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달봉 신부의 짧은 오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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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현 [dalbong6] 쪽지 캡슐

2003-02-15 ㅣ No.1908

어제는 오랜만에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 잘 먹지는 못 하는 술이지만 그래도 가끔은 취할 때까지 먹습니다. 어제가 그런 날 중에 하루였습니다. 1년에 그런 날이 별로 없습니다. 가끔은 취해보면 세상이 참 아름답게 보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술을 먹나봅니다(아닌가?).

이상은 술 못 먹는 신부의 술 예찬이었습니다. 하지만 교우 여러분, 지나친 과음은 가정과 자신을 망칩니다. 적당히 세상이 아름다울 정도로만 마십시다.

 

오늘 복음 말씀은 마르코 복음 8,1-10절까지의 말씀입니다. 그 내용은 여러분들이 너무나도 잘 알고 계시는 빵 일곱개와 물고기 몇 마리로 약 사 천명을 먹이신 기적이야기입니다. 다른 복음에서는 오병이어의 기적 곧 오천명을 먹이신 기적이야기입니다. 따로 말할 필요가 없을 만큼 유명한 이야기이지요.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진 것이 적어 굶게 될 것을 미리 염려하였습니다. ’자기’와 ’자기 것’만을 생각할 때는 항상 부족한 것 같아 걱정이고 더 많이 비축해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시선을 아주 달랐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좋으신 아버지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들이 다 넉넉하게 먹고도 남을 만큼 베푸는 분이시라는 것을 믿으셨고, 또 그 믿음 속에서 사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사람들이 굶주릴 것을 걱정하시기보다 먼저 먹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고, 축복하시고, 그것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셨습니다. 그랬더니 과연 사람들의 염려와 걱정과는 달리 모자라다고 생각했던 음식이 일곱 광주리나 남았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먹을 것을 대합니다. 그럴 때마다 어떤 마음으로 음식을 대하고 있습니까. 감사로운 마음으로 필요한 만큼만 조금씩 취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왜냐하면 우리는 다른 생명을 먹음으로써 비로소 우리의 생명을 지속하고 있으니까요.

 

우리도 예수님처럼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넉넉하게 주셨음을 믿고, 우리에게 주어진 음식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축복하고 또 그것을 나만 먹지 말고, 서로 나누어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분명, 우리가 먹고 남을 정도로 풍성하게 주셨습니다.   

 

오늘도 주님의 음성이 우리를 부르십니다. “아담, 너 어디에 있느냐?” 하느님 안에 있어야 할 저희들이 하느님을 떠나 먼 길을 헤매고 있습니다. 좋으신 아버지께서는 모든 인류를 위해 넉넉하게 마련해 주셨지만 늘 부족함을 느끼고 탐욕과 이기심에 빠져 더 많은 재물을 탐하고 있습니다. 그런 우리들에게 가진 것을 나눌 것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어쩌면 오늘도 우리들에게 사천 명을 먹이신 기적은 계속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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