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토요일 부활 성야 미사 ’23/04/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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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토요일 부활 성야 미사 ’23/04/08 우리는 모두 착하게 살고 싶고, 누구에게 나로 인하여 피눈물 흘리게 하고 싶지 않으며, 더군다나 예수님을 따라 더 거룩하게 살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다 일등 하고 싶고, 좋은 대학, 좋은 직장 다니고 싶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가끔은 우리의 좋은 이상과 원의와는 다르게, 그냥 지나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반대되는 일마저 하게 됩니다. 우리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잘못된 선택은 두고두고 우리의 인생에 짐이 되기도 합니다. 그 잘못된 과거와 습관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우리의 노력과 의지만으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습니다. 답답하고 괴로운 일입니다. 오늘 부활성야 미사의 구약 제7독서 에제키엘 예언서에서, 주 하느님께서는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해 무거운 삶의 짐과 죄악의 굴레에 갇혀서 말 그대로 신음하고 있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 정결한 물을 뿌려,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너희의 모든 부정과 모든 우상에게서 너희를 정결하게 하겠다. 너희에게 새 마음을 주고 너희 안에 새 영을 넣어 주겠다. 너희 몸에서 돌로 된 마음을 치우고, 살로 된 마음을 넣어 주겠다. 나는 또 너희 안에 내 영을 넣어 주어, 너희가 나의 규정들을 따르고 나의 법규들을 준수하여 지키게 하겠다. 그리하여 너희는 내가 너희 조상들에게 준 땅에서 살게 될 것이다.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너희의 하느님이 될 것이다.”(에제 36,25-28) 주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노력과 힘만으로는 벗어나거나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 자신의 본능과 나약하고 부족한 인성과 우리의 원의와 의지와는 관계없이 우리가 몸담고 있는 기존 사회의 구조와 체계 안에서 신음하는 우리를 몸소 건져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이 예언은 인간 본성의 한계와 장애와 벽 속에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얼마나 커다란 위안과 힘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진정 희망을 선사해 주셨습니다. 급기야 오늘 주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구하시기 위해 우리 힘만으로는 벗어날 수 없는 죄악과 한계에서 우리를 건져주십니다. 주 예수님께서는, 어쩌면 우리가 죽지 않고서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원죄와 사회 구조악 그리고 우리가 탐욕과 원망과 질시와 복수를 하라고 우리 마음속에서 충동질하고 부추기는 악과 손잡음으로써 잘못 선택한 결과로 말미암아 저지른 죄악을 씻을 수 없고, 그 죄악에서 벗어나거나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어 우리를 구하시고자 예수님을 보내주셨습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의 사랑받는 거룩한 자녀가 아니라, 죄악의 노예로 신음하고 또 그렇게 생애를 마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시어, 주 예수님께서 우리 대신 죄악의 굴레를 짊어지시고 우리에게 죄에서의 해방과 자유로운 삶의 기쁨을 주시기 위한 희생제사를 드리시도록 허락하셨습니다. 주 예수님께서는 우리 죗값으로 주님의 생명을 내어주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으로써, 우리 죄를 씻어 주시고 우리에게 주 하느님께서 창조 때에 우리에게 허락하신 영원한 생명을 회복하도록 해주셨습니다. 사도 성 바오로는 우리를 구하시는 주님의 희생제사를 믿고 따르는 사도로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는 압니다. 우리의 옛 인간이 그분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힘으로써 죄의 지배를 받는 몸이 소멸하여, 우리가 더 이상 죄의 종노릇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죽은 사람은 죄에서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그분과 함께 살리라고 우리는 믿습니다.”(로마 6,6-8) 그리고 그렇게 주님의 희생제사로 새 생명의 은혜를 입은 우리의 자세에 대해 이렇게 권고합니다. “이와 같이 여러분 자신도 죄에서는 죽었지만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위하여 살고 있다고 생각하십시오.”(11절) 주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살리시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시고 대신 죽음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신 예수님을 죽게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예수님을 다시 살리시어 새 생명을 주시고 부활시켜 주시고, 우리의 주님이 되게 하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고 따르기에, 오늘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시는 여러분? 주 예수님께서 물으십니다. 내가 준 생명을 받아서, 이제 너희는 “평안하냐?”(마태 28,9) 우리가 주 예수님의 커다란 사랑을 받고 그 사랑의 생명을 받아 죄에서 해방되고 죽음에서 다시 태어나서 자유롭고 기뻐서 평안해졌다면, 새로운 사명을 실현하도록 명하십니다. 우리 주위에, 아직도 죄의 굴레 속에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가서, 내 생명을 나누어 주어라.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10절)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