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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루가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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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3-02-12 ㅣ No.69

 

 

신약 루가 복음 해제

 

 

-정양모,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기념 신약성서3 루가 복음서, 분도출판사, 1989

 

 

 

1. 필자

1세기 후반 어느 그리스도인이 루가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집필했다. 그러나 그는 자기 이름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은 필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바오로계 문헌을 보면 사도 바오로의 협조자 가운데 루가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필레 1,24; 골로 4,14; 2디모 4,11) 그는 의사였다고 한다(골로 4,14). 바로 이 사람이 루가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썼다는 설이 무라또리 경전목록(180년경 로마에서 작성)과 프랑스 리옹의 주교 이레네오(에이레나이오스, 130-200년경 생존)의 반이단론(3,1,1)에 처음으로 나온다. 그 영향으로 바오로의 동료 루가가 두 가지 작품을 집필했다는 통설이 생겨났다. 그러나 두 가지 작품과 바오로의 친서를 비교해 볼 때 차이가 큰 까닭에 바오로를 따라다닌 루가가 두 가지 작품을 썼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제 필자와 바오로 사이의 두드러진 차이점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1) 바오로는 자신이 36년경 예수를 믿게 된 사연을 매우 간결하게 내적 체험처럼 언급한다(갈라 1,15-16; 1고린 9,1; 15,8; 필립 3,12). 그러나 사도행전 필자는 바오로의 개심담 세 편을 꾸몄는데 장황하게 객관적 사건처럼 서술한다(사도 9,1-19; 22,3-21; 26,9-18).

  2) 바오로가 39년경 다마스코스를 탈출한 이야기도 차이가 크다. 바오로 자신의 증언에 의하면, 그는 개심한 다음 다마스코스를 거쳐 아라비아(당시 나바테아 왕국, 현재 요르단 왕국)로 갔다가 다시 다마스코스로 돌아와서는 나바테아 사람들의 추적을 피해 다마스코스를 극적으로 벗어났다(갈라 1,17-18; 2고린 11,32-33). 그러나 사도행전 필자는 바오로가 아라비아로 간 사실에 대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뿐더러, 유대인들의 추적을 피해 다마스코스를 탈출했다고 한다(9,23-25).

  3) 바오로 자신은 개종과 사도회의 사이에 단 한 번 예루살렘에갔다 한다(갈라 1,18). 그러나 사도행전 필자는, 바오로가 그 동안 두 차례 상경했다 한다(사도 9,26-30; 11,30).

  4) 49년경 예루살렘 사도회의에 참석한 바오로 자신이 증언하는바에 의하면, 사도들은 이방계 그리스도인들에게 단 한 가지 율법도 부과하지 않았다(갈라 2,6). 그러나 사도행전 필자는, 잡다한 율법규정 가운데 적어도 네 가지 규정만은 지키도록 결의했다고 한다(사도 15,20ㆍ29).

  5) 루가 복음서와 사도행전의 필자는 예수께서 공적으로 활약하시기 시작한 때부터 승천하신 때까지 따라다닌 사람들만 사도로 인정했다(사도 1,21-22; 참조 루가 1,2). 그러므로 필자는 바오로를 무척 존경하면서도 그를 사도로 간주하지 않았다. 이는 늘 사도로 자처한 바오로의 견해와 상반된다.

  6) 사도행전에 의하면, 바오로는 어느 지역에 교회를 세운 다음에는 원로들을 임명하여 교회를 돌보게 했다(사도 14,23; 참조 20,17-38). 그러나 바오로의 친서에는 원로라는 낱말조차 없다. 바오로가 설립한 교회에는 예언자들과 교사들(1고린 12,28), 감독들과 봉사자들(필립 1,1)이 있었다.

  7) 바오로는 예수의 죽음을 인류의 죄를 대신 속죄한 사건으로 이해했다. 루가 복음서와 사도행전 필자도 비슷한 사상을 피력한 경우가 더러 있지만(루가 22,19-20; 사도 20,28), 주로 그는 예수의 죽음을 예언자(루가 13,33) 또는 의인(루가 23,47)의 비극적 최후로 풀이했다.

  8) 바오로는 율법과 복음의 관계, 신앙과 행업의 관계, 인간이 신앙으로 의롭게 된다는 성의론(成義論)을 깊이 다루었다. 그러나 루가 복음서와 사도행전에는 이에 관한 언급이 없는 실정이다.

  9) 바오로는 유대교의 할례를 단호히 배척했다(갈라 2,3; 5,2-3). 그러나 사도행전 필자는 바오로가 디모테오에게 손수 할례를 베풀었다고 한다(16,3).

  이제까지의 논거들을 종합해 볼 때 어느 사람이 루가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집필했는지 알 수 없다. 우리는 편의상 두 가지 작품의 필자를 루가라고 할 뿐이다. 필자의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루가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살펴보면 필자의 면모를 더러 짐작할 수는 있다. 그가 이스라엘의 지리를 잘못 전하고(4,29) 유대인들의 관습과 풍물을 착각한 점으로 미루어볼 때(1,59; 2,22-24; 5,19; 6,48; 14,5) 그는 이방계 그리스도인이었다. 그리고 일찍이 예로니무스 교부가 다마수스 교황에게 보낸 서간에서, 루가야말로 복음작가들 가운데서 그리이스 어문을 가장 잘 익혔다고 말했듯이 그는 상당히 교육을 받은 사람이었다.

