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흥보 신부님의 성서 자료실

신약 복음서와 사도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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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3-02-12 ㅣ No.67

 

 

신약 복음서와 사도행전

 

 

-박영식, 성서를 읽기 위하여, 성바오로 출판사, 1999, 129-132; 139-141 참조

 

 

 

복음서들은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도 행전은 초기 교회의 모습을 그리며 예수님의 가르침을 더욱 잘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사도행전은 많은 상징들을 동원하여 교회의 현재와 미래 역사를 예고하고 종합한다. 교회는 하느님을 위해 하느님과 함께 악을 거슬러 싸우게 되는데, 결국 마지막 승리자는 하느님이 되신다.

  현재 복음서들은 마태오, 마르코, 루가, 요한의 순서로 되어 있으나, 이런 순서는 그리스도교 초기 교부들이 마태오 복음서가 가장 먼저 아람어로 씌어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람어로 씌어진 마태오 복음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 네 복음서들이 편집된 실제 연도를 감안하면 마르코 복음서가 가장 먼저 씌어졌다. 서기 70년경 마르코는 입으로 전해지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수집하여 사상 처음으로 마르코 복음서를 펴냈다. 초기 교부들의 전승에 따르면, 마르코 복음은 몇몇 로마 귀족들의 요청을 받아 마르코가 베드로의 설교를 요약하여 편집한 작품이다. 마르코는 예리한 관찰력과 설득력 있는 필치로 이 작업을 하면서, 예수가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그분의 행적, 특히 그분이 행하신 기적들을 통해 이해시키고자 한다.

  루가는 이교도 출신 그리스도교인 공동체들을 위해 복음서를 쓰면서(80-90년경) 예수의 말씀과 행적을 제시한다. 그는 예수님을 못보았기 때문에, 여러 방향에서 자료를 수집했고, 바오로의 설교에도 의존한다.그는 여러 방향에서 정보를 수집했으며, 동료였던 바오로의 설교에도 의존했다. 루가는 특히 15장 등에 나오는 내용으로 인해 자비의 복음서 저자로 불린다. 루가는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당신 백성을 찾아오시고 당신의 무한한 자비를 드러내신다는 사실을 묘사한다.

  루가 복음서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유다교 출신 그리스도교인 공동체를 위해 씌어진 것이 마태오 복음서이다. 마태오 복음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가장 폭넓게 싣고 있다. 원래는 아람어로 썼던 것을 그리스어로 옮기면서 더욱 발전시키고 확장한 것일 수도 있다.

  요한 복음서는 명확한 의도를 지니고 씌었다. 그것은 곧 예수님의 신성을 재확인하는 일이었다. 당시에는 이미 예수님의 신성을 거부하거나 적어도 의심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예수님의 신성을 노래하는 첫 장의 시는 구약성서 전통, 특히 지혜 전통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95-100년경에 씌어졌을 요한 복음서는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께서 부활하시어 계속 살아 계시며, 당신 성령을 우리에게 베푸신다는 점을 강조한다. 요한은 자신의 복음서 말미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 행하신 것의 아주 작은 한 부분만을 이야기했을 뿐이라고 선언한다. 이 점에 있어서는 다른 복음서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복음서 저자들은 예수님의 설교를 전해준 사도들의 말에서 본질적인 요소들을 수집하여 복음서를 썼다.

  루가의 두번째 책인 사도행전은 우리에게 초기 교회의 삶과 눈부신 성장을 전해 주고 있으며, 예수님의 가르침을 기도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에 적용하는 모습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사도행전을 통해서 여러 가지 난관에 봉착하고, 첫 박해를 받은 초기 교회가 어떻게 이런 시련을 극복해 나갔는지를 알게 된다. 초기 교회에서 볼 수 있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이방인들에게 문을 열고 교회의 보편성에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는 것이며, 이 모든 것이 성령의 인도로 이루어졌음을 밝힌다. 모든 사도들이 보편적인 선교를 향해 나아갔는데, 그 중에서도 바오로의 역할이 상당히 컸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그의 활동 상황을 사도행전과 그의 편지들에서 잘 볼 수 있다.

  마태오, 마르코, 루가 복음서를 공관 복음서(共觀福音書)라고 부른다. 이 세 복음서들은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들을 하나의 일람표 형식으로 제시하여 상호 유사한 본문들과 이에 근거해서 상이한 본문들을 '함께 볼 수 있도록'(syn-opsis) 했다.

  세 복음서들에 기록되어 있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이 때로는 말마디까지 일치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말마디가 동일한 단어로 표현되었으나, 같은 표현을 하면서 다른 단어를 선택하기도 한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말씀과 행적을 글로 남겨 놓지 않으셨기 때문에 복음서 저자들은 그들이 직접 체험한 것이나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들은 것을 근거로 복음서를 썼다.

  복음서를 쓴 저자들은 그들 나름대로 각기 두 가지 사료의 출처를 가지고 있었다. 첫째 사료는 마태오와 루가만이 알고 있었던 '큐(Quelle)사료' 혹은 '로기아(logia) 모음'이다. 이를 '예수 어록'이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2출전설(二出典說)을 이룬다. 또 다른 사료는 마태오, 마르코, 루가 모두가 알고 있는 공통된 것이며, 이를 삼중 전승이라고 한다.

  한편 요한 복음서는 공관 복음서가 예수님의 생애를 요르단강에서 메시아 사명의 준비(세례자 요한의 활약과 예수님의 세례), 갈릴래아에서의 활동, 에루살렘 여행, 마지막 주간의 사건들(수난, 죽음과 부활)의 네 단계로 나누어 기록한데 반해, 전혀 다른 틀에다 끼워 넣고 있다. 요한은 자기 독자들이 이미 공관복음 전승을 알고 있다고 전제한다.

  공관복음에서는 '하느님 나라의 선포'가 예수의 설교의 중심 테마가 되는데 비해서 여기서는 '생명'의 주제로 대치된다. 도덕적인 성격의 가르침 대신 만사가 믿음에로, 서로 주고받는 사랑에로 집중되어 있다. 종말에 관한 연설이 없는 대신에, 종말에 기대하는 구원이 믿음을 가진 제자들에게는 바로 지금 현재라는 것으로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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