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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엄마의 끊임없는 신앙고백과 요구가 제 신앙을 흔들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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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175.115.99.*]

2014-10-20 ㅣ No.10759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안녕하세요. 저는 이십대 취업준비생입니다. 집안전체가 천주교인 모태신앙으로 어릴적부터 꾸준히 성당을

다니고 있으며 저녁기도, 식사기도등 평소 기도생활도 나름대로 꾸준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엄마는 신심이 깊으십니다. 기본적인 신앙생활 외에도 여러 피정, 강연을 자주 찾아다니시고 성경, 준주성범, 신앙서적이나 테이프등을 생활화하시는 분이십니다.

특히 점점 회사의 힘든 일이 있거나 가정의 불화등이 생기면 더욱 신앙에 매달려 힘을 얻으십니다.

엄마 나름의 힘든 일을 헤쳐가는 방법이라 생각하고 여기에 대해 불만을 가져본 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올해들어 엄마가 여러가지 일로 힘들어하시며 커진 신앙에 대한 갈망의 증상인것인지 요즘

엄마의 끊임없는 신앙고백과 요구가 제 신앙을 흔들리게 합니다. 아니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대학시절부터 집을 나와 지내다가 올해 다시 집에 들어가 살아서 이제야 알게 된 것 일지도 모릅니다.

 

엄마는 여리고 약간 욱하신 성격이 있으셔서 순간 지르고 나시면 몇시간후 저의 손을 잡고 죄를 뉘우치십니다.

또 감명깊게 읽으시거나 좋았던 책을 제가 꼭 읽기를 바라십니다. 함께 피정에 참석하길 원하십니다.

여기까지는 괜찮으나 문제는 그것이 너무 잦습니다. 거의 매일을 이러십니다.

항상 기도했냐고 하라고 하시고 어떤 강연이나 책을 읽으라고 하십니다. 처음에는 저도 따랐으나 제 나름의 생활이 있고 취업공부로 바쁜 시기라 점점 하지 못하자 하루에도 몇 번 씩 요구하십니다.

잦은 요구에 저는 이게 부담으로만 여겨집니다.

제가 따르지 않자 엄마는 집에 계실때면 온 집안이 쩌렁쩌렁하도록 강연 테이프를 트십니다. 새벽에 일어나셔서 제 옆에서 신앙서를 낭독하십니다.

집에 있으면 신앙테이프의 소리에 머리가 지끈거리고 새벽에는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화도 내보고 짜증도 부렸지만 횟수가 줄어들었을 뿐 다시 반복하십니다. 

그리고 다시 제 손을 잡고 죄를 고백하시고 뉘우친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다시 기도요구와 강연을 듣기를 바라는 요구의 반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점점 지치고 힘이 듭니다. 제일 큰 문제는 대화가 점점 되지 않습니다. 집에서 대부분을 향심기도를 위해 문을 잠그시고 나오시질 않습니다.

일상에서의 대화는 항상 기도해라, 누구네 자식은 요즘 기도생활 열심히 한다더라, 무슨 신앙서적을 열심히 읽고 많이 힘을 얻었다더라하는 말씀으로 끝나십니다.

왜 저는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대화가 통하는 것 같지 않고 답답하기만 할까요? 벽에다 대고 말하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취업고민이나 일상적인 뉴스거리까지 다 대답은 늘 같으십니다.

 

고등학생동생이 있는데 동생은 거의 엄마와 대화하길 거의 포기했습니다. 표면적인 말만 할 뿐 대학에 대한 고민 진로나 성적에 대한 고민은 저에만 말합니다. 예체능관련 진로를 가길 원하고 있으나 엄마는 지원하기 힘들다며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동생은 엄마가 지원하지 못한다는데 내 기도를 뭘 해야하는 거냐고 하시면 진정한 진로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아버지께서 요즘 우울증이 좀 오셔서 힘들어 하시는데, 저희가 아버지께 무슨 말을 하려 할 때도 늘 아버지께 무슨 말을 하기전에 기도부터 하고 말을 시작하라고 하십니다. 말을 할때마다 이 말을 몇 번 씩 반복하십니다.

 

집에 있으면 신앙으로 무장된 족쇄와 같은 요구에 갑갑함을 느끼며 내가 왜 이 종교를 믿고있나라는 근본적인 고민부터 왜 이렇게 힘든가 라는 의문이 끊임없이 떠오릅니다.

사실 동생은 엄마와의 분란이 싫어 표면적으로 믿는 시늉만 할 뿐 더 이상 믿지 않습니다. 성당도 다니지 않습니다.

 

엄마를 보고 있자면 선교라는 명목하의 잘못된 강요로 인식이 나빠진 기독교의 선교방식이 떠오릅니다.

취업에 자꾸 떨어지고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종교때문에도 힘이 드니 그동안 쌓아왔던 신앙과는 별개로 자꾸 종교를 벗어버리고 도망가고만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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