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곡성당 자유게시판

달봉 신부의 짧은 오늘의 복음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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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현 [dalbong6] 쪽지 캡슐

2003-04-11 ㅣ No.2035

좀 늦었습니다. 미사 끝나고 비가 오는 바람에 운동을 포기하고 게으름을 폈더니 지금까지 피게 되었네요. 저의 복음 묵상을 기다렸을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아니라구요. 별로 기다리지 않았다고요.....

 

오늘 복음 말씀은 요한 복음 10,31-42절까지의 말씀입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유다인들이 돌을 집어 예수께 던지려하자 예수님께서 항의를 하십니다. 그러자 유다인들은 "당신이 하느님을 모독했으니 그러는 것이요. 당신은 한갓 사람이면서 하느님 행세를 하지 않소?"하고 말하였다.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내가 아버지의 일을 하지 않고 있다면 나를 믿지 않아도 좋다. 그러나 내가 그 일을 하고 있으니 나를 믿지 않더라도 내가 하는 일만은 믿어야 할 것이 아니냐? 그러면 너희는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때에 유다인들이 다시 예수님을 잡으려 하므로 요르단 강 건너편으로 가셔서 머무르셨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이 예수께 몰려와서 예수를 믿게 되었다.

 

오늘 복음에는 두 부류의 유다인이 나옵니다. 한 부류는 예수님께 돌을 집어 던지려는 사람들과 예수님을 믿게 되는 다른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모두들 같은 유다인들이며 모두들 예수님 때문에 다른 부류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도대체 그들의 차이는 무엇이겠습니까? 왜 어떤 이들은 똑같은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듣고 보고서는 이런 차이를 가지게 되는 것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그것은 예수님께서 당신이 누구신지를 알려주신 가장 극적인 행위에 기적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수님이 한갓 인간이면서 하느님의 행세를 했다고 이야기하면서 예수님께 돌을 던지려고 하는 유다인들은 기적을 보았으면서 기적 자체에 머물려 기적을 행하시는 분을 보지 못 한 경우입니다. 곧 병자를 낫게 하신 분을 보려고 하지 않고 병자만을 보았던 사람들입니다. 그에 반해 예수님의 기적을 보면서 그 분을 믿은 사람들은 기적자체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적을 행하신 분의 마음에로, 기적을 행하신 분에게로 시선을 돌린 사람들입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기적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적을 통해서 드러나는 예수님의 모습에 더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신앙인은 예수님을 만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친구를, 봉사를 하기 위해서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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