 

2. 독자

필자는 독자들을 위해서 자기 나름대로 이스라엘의 지리를 설명했다(1,26; 2,4; 4,31; 8,26; 23,51; 24,13). 또한 유대교 관습을 설명하거나(1,9; 2,22-24ㆍ41-42; 22,1ㆍ7) 유대인들의 정결례를 다루는 단락(마르 7,1-23)을 아예 삭제해 버렸다. 그리고 히브리어 또는 아람어 낱말을 그리이스어로 바꾸기도 했는데, 예를 들면 "랍비"를 "스승님"으로(마르 9,5 비교 루가 9,33), "랍부니"를 "주님"으로(마르 10,51 비교 루가 18,41), "카나나이오스"를 "열혈당원"으로 고쳤다(마르 3,18 비교 루가 6,15; 참조 1,13). 그런가하면 그는 마르코 복음서의 나자렛 설교를 개작하면서 그 옛날 하느님이 이방인들에게 베푸신 은혜를 들추기도 하고(4,25-27) 초대교회의 이방인 전도활동을 상세히 기록하기도 했다 (사도 10ㆍ13-28장)

  위의 사실들을 종합해 볼 때 루가는 이방계 그리스도인들을 위해서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집필했다는 결론을 내려 마땅하다.

 

3. 집필 장소, 연대 및 동기

집필 장소로 지중해변의 가이사리아, 데카폴리스, 소아시아, 아카이아, 또는 로마를 드는 수가 있지만 죄다 부질없는 추측에 불과하다. 루가가 이스라엘의 지리와 관습에 서툴다는 사실과 이방인 전도에 많은 관심을 표명한 사실을 참작한다면, 이스라엘 밖에서 복음서를 집필했으리라고 추정할 수 있을 따름이다.

  복음서의 집필 연대는 비교적 확실히 밝힐 수 있다. 루가는 50-60년대에 집필된 예수 어록과 70년경에 집필된 마르코 복음서를 참고했다. 그뿐 아니라 유대 독립전쟁 말기(서기 70년)에 일어난 일을 전한다. 즉, 로마군이 예루살렘을 포위했다가 입성한 다음에 유대인들을 살육하고 포로로 붙잡아 간 사실을 전한다. 따라서 루가복음서 집필 상한 연대는 70년이다. 그런가 하면 루가 복음서는 1세기 말엽에 집필된 사도행전보다 분명히 먼저 집필되었으므로(사도 1,1) 그 하한 연대는 100년이라 하겠다. 대체로 집필 연대를 80-90년으로 잡는다.

  루가 복음서를 집필하게 된 동기는 그 머리말에 잘 드러난다.

 

4. 사료

루가는 복음서를 집필하면서 70년경에 씌어진 마르코복음서의 구조를 따랐다. 그러면서 50-60년대에 씌어진 예수 어록을 곳곳에 삽입했다. 또한 자기 나름대로 예수에 관한 또 다른 사료를 수집하여 삽입했는데 이를 일컬어 루가의 특수사료라 한다. 이제 루가가 수용한 사료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1) 마르코 복음서

루가는 마르코 복음서의 구조를 따라 자기 복음서의 골격을 갖추었는데 그가 따른 중요한 부분은 다음과 같다.

     루가                  마르코

     4,31-6,19              1,21-3,19

     8,4 -9,50              4,1-25; 3,31-35; 4,35-6,44; 8,27-9,40

     18,15-24,10            10,13-16,8

  이처럼 루가는 마르코의 구조를 따르면서 어록과 특수사료를 여기저기 삽입하여 복음서를 엮었다. 루가는 그것들을 두 곳에 집중적으로 삽입했으니, 곧 마르 3,19 다음에 루가 6,20-8,3을, 그리고 마르 9,40 다음에 루가 9,51-18,14를 삽입하였다.

 

2) 예수 어록

성명 미상의 그리스도인이 50-60년대에 예수의 말씀들을 모아 예수 어록을 편찬했다. 그는 임박한 종말사상에 젖어 하느님의 나라가 곧 도래할 줄로, 예수 인자가 곧 오실 줄로 믿었다. 임박한 종말에 대비하여 그는 이스라엘 백성을 교화할 목적으로 어록을 편찬했다. 그가 소속했던 지역교회를 밝히기란 어렵지만, 짐작컨대 마태오 복음사가처럼 시리아 교회에 속했을 것이다. 어록은 요즈음 전해 오지 않는다. 그러나 80-90년경 루가와 마태오가 각각 복음서를 집필할 때 어록을 구해서 그 상당한 부분을 옮겨 썼다. 물론 두 복음작가가 모두 어록의 대목을 빠뜨린 경우도 있겠고 한 복음작가가 빠뜨린 경우는 더 흔했을 것이다. 오늘날 마태오와 루가 복음서를 비교해 보면 마르코에서 나온 대목말고도 낱말이나 문체나 내용이 같은 대목이 일흔이 넘는데 이는 대체로 어록에서 옮겨 쓴 것이다. 마태오는 어록의 말씀들을 순서를 무시한 채 여기저기 흩어 놓은 반면, 루가는 대체로 그 순서를 존중하면서 3-4장, 6-7장, 9-17장에 집중적으로 옮겨 놓았다. 어록에서 비롯하는 대목들은 대충 아래와 같다. 괄호 속의 대목은 어록에서 비롯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

 

 

  번호   대                            목          루  가       마태오

   1) (요한 세례자의 등장)                         3,2b-4      3,1-3

   2) 요한 세례자의 회개 설교                      3,7-9        3,7-10

      내 뒤에 오시는 분, 성령과 불 세례 예고       3,16-17      3,11-12

   3) (예수, 세례를 받으시다)                      3,21b-22    3,13ㆍ16

   4) 예수, 유혹을 받으시다                        4,1-13       4,1-11

   5) 산상 설교 서두                               6,12-20a    5,1-2

      행복 선언                                    6,20b-23    5,3-12

   6) 원수를 사랑하라, 보복하지 말라,              6,27-30ㆍ    5,38-48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같이 자비로 와라       32-36

