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작은 영혼들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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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7-02-05 ㅣ No.361

작은 영혼들에게 보내는 편지



깊고 견고한 중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존재의 심연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환영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다.

그러한 사람들은 언제나 믿을 수 있다.

어려운 때 그런 사람들이 옆에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들은 충실하고 견고하다.

그렇다, 그들 역시 여전히 잘못을 저지르나,

쉽게 잘못으로부터 빠져나오고 손해는 보상될 수 있다.

우리는 하느님의 생명과 빛을 우리 존재의 중심에 갖고 살도록 초대된 사람들이다.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펴보면

유약한 중심을 갖고 있는 사람, 아니면 자아만으로 중심을 삼은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차이를 알아볼 수 있다.

중심이 견고한 사람들은 공동체에서 매우 단순하고 일상적인 일을 하고 있으나

참으로 빛을 내는 선함과 힘을 가진 사람들이다.

가장 캄캄한 밤에는 아주 작은 빛 하나가 전체를 바꾸어 놓는다.

보통은 숨겨져 있고 알려지지 않은 작은 영혼들의 이야기가

바로 이런 빛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그들의 작음 속에서 하느님의 아름다움과 부르심을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아이들의 가치를 알아보는 교사이거나

환자에게서 하느님의 얼굴을 알아보는 간호사일 수 있다.

그들은 매일 매일 세상을 먹이고 돌아가게 하는 농민들이나 노동자일 수도 있다.

또 그들은 나이가 많은 사람들일 수도 있다.

더 이상 소용이 없게 밀려 난 상황속에서

인생의 황혼기의 풍요로움을 잃어버리기 쉽고 자기연민에 빠질 수 있지만

따뜻한 미소, 방문, 꽃이나 선한 행위로

다른 이들과 나눔을 하며 살아가는 노인들일 수 있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근심과 고통, 두려움, 외로움, 피로

-다시 말하자면 그들 삶의 십자가로부터-

한 가운데에서 기도와 청원으로 우주의 하느님께 자리와 사랑을 드린다.

숨겨진 사람들, 작고 평범한 사람들,

그렇지만 그들 삶의 단순한 선함은 어두운 밤에 작은 빛처럼 빛나고 있다.

그리고 잘 보이지는 않지만 주변을 변화시킨다.

인간의 보화는 바로 이런 사람들 속에 보존되어 있으며

아이들에게 전달이 된다.

작고 충실한 사람들은 주의를 끌 가치가 없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우리의 무한한 가치의 보물을 간직하고 빛을 내는 사람들이다.

성서, 교회의 역사 그리고 우리 자신의 관찰에 의하면

인간의 보화에 지대한 공헌은

과부들이나 과부처럼 사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여성들이 발하는 아름다움과 선함을 보기 위하여

먼 곳을 바라볼 필요가 없다.

보통 사람들은 그들의 아름다움을 알아볼 수 없으며

아마도 특히 그들 자신도 알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보석과 귀중한 돌들은 표면에서 찾을 수가 없다.

그것들의 가치는 더 숨겨지고 더 작게 존재할 때에 더 빛나는 법이다.

나 자신도 그처럼 작은 영혼이 되고 싶지만

불행하게도 아직 나는 너무나 크고 볼품이 없다.

그리고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부딪히고 그들을 두드린다.

예수는 우리에게 작고 겸손해지기를 원하신다...

'어린아이들처럼 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

'당신은 이 모든 것들을 학식있고 영리한 사람들로부터 감추시고

작은 이들에게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겨자씨는 씨 중에 가장 작은 씨이다.

그렇지만 그 씨는 조용히 자라나 새들이 보금자리를 만드는 나무가 된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시고 무엇을 입을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당신들은 수많은 참새보다 가치가 있습니다.'


세상은 우리가 커져야 한다고 끊임없이 말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생각에 빠져버리고, 불안하게 된다.

평화를 잃어버리고 소유물, 프로그램,

우리의 이름을 세우기 위한 갈등과 경쟁에 나서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작은 영혼들만이 참으로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들의 작음과 무력함 속에서 권력과 힘 때문에

고통받고 흔들리는 세상을 위한 기둥이 되어야 한다.

나 자신도 힘이 없는 작은 영혼이 되고 싶다.

캄캄한 어둠속의 작은 불빛이 되기 위하여.

우리 모두는 그렇게 되기 위해 기도해야 한다.

야훼 하느님은 열명의 착한 영혼들만 발견해도 그 도시 전체를 구하시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그 착한 영혼들이 작고 숨겨진 사람들이라도 괜찮은 것이다.

 

-앤드루 수사신부-


숨겨지고 침묵하는 사제들


그리스도께서는 침묵 속에 일하십니다.
하느님은 침묵 속에 일하십니다.

하느님의 일들은,
침묵
숨겨짐
기도
단순함
가난
의 특징을 갖습니다

교회의 위기는 기본적으로 사제직분의 위기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단순하고 숨어 있으며 기도하는 사제,

가난의 삶을 사는 사제들에 의해 쇄신될 것입니다.

사제들이 믿음과 헌신의 사람들이 될 때에 교회는 쇄신될 것입니다.

부활하신 후 그리스도께서는
항상 큰 침묵 속에서 행동하셨습니다.
큰 숨겨짐 속에서.


(앤드루 수사신부, 사랑의 선교 수사회 초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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