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사순 제2주간 토요일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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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7-03-18 ㅣ No.3251

사순 제2주간 토요일 3/18

 

가끔 연세 많으신 분들이 하는 소리가 있습니다.“사는 게 죄죠!” 마치 인생을 달관한 듯한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정작 자신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른다면 어떤 면에서 불행한 인생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어떤 죄를 지은 줄 제대로 성찰하거나 기억하지 못한다면, 하느님께서 자신의 어떤 죄를 얼마만큼 용서해 주셨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내가 이 날 이때까지 잘못한 것이 뭐야, 처절하게 살았다는 것 밖에!” 라고 자신을 합리화하고, “다 내 손으로 이룬 거지 하느님께서 날 도와준 게 뭐 있어?” 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인생에 가족이나 친구, 선후배나 동료도 없이 자신만을 전면으로 내 놓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과 부모와 인류사회의 형제자매의 도움과 영향을 모르는 사람 역시 불행합니다. 그 인생이 계속 외롭고 힘겹기만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죄인들과 같이 어울리면서 죄인들을 주 하느님께로 다시 돌아오도록 애쓰시는 예수님께 시비를 겁니다. 예수님께서는 착실하게 살면서도 자기 몫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여겨 섭섭해 하는 큰 아들과 자신에게 내려진 큰 은총을 허비하며 잘못을 저질렀으면서도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 돌아온 작은 아들을 환대하며 말씀하십니다.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 너의 저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되찾았다. 그러니 즐기고 기뻐해야 한다.”(루카 15,31-32)

 

베르나르도 성인은 죄가 많은 곳에는 은총도 풍성하게 내렸다.” 라고 했습니다.

스스로 죄가 크다고 성찰하고 주님께 죄를 인정하고 고백하며 주님께 되돌아가려는 이는 행복합니다. 주 하느님께서 오늘 복음의 작은 아들에게처럼 새삼 나의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도로 찾았다.”(루카 15,24) 라고 하시며 사랑과 은총을 충만히 베풀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 또한 하느님의 은총이 자신에게 얼마나 풍성하고 진하게 내려졌는지 헤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오늘 잠시 늦게 온 이들이, 회개한 이들이 자신보다 더 사랑을 받는다고 어딘지 모르게 소외된 듯하면서도, 오랜 신앙생활동안 주님만을 바라며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오늘 복음의 큰 아들에게처럼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31) 라는 지위에 올라 있기 때문입니다. 그 또한 아버지의 사랑 안에 있고, 잃은 동생을 다시 얻었다는 사실에 기뻐하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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