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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실 날이 얼마 안남으신 아버지를 두고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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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183.97.165.*]

2015-03-25 ㅣ No.10862

안녕하세요. 굿뉴스 가입하고 처음 글을 씁니다.

저는 30대 중반의 미혼 자매입니다.

제목대로 저희 아버지는 간암 3기(1월 병원 진단)로 70세이시고 병원에서도 치료를 할 수 없어 호스피스로 가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집에 계시길 원하셔서 집에서 한달째 계시는 중입니다. 병원에 계실 때 보다는 많이 좋아지셨어요. 금방 돌아가실 것 같지는 않지만 의사 말대로 완치는 꿈도 꾸지 않고(아버지는 사시고 싶어하시지만) 병세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하루하루 아버지 간병에 힘쓰고 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1남 1녀로 제게는 오빠가 한 명 있습니다. 오빠는 서울에 살다 아버지 때문에 본가로 와서 가까운 곳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오빠와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오빠는 저와 무척 성격, 인생관등이 다릅니다. 취업 문제도 있으니까 예전에 서울에 오빠 이름으로 빌라를 사줬는데 저는 혼자 살기를 원했지만, 아버지께서 워낙 강경하셔서(고집도 매우 세시고 권위적이고 자기 뜻대로 안되면 화를 내시는 성격), 어쩔 수 없이 오빠와 함께 살았어요.

하지만, 다 큰 성인인 저희들이 부모님도 없이 화목하게(더군다나 자매도 아닌 4살 차이가 나는 남매니까요) 살기는 어려웠어요. 서로 협조하며 양보해야 집이 화목한데, 오빠는 전혀 협조도 없고 자기 뜻대로만 하고 집안일은 모두 저에게 넘기고(당연시하고) 온갖 스트레스는 저에게 풀고, 저를 너무 간섭하고, 성격이 무척 부정적이라서 같이 사는 것이 너무나 스트레스였습니다. 아버지께서 사주신 집인데 자기 이름으로 되어있다고 제가 얹혀 사는 것처럼 온갖 눈치를 다주고 주인 행세를 하니 저도 참다 못해 결국 본가로 돌아왔습니다.

와서 제 나름대로 살 길을 알아보려 하는데, 워낙 시골이라 변변한 직장도 없고 서울까지 출퇴근을 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고 저도 제대로 커리어를 못살리고 일을 제대로 못했습니다. 무척 가슴 아픈 부분인데 제가 좀 독한 성격이라서 고시텔이라도 알아보고 어떻게든 독립 했으면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지만 저도 고생을 그렇게 하고 자라질 못해서 오랜만에 부모님 집에 있는게 너무 편하고 회사에서 상처를 많이 받고 금전적으로 골치아픈 일들이 있어 취업을 하고 독립을 추진하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 잘못이고 제 탓이라는 거 잘 압니다.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요...

나름 공부도 하고 나이가 차서 결혼을 하고 싶었는데 제 능력으로 만날 수 없는 훌륭한 분들을 만났는데 결국 결혼은 못했습니다. 정말 그때에는 살고싶지 않을 정도로 힘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름 똑똑하다는 소리 듣고 자란 제게 기대하는 부모님과의 마찰, 오빠에 대한 원망, 꿈을 이룰 수 없는 환경, 인간관계등 방황을 하다 아버지와 대판 싸우고 아버지가 제 방문을 부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저는 아빠를 경찰에 신고했고 우리나라는 피해자를 그다지 보호해주지 않고 그래도 아버지가 어른이라고 아버지께 유리하게 일이 돌아가서 억울했던 저는 결국 우울증에 걸려 6개월 정도를 정신과치료를 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후회되는 부분입니다. 신앙생활을 해야 해결되는 문제인데요. 약 때문에 정신도 몽롱하고 일도 못하고 하루하루 의욕없이 살았습니다. 자존감도 바닥이었구요. 그러다 5년동안 다니지 않던 교회를 다시 다니고 2년 후에 결국 어린시절 세례받았던 가톨릭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가톨릭에서의 신앙생활은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고 봉사도 하고 예쁨도 받고, 하느님께 사랑받는 다는 것이 무엇인지 많이 알았습니다. 제 기도에 응답도 많이 받았구요.

제가 사실은 어린 시절부터 사랑을 못받고 자라서 자존감이 많이 낮았었거든요, 소심하고 부정적인 성격이었어요. 하지만 신앙생활을 하며 많이 고쳐졌고 삶의 의미와 의욕도 다시 생겼습니다.

봉사를 하면서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 다시 일도 하고 싶어졌고 운동도 배우고 컴퓨터도 배우면서 취업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거처에 대한 생각은 변화되어서 그냥 아버지께서 못도와주시면 내 힘으로 고시텔부터 시작하자 이런 생각이었죠.

