위해 받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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