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님께 드리는 사랑의 편지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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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추기경 [cardinal] 쪽지 캡슐

1999-02-27 ㅣ No.273

찬미예수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구정에다 몇일 휴가를 다녀오고 그 다음엔 컴퓨터 써어버 연결이 고장나고 이 몸에도 조금 고장이 나서 여러분에게 진작 답을 드리지 못하고 이렇게 늦어진것에 참으로 미안합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짧게나마 회답을 씁니다.

 

 

 

 

이 베다 수녀님(동정성모회)에게,

 

그래요 수녀님, 이 컴퓨터가 없었으면 나에게 편지 하려는 마음이 없었겠지?

컴퓨터는 이렇게 생각지도 않았던 방법으로 인간관계를 맺어 주는군.

수녀님은 스카우트 지도자로써 많은 봉사를 하고 있기에 진심으로 그 봉사에 감사하며 수녀님과 모든 대원들에게 설날 보낸 세배에 싸이버 세배돈으로 답해요.

기쁘게 받아 주겠지? 비록 싸이버이지만은... 그리고 가톨릭 스카우트 홈페이지에는 컴퓨터 연결 고장으로 들어가 보지 못했는데 언젠가 시간이 될때 가보죠. 그럼 부디 수녀님과 스카우트 가족들 모두 은총속에 건강하기를

화동에서라고 했는데 화동이 도대체 어디냐? 수녀야.

 

 

양 정남에게

 

설날 보내준 시와 같이 아름다운 글귀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인간다웁게 살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이 짧은 글에서도 잘 읽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 은총속에 부디 건강하시고 주님의 말씀으로 사는 기쁨 가득히 누리기를 빕니다.

 

 

유 승원(세자요한)신학생에게

 

만고강산 닐리리 유병장님, 이제는 제법 지금은 아주 남들 앞에 재는 병장님이시군.

그래요 좋아요. 나보고 군대 생활한일이 있는냐고? 불행히도 대한민국 국군으로서의 군대생활은 하지 못했네. 내가 군에 갈 그 나이에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 통치 아래서 신음하는 조국의 아품을 깊이 씹으며 살아야 했네. 그러니까 자네들처럼 조국과 민족을 위한 군인생활은 하지 못하고 왜정말기에 강제로 끌려가 군인생활을 하여야 했네.

그래서 태평양 어느 작은 섬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행히도 그 섬에서는 실전이 없어서 사람을 보고 총을 쏜일도 없고 매일 미군폭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죽은 사람 하나 보지 못했네. 그러나 그 섬에서 도망을 쳐서 미군이 잇는 곳에가서 일본군에 저항해서 싸우기 위해 탈출을 시도 했으나 성공은 하지 못하였네. 이야기가 길어지니 이만하네. 그리고 자네를 비롯하여 군인 신학생들이 불철주야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음에 감사하며 자네들과 모든 군인들이 주님의 은총속에 건강하기를 비네. 그럼 다시 만나는 날까지 안녕히...

 

 

 

지 영준에게.

 

영준아?  전산실 미카엘라의 동생이라고?

자네 누나 참 웃끼지?  설날 보낸 세배의 글 감사한다.

윷놀이도하고 잘 놀았다고?  그렇게 우리 설은 가족 모두를 한자리에 모으는 아름다운 명절이다. 영준이도 올해 주님의 은총으로 더욱 건강하고 씩씩한, 그리고 하느님을 굳게 믿고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젊은이로 살아가기를 빈다. 안녕.

 

 

 

김 은경 마리아에게,

 

멀리 미국에서 보낸 마리아의 전자메일과 세배에 감사한다.

나를 위해서 복을 빌어주는 마음에도 감사한다.

눈덮인 호수가 있는 작은 도시 그곳이 어딜까?

불쌍한 마리아 설날 떡국도 얻어먹지 못하고 상상만해도 눈물이 날려고 하네.

그렇다고 울지는 말아라. 설보다 더 좋은 하느님의 사랑이 언제나 마리아에게 있으니.

그 사랑속에 모든 것을 의탁하고 살므로써 기쁨과 평화를 누리기를 빈다. 안녕.