   7) 황금률                                       6,31         7,12

   8) 판단하지 말라                                6,37-38      7,1-2

   9) 눈먼 길잡이                                  6,39        15,14

      제자와 스승                                  6,40        10,24-25

  10) 눈 속의 들보와 티                            6,41-42      7,3-5

  11) 좋은 나무와 나쁜나무                         6,43-44      7,16-20

      마음에 가득 찬 것은 말하는 법                6,45        12,34b-35

  12) 주님, 주님 하는 사람                         6,46         7,21

      집 짓는 사람의 비유                          6,47-49      7,24-27

  13) 산상 설교 종결                               7,1a        7,28

      가파르나움의 백부장(사화!)                   7,1b-1      8,5-10ㆍ1

  14) 세례자의 질문에 답변하시다                   7,18-23     11,2-6

  15) 세례자를 칭찬하시다                          7,24-28     11,7-11

  16) 바리사이들과 율사들이 세례자를 배척하다      7,29-30     21,31-32

      장터에서 놀이하는 아이들의 비유              7,31-35     11,16-19

  17) 인자는 머리 둘 곳조차 없다                   9,57-58      8,19-20

      죽은 자들이 죽은자들을 장사지내게 하라       9,59-60      8,21-22

  18)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다              10,2          9,37-38

  19) 어린양들을 이리들 가운데 보내는 것 같다.    10,3         10,16a

  20) 전도 규범                                   10,4-12      10,7-15

  21) 불행하다, 코라진ㆍ베싸이다ㆍ가파르나움아    10,13-15     11,21-23

  22) 제자들의 권위                               10,16        10,40

  23) 감사기도를 드리시다                         10,21-22     11,25-27

  24) 제자들은 복되다                             10,23-24     13,16-17

  25) 주의 기도                                   11,2-4        6,9-13

  26) 청하면 들어주신다                           11,9-10       7,7-8

  27) 아들의 청을 들어주는 아버지의 비유          11,11-13      7,9-11

  28) 적수들이 모함하다(사화!)                    11,14-15     12,22-29

                                                     17-22            

  29) 함께 있지 않는 사람은 반대하는 사람         11,23        12,30

  30) 재범 경고                                   11,24-2      12,43-45

  31) 표징을 요구하다                             11,29-3      12,38-42

  32) 등불의 상징어                               11,33         5,15

  33) 몸의 등불은 눈                              11,34-3       6,22-23

  34) 바리사이들과 율사들을 책망하시다:                        

      그릇의 겉만 닦는다                          11,39b      23,25-26

      십일조는 바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저버린다   11,42        23,23

      명예욕에 사로잡힌다                         11,43        23,6-7

      드러나지 않는 무덤과 같다                   11,44        23,27-28

      힘겨운 짐을 지운다                          11,46        23,4

      예언자들의 무덤을 꾸민다                    11,47-48     23,29-31

      하느님의 심부름꾼들을 죽인다                11,49-51     23,34-36

      하늘나라로 들어가는 사람들마저 가로막는다   11,52        23,13

  35) 비밀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12,2-3       10,26-27

  36) 인간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12,4-7       10,28-31

  37) 성령을 모독하는 죄                          12,10        12,32

  38) 성령이 가르쳐 주신다                        12,11-12     10,19

  39) 음식과 의복을 걱정하지 말라                 12,22-31      6,25-33

  40) 보물을 하늘에 쌓으라                        12,33-34      6,19-21

  41) 도둑을 막는 주인의 비유                     12,39-40     24,43-44

  42) 충성스런 종과 불충한 종의 비유              12,42-46     24,45-51

  43)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다                  12,51-53     10,34-36

  44) (이 시대의 중요성을 간파하라)               12,54-56     16,2-3

  45) 늦기 전에 화해하라                          12,57-59      5,25-26

  46) 겨자씨와 누룩의 이중 비유                   13,18-21     13,31-33

  47)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13,23-24      7,13-14

  48) 문을 닫아 버린 다음에는 두드려도 소용없다   13,25-27      7,22-23

  49) 사해 만민이 성조들과 식사하리라             13,28-29      8,11-12

  50) 서열이 뒤바뀌리라                           13,30        20,16

  51)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13,34-35     23,37-39

  52) (안식일에 짐승이 빠진다면)                  14,5         12,11-12

  53) (큰 잔치의 비유)                            14,15-24     22,1-10

  54) 제자가 되려면                               14,25-27     10,37-38

  55) 소금의 상징어                               14,34-35      5,13

  56) 잃은 양을 되찾고 기뻐하는 목자의 비유       15,4-7       18,12-14

  57)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16,13         6,24

  58) 폭행하는 자들이 하늘나라를 강탈한다         16,16        11,12-13

  59) 율법은 폐지되지 않는다                      16,17         5,18

  60) 아내를 버리지 말라                          16,18         5,32

  61) 죄의 유혹을 경고하다                        17,1-2       18,7

  62) 몇 번이고 용서하라                          17,3-4       18,21-22

  63) 믿음의 힘                                   17,5-6       17,20

  64) 하느님 나라는 미리 알아챌 수 없다           17,20-23     24,26

  65) 인자는 번개처럼 온다                        17,24        24,27

  66) 노아와 롯의 때와 같을 것이다                17,26-30     24,37-39

  67) 서둘러 도망치라                             17,31-32     24,17-18

  68) 목숨을 보존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다 17,33        10,39

  69) 하나는 구원받고 하나는 멸망할 것이다.       17,34-35     24,40-41

  70) 시체가 있는 곳에는 독수리들이 모여드는 법   17,37        24,28

  71) (돈 관리에 관한 비유)                       19,12-27     25,14-30

  72) (제자들은 이스라엘을 심판할 것이다)         22,28-30     19,28

 

 

3) 루가의 특수사료

여러 가지 말씀과 사화는 루가 복음서에만 수록되어 있는데 이를 일컬어 루가의 특수자료(資料)라 한다. 특수자료 가운데 더러는 루가가 어록에서 따온 것이요 또 더러는 루가가 창작한 것이다. 그 나머지는 오직 루가만이 수집한 사료들인데 이를 일컬어 루가의 특수사료(史料)라 한다. 특수사료들 가운데는 문헌도 있었고 구전도 있었겠지만 오늘날 우리의 처지에서 그 두 가지를 밝혀 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제 한 대목 한 대목의 유래를 따지지 않고 루가 복음서에만 있는 특수자료들을 소개하면 대충 다음과 같다.

