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그동안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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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현 [dalbong6] 쪽지 캡슐

2003-04-01 ㅣ No.2019

만나자마자 이별이라더니 꼭 이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가봅니다. 어제 저녁 주교님의 급한 전화를 받고 난곡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정말 고마왔습니다. 저에게 참으로 사목하는 기쁨을 알게 해 주신 주임신부님과 수녀님들 그리고 무엇보다 신자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어디를 가든 여러분들의 사랑과 정성을 기억하며 기쁘게 사제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제가 떠나게 되더라도 다음 신부님이 계속해서 매일 복음 묵상의 글을 올렸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럼 마지막 ’달봉신부의 짧은 오늘의 복음 묵상’입니다. 저의 글을 기쁘게 읽어주셨던 6천여 신자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면서 오늘의 복음 묵상만큼은 꼭 반드시 끝까지 읽어주세요. 꼭입니다. 꼭 끝까지 읽어주세요.

 

 

오늘 복음 말씀은 요한 복음 5,1-3, 5-16절까지의 말씀입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예루살렘의 양의 문 곁에는 히브리 말로 베짜다라는 못이 있었고 그 둘레에는 행각 다섯이 서 있었다. 이 행각에는 소경과 절름발이와 중풍병자 등 수많은 병자들이 누워이었는데 그들 중에는 삼십팔 년이나 앓고 있는 병자도 있었다. 예수께서 그 사람이 거기 누워 있는 것을 보시고 또 아주 오래 된 병자라는 것을 아시고는 그에게 "낫기를 원하느냐?"하고 물으셨다.

 

병자는 "선생님, 그렇지만 저에겐 물이 움직여도 물에 넣어 줄 사람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 가는 동안에 딴 사람이 먼저 못에 들어갑니다."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 "일어나 요를 걷어들고 걸어가거라"하시자 그 사람은 어느새 병이 나아서 요를 걷어들고 걸어갔다. 그 날은 마침 안식일이었다. 안식일에 예수께서 병을 고쳐주셨다고 하여 유다인들은 예수님을 박해하기 시작하였다.

 

 

예루살렘 성전에 있는 베짜다라는 못에는 전설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못의 물이 소용돌이 칠 때 가장 먼저 못에 뛰어드는 사람은 그 사람이 어떤 병을 가지고 있던지 간에 다 낫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병자들이 못 주위에 행각을 지어놓고 물이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병자도 삼십팔 년간이나 앓고 있었으면서도 몸이 너무나 불편해 혼자서 못에 다가가지 못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병자의 모습에 예수님의 마음이 움직이셨습니다. 그래서 그의 병을 고쳐주십니다. 하지만 유다인들은 병자의 병이 고침을 받았다는 사실보다 안식일에 병을 고쳐주시고 병자는 안식일에 요를 걷어들고 움직였다는 사실에 격분을 합니다.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는 이유로 이제는 드러내 놓고 예수님를 반대하기 시작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예수님과 유다인들의 마음이 이렇게 다릅니다. 예수님에게서 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하느님의 은총을 드러내고 사랑을 베풀어야 할 대상이자만 유다인들에게는 안식일 법을 지켜야만 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우리도 그런 완고함이 있지 않은 지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이 우리들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귀찮게 생각하고 짜증을 내지 않았는 지 말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사랑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4월 1일 만우절입니다. 그래서 위와같은 거짓말을 해 보았습니다. 제가 가기는 어디를 갑니까? 만우절 너무 심한 거짓말, 다른 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거짓말, 다른 이들을 화나게 하는 거짓말을 삼가합시다. 6천여 독자 여러분들께 웃기지도 않는 거짓말을 해서 죄송합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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