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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레지오 단원과 성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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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2-07-10 ㅣ No.22

제8장 레지오 단원과 성체

모든 신앙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커다란 삶의 목적은 바로 성화聖化이다. 특히 레지  오 마리애 단원들에게 있어서 개인성화는 그들이 활동을 통해서 지향해야 할 뚜렷한 지표指標이며 조직이 세운 근본 목적인바, 교본은 이 개인성화에 대하여 여러 곳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레지오 교본은 '개인성화를 위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의 생명이 영혼과 육체라는 서로 다른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 한다면,  교회는 다음의 세 가지 필수적인 요소가 있어야 비로소 교회로서 성립이 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첫째는 전례이고, 둘째는 봉사이며, 셋째는 가르침(증거)이다. 영혼이 없는 사람이 없고 육신이 없는 사람이 없듯이, 이 세 가지 요소는 서로 나누어질 수 없는 본질적 요소이다.

 

교본의 제8장은 전례의 중요성, 특히 모든 전례의 중심이며 본질인 미사성제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고, 제9장은 그리스도의 신비체 교리를 통한 레지오 마리애 봉사의 기본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이어서 제10장은 사도직의 일반 원리와 레지오의 사도직을 설명함으로써 생활을 통해 증거하는 삶을 사는 평신도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즉, 교회를 구성하는 세 가지 본질적 요소 안에서  이 세 개의 장章은 동시에 연구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 필요에 따라 교본은 의도적으로 레지오의 본질을 교회론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교본 제8장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먼저 전례에 대한 의미와 성체성사의 본질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전례典禮의 어원語源은 희랍어           (레이뚜르지아)를 음역한 라틴어 Liturgia이다. 성서에서 이 말은 히브리서에 처음 등장하며(히브 10,11 참조), 그 어원적 의미는 '백성을 위한 봉사'였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전례란 행위를 통해서 우리 속죄의 구원사업이 수행되고,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신비와 참된 교회의 본질을 다른 이에게 드러내 보이고 명시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제시한다(전례헌장 2항 참조). 간단히 표현한다면 전례란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고 신자들을 지체로 하는 그리스도 신비체 전체의 공동체적 예배이다.

 

전례의 목적은 하느님께 합당한 영광을 드리고 인간 자신을 성화시키는 데 있다. 따라서 하느님을 공경하는 면에서 인간의 행위이며, 인간을 거룩하게 하는 면에서는 하느님의 행위이다. 레지오의 목적이 성화인 만큼 레지오 단원은 능동적이며 올바른 전례에 대한 의식을 갖추어야한다.

 

과거에는 전례를 하느님 공경이라는 의미를 일반적으로 강조하여 전례를 곧 하느님께 드리는 예배로 이해하곤 하였다. 그러나 참다운 의미의 전례는 하느님만을 대상으로 하는 일방 통행적인 것이 아니고, 하느님과 인간 양자를 대상으로 하는 쌍방 통행적인 것이다. 곧 모든 전례행위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거룩하게 하시는 하강적인 면( )과 인간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을 찬미하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도움을 비는 상승적인 면( )을 지니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모든 전례는 하느님과 인간이 주고받는 대화이며 이러한 대화적인 특성은 전례의 기본구조를 이룬다. 즉, 전례 안에서 하느님께서는 공동체인 교회, 즉 당신 백성에게 은총과 생명의 진리를 하사하시고, 이제 은총에 감싸인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 공동체는 하느님 아버지께 제사와 기도로써 감사와 찬미의 경배를 드린다. 이러한 전례 중 가장 뿌리가 되고 중심이 되는 것이  바로 성체성사이다.

 

성체성사의 의미는 다음의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희생제사: 예수 그리스도의 자기 헌신의 기억과 참여

 

히브리서는 예수님의 죽음을 희생 제사라고 표현하였고, 『열두 사도의 가르침』에서는 성찬례를 제사(thysia)라고 불렀다. 히브리서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희생 제사라고 표현하는데, 짐승의 피 흘림으로서가 아니라 기도(히브 5,7), 복종(5,8) 자기 봉헌(9,12-14)을 통해서 제사를 드렸다고 규정한다. 즉, 하느님의 구원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인간들에 대한 제한 없는 배려와 유보 없는 생명의 양도가 '희생 제사'란 제의적 명칭으로 표현된 것이다. "구약의 제도로 보아서 사제 계급에 속하지 않았고 오히려 <평신도>였던 예수님은 제사상의 본 목표... 즉 순교, 하느님 종을 대신하는 자아 봉헌이라는 목표를 되살렸다. 이로써 유대인 사제들이 자기 자신이나 민족의 속죄로 거듭 바쳤던 -지금에는 의미가 없어진 - 모든 옛 물건이나 동물로 된 희생 제물(히브 5,1-3 참조)은 끝장을 보게 되었다. 예수님이 자신을 '향기로운 예물과 희생 제물로 우리를 위하여 바치신'(에페 5,2) 다음부터는 다른 희생 제물이 필요 없게 되었다(히브 10,18 참조)".

 

성찬례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상 희생 제사, 즉 자기 봉헌 행동과 함께 현존하시면서 성찬례에 모인 이들을 당신이 시작하신 자기 봉헌의 움직임에 끌어 들이신다. 성찬례에서 그리스도 자신이 본래적으로 행동하시는 분이라는 것이 희생 제사라는  측면에도 해당된다. 신자들은 그리스도께서 자신를 차지하도록 열어 놓아야하며, 그의 자기 봉헌의 삶 안에서 자라나야 한다. 이렇게 해서 성찬례에의 참여가 "그리스도의 피에 참여"(1고린 10,16)하는 것이 되고, 그리스도의 희생이 성찬례를 거행하는 공동체의 희생이 된다.

 

*그리스도와의 친교(communio), 그리스도의 신비체와의 친교

 

성찬의 음식을 먹고 마심으로써 그리스도와 친교를 이루고 증진시킨다. 예수님께서는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이는 내 안에서 머물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뭅니다"(요한 6,56)고 말씀하신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찬양하는 찬양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와 맺은 친교(koinonia=communio)가 아닙니까?" (1고린 10,16)고 반문한다. 영성체를 통해서 그리스도와의 친교가 증진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트리엔트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분은 이 성사가 '나를 먹는 이도 또한 나로 말미암아 살 것입니다"(요한 6,57)라고 말씀하신 분의 생명을 사는 사람들을 양육하고 강화시키는 영혼들의 영적 양식으로(마태 26,26) 섭취되기를 원하셨고, 또한 우리의 매일의 잘못에서 해방시키고 치명적 죄에 빠지지 않게 해주는 해독제와 같이 될 것을 원하셨다. 그뿐 아니라 그분은 장차 올 우리의 영광과 영원한 우리의 행복을 위한 담보물이 되기를 원하셨다"(DS 1638).

 

즉, 미사 안에서 말씀과 성체의 식탁을 통하여 하느님과 우리와의 일치, 그리고 우리 인간 상호 간의 친교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먼저 요구되어야 할 것이 성체 성사에 대한 이러한 신학적 또는 영성적 이해는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이 예수님의 '십자가 위의 죽으심'의 재현再現인 성체 성사에 될 수 있는 한 자주 참여하는 것인데, 이로써 얻는 헤아릴 수 없이 큰 은총과 기쁨을 어찌 인간의 언어로 나타낼 수가 있을 것인가?

첨부파일: 허신부님_8월_원고입니다[2]..hwp(26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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