 

   (1) 요한 세례자와 예수의 수태ㆍ탄생ㆍ성장기             1,5-2,52

   (2) 요한 세례자의 신분별 회개 설교                      3,10-14

   (3) 예수의 족보                                         3,23-38

   (4) 나자렛 설교                                         4,16-30

   (5) 어부들을 제자로 삼으시다                            5,1-10

   (6) 묵은 포도주와 새 포도주                             5,39

   (7) 불행 선언                                           6,24-26

   (8) 나인 과부의 외아들을 살리시다                       7,11-17

   (9) 죄녀를 용서하시다                                   7,36-50

  (10) 부인들이 예수의 시중을 들다                         8,1-3

  (11) 사마리아인들이 예수를 냉대하다                      9,51-56

  (12) 작별인사도 하지 말라                                9,61-62

  (13) 일흔〔두〕제자들이 돌아오다                         10,17-20

  (14) 사랑의 이중 계명                                    10,25-28

  (15)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예화                           10,29-37

  (16) 마르타와 마리아                                     10,38-42

  (17) 친구의 청을 들어주는 사람의 비유                    11,5-8

  (18) 한 부인이 성모를 칭송하다                           11,27-28

  (19) 상속 시비                                           12,13-15

  (20) 어리석은 부자의 예화                                12,16-21

  (21) 두려워하지 말라, 작은 양떼여                         12,32

  (22) 주인을 기다리는 종들의 비유                         12,35-38

  (23) 매를 많이 맞고 적게 맞는 경우                       12,47-48

  (24) 물과 불의 이중 상징어                               12,49-50

  (25) 회개하지 않으면 망한다                              13,1-5

  (26) 열매 맺지 않는 무화과나무의 비유                    13,6-9

  (27) 안식일에 곱사등이 부인을 고치시다                   13,10-17

  (28) 여우 같은 헤로데                                    13,31-33

  (29) 안식일에 수종병자를 고치시다                        14,1-6

  (30) 낮은 자리에 앉으라                                  14,7-11

  (31) 불쌍한 사람들을 초대하라                            14,12-14

  (32) 망대를 세우는 사람과 싸움터로 나가는                14,28-32

      임금의 이중 비유

  (33) 잃은 은전을 되찾고 기뻐하는 부인의 비유             15,8-10

  (34) 잃은 아들을 되찾고 기뻐하는 아버지의 비유           15,11-32

  (35) 약은 청지기의 비유                                  16,1-9

  (36) 제물을 성실히 다루어라                              16,10-12

  (37) 바리사이들의 위선                                   16,14-15

  (38) 부자와 라자로의 예화                                16,19-31

  (39) 종의 처지 비유                                      17,7-10

  (40) 나병환자 열 사람을 고치시다                         17,11-19

  (41) 하느님 나라는 여러분 가운데 있다                    17,20-21

  (42) 과부의 청을 들어주는 재판관의 비유                  18,1-8

  (43) 바리사이와 세관원의 예화                            18,9-14

  (44) 자캐오의 집에 머루르시다                            19,1-10

  (45) 제자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외칠 것이다                19,39-40

  (46) 예루살렘 멸망을 예고하며 우시다                     19,41-44

  (47) 깨어 있으시오                                       21,34-36

  (48) 해방절 만찬ㆍ최후 만찬                              22,15-20

  (49) 상 받고 앉은 사람과 섬기는 사람                     22,27

  (50) 시몬을 위해서 기도하시다                            22,31-32

  (51) 칼을 마련하라                                       22,35-38

  (52) 헤로데가 심문하다                                   23,6-12

  (53) 예루살렘 부인들에게 말씀하시다                      23,27-31

  (54)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소서                      23,34

  (55) 함께 처형된 두 악인                                 23,39-43

  (56) 아버지, 제 영을 당신 손에 맡기옵니다                 23,46

  (57) 엠마오로 가는 두 사람에게 나타나시다                24,13-35

  (58) 예루살렘에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다                  24,36-49

  (59) 승천하시다                                          24,50-53

 

5. 편집 사상

1) 구조

  (1) 머리말(1,1-4). 신약성서 작품들 가운데 루가 복음서(1,1-4)와 사도행전(1,1-5)에만 머리말이 있다. 이는 그리이스 문인들의 관례를 따른 것이다.

  (2) 전사(前史 1,5-2,52). 루가는 요한 세례자와 예수의 수태ㆍ탄생ㆍ성장과정을 나란히 서술하면서 예수는 요한보다 훨씬 더 위대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3) 활동 준비(3,1-4,13).우선 서기 27년경 요르단강 주변에 나타난 요한 세례자의 활약상을 소개하는데(3,1-19), 루가는 세례자를 구약의 마지막 예언자로 간주한다(3,20; 16,16; 사도 13,25). 예수의 족보에서는(3,23-38) 인류의 시조 아담에게까지 소급하는데, 예수는 온 인류의 구원자이심을 드러낸다. 이어서 유혹사화가 나오는데(4,1-13), 악마는 예수를 유혹한 다음 썩 물러갔다가(4,13) 수난할 때에야 다시 덤벼든다(22,3ㆍ31-32ㆍ53). 이리하여 루가는 예수 시대를 구원의 시대로 서술한다.