 

 

 

정 용진 안드레아에게,

 

보내준 편지 정말 고마워요.

멀리서 한 세배에도 감사하고, 안드레아의 편지를 읽으니 7년전인가? 헝가리에서 안드레아와  가족을 만난것이 눈에 선해요. 그리고 그 다음에 그로아띠아에서 사진과 함께 편지도 보내주었지, 보아하니 가족은 여기있고 혼자서 그곳에 살고 있는 모양인데 얼마나 힘들겠는가, 그러나 데레사가 살림을 잘 살고 자녀교육도 잘 하여  딸 은지 마리나는 서울대학 독문과에 합격을 했고 홍제동성당 주일학교에서 교사로 봉사하고 있으며 그 동생 해욱 요한은 고2가 되었다니 참으로 기쁜 소식일쎄.  그래 지금은 바르세바에도 100여명에 이르는 신자공동체가 있고 최근에는 사목하는 신부님도 모셨다니 참으로 하느님께 감사드리네. 그럼 주님의 은총속에 고달픈 객지생활이지만은 부디 건강하기를 아울러 그곳 공동체 모든이도 주님안에 평안하기를 비네. 서울가족에게도 문안전해 주게. 안녕.

 

 

 

양 경모, 바르나바신부에게,

 

자네와 본당신부님이 함께 보낸 새해인사 기쁘게 받았네.

컴퓨터는 참으로 재미있어. 이렇게 전자메이로 새해인사도 주고 받으니 말이야.

얼굴을 마주 보는듯 기뻐요.  주님의 은총속에 주임 최 주호신부님과 함께 양 신부도 건강하기를 비네. 아울러 미아3동 본당 신자 모두가 주님안에 믿음과 사랑의 공동체로 발전하기를 간절히 기도하네. 안녕.

 

 

 

강 혜종, 세실리아에게,

 

설을 그렇게 즐겁게 보냈다니 내 마음도 기쁘다.

엄마와 동생 함게 서울랜드에도 가고 여러가지 놀이도 타고 사진도 찍고 생각만해도 아름다운 정경이다. 하느님께 감사하고 성모님께도 감사드린다. 세실리아야? 하느님은 이렇게 너와 네 동생 너의 아빠 엄마를 참으로 사랑하신단다.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으로 지으셨고 사랑으로 구원하신다. 우리를 위하여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는 사람이 되어 오셨을뿐 아니라 우리 죄를 대신해서 십자가에 죽기가지 하셨단다. 세실리아야? 이 주님의 사랑을 깊이 믿고 살기를 바란다. 그러면 너와 네 동생은 언제나 주님의 사랑과 평화와 기쁨속에 살게 될 것이다. 안녕.

 

 

 

 이 윤석, 요한에게

 

설에 보낸 편지 잘 받았네.

윤석군의 편지를 읽으니 설이란 참 좋은 명절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 설에는 고향에도 가고 오랬동안 헤어졌던 가족들 할아버지와 아버지 어머니 형제들을 만나고 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리고 6개월돤 조카를 보는 것이 그렇게도 기쁨이 컸다니 참으로 흐믓하네 그래 매일매일이 설날 같았으면 좋겠다. 하기는 우리의 마음에 다라서 하루하루가 설날이 될수도 잇고 축제가 될 수도 있네. 우리를 한없이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깨닫고 믿는다면 그리고 우리 가족을 비롯해서 이웃을 특히 어려운 이웃을 사랑할 줄 안다면 우리 하루하루의 삶은 의미와 보람으로 가득 찰 것이네. 그러면 기쁨과 평화가 따를수 밖에 없지. 안녕.

 

 

 

김 지형, 안또니오에게

 

보내준 이메일 잘 받았습니다.

이렇게 우리 만난다는 것은 컴퓨터의 덕분이지요.

