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을 박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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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7-05-31 ㅣ No.256

  못을 박으며


액자 하나 걸려고
버티고 있는 벽에 못을 들이댄다.

서로의 균형은
고요를 뚫고
버티어 내려는 긴장과
박아내려는 힘이 부딪칠 때마다
외마디 소리를 낸다.

이쯤에서 못과 벽의 존재를
뒤돌아봐도 좋을 것 같다.

돌아갈수도
그냥 지나칠 수도 없는 길
틈 하나 없는 생면부지에서
마음의 힘을 옮겨
새로운 삶의 뿌리 내려
가꾸고 다듬는 것이
얼마나 아파야 오랜 견고를 드러낼까

혹 나도
못이 아닐까

벽은 얼마나
못을 잡아주기에 고단 속에
갈라지지 않으려
묵묵히 견디어내야
벽은 벽으로서
아름다움 믿음이 배여 있을까
틈 없는 틈에서
서로를 감싸 않은 채
못이라는 존재를 감추고
액자를 내놓아야 하는 일

누군들
아름답고 싶지 않을까

 

(최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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