  (4) 갈릴래아 활동기(4,14-9,50). 맨 먼저 고향에서 활약하신다(4,16-30). 곧, 나자렛에서 안식일에 이사야서를 읽고 풀이하지만 동향인들이 그분을 배척한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 옛날 이스라엘의 예언자들도 동족에게보다는 이방인들에게 은혜를 베풀었다는 말씀을 하신다. 나자렛 설교 사건은 예수님이 유대인들에게 배척을 당한 사실, 초대교회가 유대인들에게 배척을 당한 나머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된 사실을 예시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은 예수와 초대교회의 활약상을 미리 알리는 본보기인 셈이다.

  (5) 예루살렘 상경기(9,51-19,28). 갈릴래아를 떠나 예루살렘 근처에 도착하신 때까지의 활약상이다. "그분이 맞아들여질 날이 다 되었을 때의 일이다. 그분은 예루살렘에 가기로 마음을 굳히셨다"(9,51). 여기 "맞아들여짐"은 십자가ㆍ부활ㆍ승천 전부를 가리키는 낱말이다. 루가는 주로 어록과 특수사료를 이용하여 긴 상경기를 엮었다.

  (6) 예루살렘 활동기(19,29-24,53). 예루살렘 입성에서 승천까지의 활약상이다.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에서 수난하고 부활하셨다고 하는데 이는 다른 복음서들과 같다. 그러나 발현사화와 승천사화는 특이하다. 즉, 예수께서는 부활하신 다음 갈릴래아에 나타나지 않고 오직 예루살렘 근처 엠마오나(24,13-35) 예루살렘에서(24,36-49) 나타나신다. 그런가 하면 부활하신 지 40일 만에는(사도 1,3) 예루살렘에서 가까운 베다니아 근처에서(루가 24,50) 승천하신다(루가 24,50-51: 사도 1,6-11). 예수 사건은 승천으로써 일단 막을 내린다.

 

2) 구원사관

루가는 신약성서 필자들 가운데서 구원의 역사를 가장 분명히 구분한 사람이다. 그는 구원사를 우선 이스라엘의 시대와 구원의 시대로 양분했다. 그리고 구원의 시대를 예수 시대와 교회 시대로 또다시 세분했다.

  (1) 이스라엘의 시대. 율법과 예언자들의 시대, 구원을 예고하는 시대로서, 요한 세례자는 이 시대의 마지막 예언자이다(3,20; 16,16; 사도 13,25). 정확히 말해서 그는 이 시대를 끝맺는 인물이자 예수 시대를 준비하는 인물이다.

  (2) 예수 시대. 구원이 이룩되는 새 시대는 예수의 나자렛 설교로 시작하여(루가 4,21; 참조 사도 13,25) 예수 승천으로 끝난다(루가 24,50-51: 사도 1,1-2ㆍ6-11). 예수 부활부터 승천까지의 40일은 예수 시대를 마무리짓고 또한 교회 시대를 준비하는 기간이다. 활동무대를 살펴보면, 예수께서는 갈릴래아에서 활동을 시작하여(4,14-9,50) 상경하고(9,51-19,28) 그 다음에는 내내 에루살렘에서 활약하신다(19,29-24,53).

  (3) 교회 시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룩하신 구원이 온 세상으로 확산되는 시대이다. 이 시대는 열두 사도들에게 성령이 내린 오순절부터(루가 24,49; 사도 2,1-13) 예수께서 종말에 재림하실 때까지(1,11) 계속될 것이다. 사도 1,8; 2,14-28,31에서는 복음선포 경로를 서술하는데, 복음은 우선 예루살렘, 유대 지방의 리따와 요빠, 사마리아 지방, 시리아 지방의 다마스코스와 안티오키아, 오늘날의 터어키와 그리이스, 그리고 마침내 제국의 수도 로마에까지 선포된다.

  (4) 종말. 종말은 시대의 구분에 속하지 않는다. 종말은 시간의 중단인 때문이다. 루가가 복음서와 사도행전을 집필한 시대의 그리스도인들 대부분은 종말이 곧 닥칠 줄로 생각했다(루가 19,11; 사도1,6). 루가는 종말 임박설을 경계하여 종말 지연설을 내세웠다(루가 17,20-21ㆍ23-24; 19,11-27; 21,8-9ㆍ23-24; 사도 1,6-7). 그리하여 루가는 1세기 교회사라 할 수 있는 사도행전을 집필하여 세상에 정착하는 교회상을 정립했던 것이다. 구체적 실례를 들자면 서기 70년 8월 29일 예루살렘과 성전이 파괴된 비운을 겪고 그리스도인들은 종말이 곧 닥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루가는 그 사건을 종말 직전의 전조로 보지 않고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적 비극으로 평가했다. "사람들은 칼날에 쓰러질 것이며 포로가 되어 모든 이방민족들에게 잡혀 갈 것입니다. 그리고 예루살렘은 이방민족들의 시대가 끝날 때까지 이방민족들에게 짓밟힐 것입니다"(21,24). 그 뜻인즉, 로마인들의 시대는 한동안 계속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루가는 역사의 종말을 지연시킨 반면 개개인의 종말, 곧 사후 운명에 관해서 남달리 큰 관심을 보였다(12,16-21; 16,9ㆍ19-31; 23,41-43).

