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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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나뭇잎을 뒤집어보라 - 고진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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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2 ㅣ No.195
푸른 나뭇잎을 뒤집어보라 - 고진하
네가 들고 있는 푸른 나뭇잎을 뒤집어보라. 네 손바닥이다. 네가 움켜쥔 흙에 코를 대어보라. 네 몸 냄새다. 너와 악수하고 있는 이의 얼굴을 바라보라. 네 존재의 이면(裏面)이다. 네가 우물에서 길어 마시는 물은 네 심장을 흐르던 피며 네 밥상을 풍성하게 하는 곡물과 야채는 네 숨결로 자란 것이다. 네 삶을 향기롭게 한 하느님의 숨결은 네 고요한 들숨날숨이며 네 삶의 뜰을 낙원으로 바꿔준 저 꽃들은 네 영혼의 불타는 열정이다. 네 안에 살아 계신 이와 사랑의 교감이 그치지 않을 때 너를 돕는 이가 네 곁을 떠나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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