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게시판

추기경님께 드리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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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현 [solbangwol] 쪽지 캡슐

2009-02-20 ㅣ No.933

이곳 아래 지방으로 이사온후 한번도 본적이 없는 눈이 내려옵니다.

말라 갈라지는 대지를 보며 탄식과 원망의 눈물을 흘리던 우리에게 너무도 포근한

눈이 내리여 옵니다.

누구도 예상하니 못한 2월의 중순 어느날

기적처럼 눈이 내립니다

아이들과 눈사람을 만들었습니다

몸통을 만들고 얼굴을 만들고 나뭇가지로 얼굴을 만들고 보니 웃고 계시는

당신의 모습이였습니다.

어찌 저리 아름다운 미소를 보내실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오늘 제 앞에 계십니다.

TV속에 계신 당신의 모습은 당신의 모습이 아닙니다.

인자하시게 웃지도 아니하시고 그저 눈을 감은체 두손을 모으고 기도만 하고 계십니다.

수없이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그저 두손을 모으시고 두눈을 감으신체 그렇게 계십니다.

오늘 입관예절을 보며 성수 뿌려진 얼굴을 마지막으로 닦아내실때 당신 이마에 아로새겨진 당신의 주교관(Mitra·주교의 품위를 상징하는 사각모자), 의 자국을 보며 가슴이 무너 졌습니다.

그것이 이곳 이세상에서 살다 가신 당신의 자국인것 같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힘겹게 달려온 이나라의 아픔이 그곳에 새겨진것 같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달려가 이마의 그 아로새겨진 자국을 펴드릴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조심스레 당신의 이마를 만져 드리고 싶었습니다.

얼굴위로 흰천이 덮히시고 그리고 당신의 모습을 가리는 천금보다 무거운 뚜껑이 덮힐때에는

가슴에 너무도 큰 돌이 올라오는 느낌에 헉 하고 숨이 멎어버렸습니다

이제는 당신의 모습을 볼수 없는 삼나무 안에 계신 당신.

답답하시지는 않으신지 열고 박차고 나와 다시금 그 미소를 보여주시고 싶어 애쓰시고 계신건 아닌지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합니다

분명 이곳이 아닌 천사들이 노래하는 그곳에서 계시는 당신.

어떤 고통도 아픔도 없는 그곳, 하지만 뒤로 하고 가신 이곳이 맘쓰여 뒤돌아보고 계실 당신

당신을 뵙지 못한 마음에 가슴이 이리 아픕니다

한달음에 찾아뵙지 못한 제 종이보다 얇은 믿음이 죄스럽기만 합니다.
흐르는 눈물이 영광에 찬송이 되길

편안하소서. 그저 힘겨운 삶을 내려 놓으시고 버거운 마음 내려 놓으시고

천사들의 노래와 평안한 주님의 영접 받으소서...........................아멘
 
박미현 수산나 윤의석 다니엘 윤솔희  다니엘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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