 

3) 사도관

열두 사도는 갈릴래아 활동 때부터 승천 때까지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목격한 증인들이다. 열 한 사도가 그랬고(루가 24,48) 유다 이스가리옷의 자리를 물려받은 마티아 역시 그랬다(사도 1,21-22; 참조 10,37ㆍ39; 13,31; 루가 1,2). 베드로는 그들의 대변인. 루가는 사도 2-5장과 10장에 그들의 설교를 꾸며 넣었는데, 그 내용은 우선 십자가와 부활이지만(루가 24,45-48; 사도 2,32; 3,15; 4,33; 5,30-32), 나아가서는 예수 사건 전부를 포함한다(사도 10,37-39). 예수 사건을 전부 목격하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위대한 전도사일지라도 사도가 될 수 없다고 루가는 생각했다. 따라서 루가는 바오로를 무척 존경하면서도 그를 사도라 하지 않았다. 예외적으로 사도 14,4ㆍ14에서만 바오로와 바르나바를 "사도들"이라 한다. 그러나 루가는 그들을 열두 사도와 같은 계열의 사도로 간주한 것이 아니고 오직 안티오키아 교회의 "심부름꾼들"이란 뜻으로 그 낱말을 사용했을 것이다. 루가가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 사건을 목격한 증인들만 사도라 한 것은 예수 시대와 교회 시대의 연속성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4) 소외자들에 대한 관심

흔히 루가 복음서를 일컬어 소외자들의 복음서라 한다. 사실 예수께서는 갈릴래아 활동 벽두부터, 곧 나자렛 회당에서 설교하신 때부터 소외자들에 대해 큰 관심을 드러내신다. 루가 4,18-19에 의하면 이사야서 61,1-2; 58,6을 읽으셨다는데 그 대목은 다음과 같다. "주님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주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셨기 때문이로다. 주께서 나를 보내셨으니,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포로들에게 해방을, 소경들에게는 시력 회복을 선포하며, 억눌린 이들을 해방하여 보내고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기 위함이로다."

 

  이제 예수님이 각별히 아끼신 여러 부류의 소외자들을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1) 가난한 이들과 불쌍한 이들

   행복 선언                                   6,20b-23 (어록, 마태 5,3-12)

   세례자의 질문에 답변하시다                  7,18-23 (어록, 마태 11,2-6)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                        13,33-34 (어록, 마태 6,19-21)

   불쌍한 사람들을 초대하라                    14,12-14 (특수자료)

   큰 잔치의 비유                              14,15-24 (어록, 마태 22,1-10)

   부자와 라자로의 예화                        16,19-31 (특수자료)

   부자가 추종을 거부하다                      18,18-23 (마르 10,17-22)

   자캐오의 집에 머무르시다                    19,1-10 (특수자료)

   가난한 과부의 헌금                          21,1-4 (마르 12,41-44)

 

(2) 여자들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하다                 1,39-45 (특수자료)

   마리아의 노래                                1,45-55 (특수자료)

   예언녀 안나                                  2,36-38 (특수자료)

   나인 과부의 외아들을 살리시다                7,11-17 (특수자료)

   죄녀를 용서하시다                            7,36-50 (특수자료)

   부인들이 예수의 시중을 들다                  8,1-3 (특수자료)

   마르타와 마리아                              10,38-42 (특수자료)

   한 부인이 성모를 칭송하다                    11,27-28 (특수자료)

   안식일에 곱사등이 부인을 고치시다            13,10-17 (특수자료)

   잃은 은전을 되찾고 기뻐하는 부인의 비유      15,8-10 (특수자료)

   과부의 청을 들어주는 재판관의 비유           18,1-8 (특수자료)

   가난한 과부의 헌금                           21,1-4 (마르 12,41-44)

   예루살렘 부인들에게 말씀하시다               23,27-31 (특수자료)

   부인들이 예수의 임종을 지켜보다              23,44-49 (마르 15,33-41)

   부인들이 예수의 장례를 지켜보다              23,50-56 (마르 15,42-47)

   부인들이 예수의 빈 무덤을 발견하다           24,1-12 (마르 16,1-8)

 

(3) 죄인들과 회개

   레위를 부르시고 세관원들과 식사하시다        5,27-32 (마르 2,13-17)

   세관원들과 죄인들의 친구                     7,34 (어록, 마태 11,19)

   죄녀를 용서하시다                            7,36-50 (특수자료)

   회개하지 않으면 망한다                       13,1-5 (특수자료)

   잃은 양을 되찾고 기뻐하는 목자의 비유        15,3-7 (어록, 마태 18,12-14)

   잃은 은전을 되찾고 기뻐하는 부인의 비유      15,8-10 (특수자료)

   잃은 아들을 되찾고 기뻐하는 아버지의 비유    15,11-32 (특수자료)

   자캐오의 집에 머무르시다                     19,1-10 (특수자료)

   세 번 배반한 베드로를 쳐다보시다             22,61-62 (마르 14,72)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소서                22,34 (특수자료)

   함께 처형된 두 악인                          23,39-43 (특수자료)

 

5) 재물관

루가는 부자와 빈자, 소유와 포기 문제에 관해 남달리 큰 관심을 쏟았다. 금력은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마력으로 둔갑한다(16,13). 따라서 부자는 구원받기 어렵다(18,24-27; 참조 12,16-21; 16,19-31). 빈자들과 불구자들을 식사에 초대할 것이며(14,12-14) 또한 그런 이들에게 자선을 베풀 것이다(11,41; 12,21ㆍ23; 16,9; 18,22; 19,8). 예수께서 제자들을 발탁하실 때는 재산ㆍ가족ㆍ집을 포기하라 하시고(5,11ㆍ28; 9,57-62; 14,33; 18,22ㆍ28), 그들을 파견하실 때는 여장을 마련하지 말라고 하신다(9,3; 10,4). 또한 음식과 의복 따위를 걱정하지 말고 전적으로 하느님께 의탁하라고 그들을 타이르신다(12,22-31). 그런가 하면 루가는 제자들의 이런 생활상을 예루살렘 교회에 투사하여 그 교회를 소유 공동체로 묘사한다(사도2,44-45; 4,32-37). 재물관을 드러내는 중요한 단락은 다음과 같다.