안또니오가 쓴 그 암울했던 80년대의 이야기 나도 잊을수가 없어요. 그때는 참으로 괴로웠지요. 어두운 나날 특히 광주에서 들려오는 기막힌 이야기 어떻게 소화하면 좋을지도 모를만큼 암담했어요. 그러나 주님의 자비의 손길은 그 고통을 통해서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개닫게 했지요. 인간의 소중함, 자유의 의미, 진리와 정의, 민주주의 등등 많은 것을 우리는 그것을 통해 배웠다고 할 수 있지요. 우리는 아직도 완성에 이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진리와 정의 사랑자체이신 하느님을 깊이 믿고 산다면 무었보다도 그분의 사랑을 본받으면서 산다면 우리는 찾고있는 행복을, 자유와 평화를 얻을 것입니다. 안녕히.

 

 

 

 

 

박 광수, 요셉에게

 

지금은 맨 위에가 아니네.

중간 저 아래일쎄. 그렇다고 하느님께서도 광수를 맨 아래 밀어 놓지는 않으실걸세.

그저 내가 받은 편지 순으로 답을 쓰다보니 그렇게 됐으니 이해하기 바라네.

하느님의 은총속에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비네. 안녕.

 

  

 

   

신 수영, 세실리아에게.

 

굳뉴스를 산책하는 것이 큰 재미라고?  그런데 회사에서 짤릴지도 모른다는 위험을 무릅쓰고는.... 걱정이 되는데, 조심해.

열어보라는 그림은 나는 아직 못보았고 열줄을 모르고 우리 수녀님은 보았대요. 나도 이 편지쓴 다음에 천천히 열어 볼거예요. 아직도 나는 그만큼 컴맹이란 말이야.

"정말 예쁘죠" 라고 물었는데 그림은 아직 못보아서 모르고 세실리아의 마음은 정말 예쁜것 같애.  얼굴도 물론 그렇겠지. 안녕.

 

 

 

 

전산실 미카에게,

 

보내준 이메일 잘 받았다.

고맙다.

미카에게도 우울한게 있냐?  맨날 맨날 남을 웃기는 사람에게도 슬픔이 있는가?

미카가 알려준 15가지 행복의 비결, 그럴듯해.

그런데 말이야, 진짜 행복해 지는 방법은 예수님이 알고 계신거야.

마태오 복음 5장 3절에서 12절까지 읽고 묵상하면 그리고 살면 참 행복이 거기에 있어요.

미카가 말하는 15가지 안에도 좋은것이 없진 않은데 그것은 조금 인스탄트 같애.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미카야, 주님안에 행복하기를 간절히 빈다. 안녕.

 

 

 

이 인하 노엘라에게

 

멀리 미국에서 보낸 이메일 기쁘게 받았다.

손녀 로엘라라고 쓴것이 정말 정겹구나. 내가 진짜 노엘라의 할아버지가 된 느낌이다. 거기서는 설을 어떻게 지냈니? 혹시 설날 갈곳도 없이 혼자서 적적하게 보내지는 않았는지 이 할아버지는 좀 염려되는구나. 그러나 열심히 공부를 하면서 하루하루를 산다니 참으로 다행스럽다.  아무쪼록 주님의 은총속에 몸과 마음 건강하기를 이 할아버지 기도한다. 안녕.

 

 

 

 

빨치산 대장에게

 

자네의 정성어린 편지 기쁘게 읽었네. 그리고 대학의 선교와 복음화를 위해서 헌신하고 있는 모습 참으로 감동적일쎄. 5월 21일- 23일의 대학생 연합 세미나의 파견미사부탁의 답은 지금 할 수가 없겠네. 대구 영천에서 있을 성령세미나와 일정이 같아서 먼저 그것을 알아보고 정확한 답을 할수 있겠네. 내가 출타할 계획인데 수녀님에게 날짜 조정을 부탁하고 가겠네. 그러나 가능하다면은 현재 교구장이신 정진석 대주교님을 찾아 뵙고 자네들의 활동도 보고드리고 주교님을 초대하는 것이

 더욱 좋은 방법일수도 있겠네.  안녕.   

 

 

 

김대철군에게

 

대철군이 보내준 이메일의 청사안내 고맙게 받아보았어요.

그리고 자네가 부탁한 혼인 주례는 지금으로써는 약속하기가 어려워요.

부디 주님의 은총속에 좋은 배필 만나고 늘 행복하기를 빌어요. 안녕.

 

 

                                                   1999년 2월 27일

                                                   혜화동에서 추기경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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