 

불행 선언                             6,24-26 (특수자료)

집과 가족을 포기하라                  9,57-62 (어록, 마태 8,19-22)

상속 시비                             12,13-15 (특수자료)

어리석은 부자의 예화                  12,16-21 (특수자료)

걱정하지 말라                         12,22-31 (어록, 마태 6,25-33)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                  12,33-34 (어록, 마태 6,19-21)

불쌍한 사람들을 초대하라              14,12-14 (특수자료)

큰 잔치의 비유                        14,25-27 (어록, 마태 22,1-10)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으면             14,33 (특수자료)

재물로 친구를 사귀어라                16,9 (특수자료)

재물을 성실히 다루어라                16,10-12 (특수자료)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16,13 (어록, 마태 6,24)

부자와 라자로의 예화                  16,19-31 (특수자료)

부자가 추종을 거부하다                18,18-23 (마르 10,17-22)

부자는 구원받기 어렵다                18,24-27 (마르 10,23-27)

추종과 보상                           18,28-30 (마르 10,28-30)

자캐오의 집에 머무르시다              19,1-10 (특수자료)

가난한 과부의 헌금                    21,1-4 (마르 12,41-44)  

 

6) 기도

루가는 공관 복음서 작가들 가운데 기도에 관한 말씀과 이야기를 가장 많이 수록했다. 예수 친히 기도하셨다고도 하고(3,21; 5,16; 6,12; 9,18ㆍ28-29; 10,21; 11,1a; 22,32ㆍ41-45; 23,34ㆍ46), 또한 제자들에게 기도를 권장하셨다고도 한다(6,28; 11,1b-13; 18,1; 21,34-36; 22,40ㆍ46). 이 가운데 상당수는 루가의 가필이거나 개작이다. 루가는 믿음을 보존하고(22,32) 유혹을 이기며(22,40ㆍ46) 장차 재림하실 인자를 맞으려면(18,1ㆍ8b; 21,36) 늘 기도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예수께서 자신을 처형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셨듯이(23,34) 제자들도 자신들을 헐뜯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고 한다(6,28). 기도에 관한 중요한 대목은 다음과 같다.

 

주의 기도                             11,1-4 (어록, 마태 6,9-13)

친구의 청을 들어주는 사람의 비유      11,5-8 (특수자료)

청하면 들어주신다                     11,9-10 (어록, 마태 7,7-8)

아들의 청을 들어주는 아버지의 비유    11,11-13 (어록, 마태 7,9-11)

과부의 청을 들어주는 재판관의 비유    18,1-8 (특수자료)

바리사이와 세관원의 예화              18,9-14 (특수자료)

깨어 기도하라                         21,34-36 (마르 13,33-37)

베드로를 위하여 기도하시다            22,31-32 (특수자료)

게쎄마니에서 기도하시다               22,39-46 (마르 14,32-42)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소서        23,34 (특수자료, 일부 사본)

아버지, 내 영을 맡기나이다            23,46 (특수자료, 마르 15,34 개작)

 

7) 시청각 교육 방법

루가는 일찍이 시청각 교육의 효과를 터득하여 내면적 사건을 외형적 사건처럼 서술하곤 하였다. 곧, 신앙체험을 드라마로 꾸몄던 것이다. 몇 가지 실례를 들어보자.

  (1) 예수 세례사화 : "…영이 비둘기처럼 당신에게 내려왔다"(마르 1,10)를 고쳐 "성령이 형체를 취하여 비둘기처럼 그분 위에 내려왔다"(루가 3,22)고 한다.

  (2) 발현사화 : 루가는 부활하신 예수께서 이승의 존재가 아니심을 잘 알면서도 마치 여느 사람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 '내 손과 내 발을 보시오. 바로 나입니다, 나를 만져 보시오. 유령은 살과 뼈가 없지만 보다시피 나에게는 있습니다…' 그들은 기쁜 나머지 아직도 믿지 못하고 어리둥절해 있는데 '여기에 먹을 것이 있습니까?'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분에게 구운 생선 한 토막을 드렸더니 받아서 그들 앞에서 잡수셨다"(24,39-43).

  (3) 예수께서는 부활하신 순간에 이승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자재하시는 하느님께로 가셨다. 역사적 존재가 신적 존재로 탈바꿈한 것이다. 초창기 신조나 신약성서 필자들은 이 사건을 일컬어 상승(上昇), 고양(高揚), 영광(榮光), 또는 하느님 오른편에 앉으심(聖父右便坐定)이라 했다. . 이는 오관으로 포착할 수 없는 초감각적 사건이다. 따라서 신조나 신약성서 필자들은 이 사건을 가시적인 것으로 보지 않았다. 그런데 유독 루가만은 비가시적인 사건을 드라마 화하여 예수 승천기를 꾸몄다. "그들을 (밖으로) 베다니아 근처까지 데리고 나가 당신 손을 들어 그들을 축복해 주셨다. 그분은 그들을 축복하시면서 그들을 떠나가시게 되었다."(루가 24, 50-51). 사도 1,1-11에서는, 부활하신 지 40일 만에 가시적으로 승천하셨다고 하면서 예수 승천을 더욱 더 드라마화하였다.

  (4) 1세기 그리스도인들은 성령의 작용을 생생하게 체험했다. 그 작용이 소위 카리스마인데(1고린 12-14장; 로마 12,6-8) 이는 밖으로 드러나기도 했지만 주로 내적 체험이었다. 루가는 성령의 내림을 드라마 화하여 사도 2,1-13장을 엮었다.

  (5) 바오로는 36년경 다마스코스 교회를 박해하러 가던 도중에 갑자기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바오로는 자신의 개심사건을 간결하게 회상하곤 했는데(갈라 1,15-16; 1고린 9,1; 15,8; 필립 3,12; 2고린 4,6) 그의 개심은 내적 체험에서 비롯했을 공산이 크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루가는 세 번에 걸쳐 바오로의 개심기를 엮었는데 (사도 9,1-19; 22,3-21; 26,9-18), 바오로 자신의 증언과는 달리 극적인 요소를 많이 덧붙였다. 그리고 세 차례 개심기의 핵심이야 같지만 세부적 요소는 서로 다른데, 루가는 극적인 효과를 노려 일부러 상이한 각본들을 만들었던 것이다.

 

8) 예수의 정체

루가 복음서에는 13번에 걸쳐 예수님을 "(지극히 높으신 분의, 하느님의) 아들"이라 한다(1,32ㆍ35; 3,22; 4,3ㆍ9ㆍ41; 8,28; 9,35; 10,22 세 번: 20,13; 22,70; 참조 2,49). "그리스도" 존칭은 12 차례 나온다(2,11ㆍ26; 3,15; 4,41; 9,20; 20,41; 22,67; 23,2ㆍ35ㆍ39; 24,26ㆍ46). "인자" 존칭은 25차례 나타난다(5,24; 5,5ㆍ22; 7,34; 9,22ㆍ26ㆍ44ㆍ58; 11,30; 12,8ㆍ10ㆍ40; 17,22ㆍ24ㆍ26ㆍ30; 18,8ㆍ31; 19,10; 21,27ㆍ36; 22,22ㆍ48ㆍ69; 24,7). 위의 세 가지 존칭 용법은 마르코의 용법과 큰 차이가 없다(마르코 복음서, 분도출판사 1981, 10-21면 참조).

  루가 복음서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존칭은 "주님"(퀴리오스)으로서 무려 42번이나 예수님을 주님이라 한다. 그 가운데 호격이 18번(5,8ㆍ12; 6,46 두 번; 7,6; 9,54ㆍ61; 10,17ㆍ40; 11,1; 12,41; 13,23; 17,37; 18,41; 19,8; 22,33ㆍ38ㆍ49), 다른 격이 24번이다(1,43; 2,11; 6,5; 7,13ㆍ19; 10,1ㆍ39ㆍ41; 11,39; 12,42; 13,15; 16,8; 17,5ㆍ6; 18,6; 19,8ㆍ31ㆍ34; 20,42ㆍ44; 22,61 두 번; 24,3ㆍ34). 이 존칭의 용법을 대별하면 예수는 메시아 임금(1,43; 2,11; 19,31ㆍ34), 구원자(2,11; 7,13ㆍ19; 13,15; 19,8; 22,61), 부활하신 분(24,3ㆍ34), 교회의 스승(10,1ㆍ39ㆍ41; 11,39; 12,42; 17,5ㆍ6; 18,6)이란 뜻으로 주님이시다.

  "구원자"(소떼르)라는 존칭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퍽 늦게 그리스도교계에 도입되었을 뿐더러 또한 비교적 드물게 사용되었다. 바오로는 55년경에 집필한 필립 3,20에서 딱 한 번, 재림하실 예수를 구원자라 한다. 그런가 하면 마르코나 마태오는 이 존칭을 모른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루가는 하느님(루가 1,47), 태어나신 예수님(루가 2,11), 부활하신 예수님(사도 5,31; 13,23)을 구원자라 한다. 그리고 공관 복음서 작가들 가운데서 오직 루가만이 "구원"이란 낱말을 사용한 점도 특기할 만하다. 구원을 뜻하는 "소떼리아"는 1,69ㆍ71ㆍ77; 19,9에, "소떼리온"은 2,30; 3,6에 나온다. 위의 대목들을 살펴보면, 루가는 이승의 예수님, 특히 부활하신 예수님을 구원자로 간주했다 하겠다. 그리스도교계에서 구원자라는 존칭을 어디서 따 왔는지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느님을 구원자라고 하는 구약성서에서 따 왔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황제를 구원자라고 하는 그리이스 문화권에서 따 왔다는 설도 있다. 어쨌든 이 존칭이 유대계 그리스도교보다는 이방계 그리스교에서 더 자주 사용된 것만은 틀림없다.

  루가는 다른 복음사가들보다 자주 예수를 "예언자"(쁘로페떼스)라고 한다(13,33).

  신약성서 가운데 오직 루가 복음서에만 "스승님"(호격 에삐스따따)이란 호칭이 여섯 번 나온다(5,5).

 

9) 성령

루가 복음서에서는 17번에 걸쳐 하느님의 능력인 영에 관해서 언급한다(1,15ㆍ35ㆍ41ㆍ67ㆍ80?; 2,25ㆍ26ㆍ27; 3,16ㆍ22; 4,1 2번ㆍ14ㆍ18; 10,21; 11,13; 12,10ㆍ12). 그런가 하면 영이 사도행전에는 무려 57 번이나 나오는데 1-16장에 집중적으로 45 번이나 나온다. 그는 또한 영을 "아버지의 약속"이라고도 한다(루가 24,49: 사도 1,4). 이스라엘 시대 말기에 영이 요한 세례자(1,15), 엘리사벳(1,41), 즈가리야(1,67), 시므온(2,25ㆍ27), 특히 마리아에게(1,35)내린다. 그리고 예수 시대가 도래하자 그분은 영을 듬뿍 받아 영검하신 분ㆍ신통하신 분으로 구원을 이룩하신다(4,1 ㉪ 참조). 마지막으로 교회 시대에 이르러 영은 하느님의 영일 뿐더러 (사도 5,9; 8,39)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영이기도 하다(16,7). 이 영이 오순절에 제자들에게 내려(2,1-13) 하느님의 백성이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창립된다. 이제 그들은 영의 도우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지중해 각지에 전한다(8,29ㆍ39; 11,12; 1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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