너무 시골이라 신앙생활 하기도 힘들고, 아는 분들과 친구들은 다 서울에 있고, 일을 하게되면 집에서는 통근을 못하니까 나와야만 한다고 생각했어요. 아버지께 의논을 해서 제 이름으로 되어있는 집이 팔리면 저를 도와주시겠다고 했는데 계속 집이 안팔려서 무척 답답했습니다.

그러다 갑작스레 아버지의 병환이 시작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암이시고, 사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말 너무 힘든 시기였습니다. 아버지는 예전에 간염을 앓으셨는데 워낙 술을 좋아하셔서 원래 신체는 건강하시지만 간이 너무 안좋아졌습니다. 정말 그때에는 곧 돌아가실 것만 같았습니다. 오빠가 병원에서 거의 간병을 전담하고 저와 어머니는 돌아가면서 병원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달 후 퇴원을 하고 지금은 집에 오신지 한달입니다.

저희도 병세가 길어지다 보니 많이 지치고 서로 말로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그럴 때 마다 아프신 아버지께 무척 죄송합니다. 아버지께 고민을 털어놓고 싶지만 아버지가 워낙 약해지시고 자주 구토를 하셔서 말에 조심을 해야 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오빠와 함께 사는 것이 무척 불편합니다. 매사 부정적인 말만 하고 자기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아버지 돌아가시면 대책(주로 금전적인)을 세워야 한다고 혼자 온갖 걱정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물론 장남이라 많이 부담스러워할 것이라는 건 이해 합니다만 아직 아버지께서 정신 또렷이 살아계시고 어머니도 계신 상황에서 자기가 주인노릇하려는 모습이 저에게는 정말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제가 두려운 것은 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 오빠가 저를 괴롭히지는 않을까, 그리고 아버지 재산을 다 가져갈까봐 무척 두렵습니다. 저희가 큰 부자는 아니지만 시골에서 먹고 사는데는 지장없이 아버지께서 노후대책은 다 마련해 놓으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다고 저희가 망하는 건 아니고요. 대부분의 재산은 몇개의 부동산(집, 땅)에 묶여있고 현금은 별로 없습니다. 오빠 이름으로는 서울 외곽에 있는 작은 빌라가 있고, 제 이름으로는 고향에 있는 단독주택을 아버지 친구분(공인중개사)과 함께 소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인감은 가지고 있지만 거기서 나오는 월세는 구경도 못했고 처분권도 없습니다.

제가 나이도 어리고 아버지께서 일찍 세상을 뜨시게 되어서 이런 문제(재산정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막내딸이기 때문에 집안에서 영향력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오빠는 저를 괴롭히고 자기 뜻대로 조종하려 합니다. 물론 저도 나이가 먹어서 순순히 따르진 않습니다. 그러나 오빠가 화를 잘내는 성격이고 너무 권위적이고 자기 생각이 강해서 되도록이면 안부딫히려 좋게좋게 해결하는 편입니다. 무엇보다 제 중심을 잘 세우고 제 할일에 충실하자는 생각입니다.

아버지께 살짝 얘기를 해봤는데 아버지는 미리서 그런 얘기 하지 말라고 아빠가 알아서 할께 그러세요. 물론 맞는 소리입니다. 그러나 저도 걱정이 많이 됩니다. 제 이름으로 된 집이 팔린다는 기약도 없고 오빠 명의의 빌라(오빠는 살지 않고 짐만 있음)는 오빠가 월세를 주고 싶어하는데(물론 그 집에서 나오겠다고 확답한 건 아니고 자신도 거처를 갈팡질팡 하고 있음), 저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부모님은 네가 원하면 그 집에서 살라고 하시고 오빠도 병원에서는 네가 살라고 말은 했는데, 마음이 바뀔 수도 있고 저 때문에 월세 못받는다고 원망할 수도 있으니 쉽게 결정을 못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집에서 살고 싶진 않습니다. 물론 고시텔보다는 100배 낫고 저도 저축을 더 할 수 있으니까(나중에 대학원도 가고 싶고요) 좋은데, 그 집이 있는 동네는 너무 어수선하고 조용하지가 않아서 마음에 안들기도 하고요. 예전에 오빠가 살던 집이라 마음에 거리낌도 있고요. 그리고 오빠의 이름으로 된 집에서 사는 게 저는 자유로운 마음이 안들 것 같아서요.

저는 제 이름으로 된 집을 가지고 싶어요. 오빠처럼요. 저는 이대로라면 제 재산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오빠는 서울에서 자기 이름으로 된 집에서 살면서 일했는데 저는 본가로 와서 커리어도 망치고(제 잘못이 크지만) 돈도 별로 없고 억울한 면도 있습니다. 저는 결혼을 안하고 독신으로 살고싶기 때문에 제 스스로 일을 꼭 해야 하고 제 거처가 확실히 있어야 합니다. 물론 본가에서는 독립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오빠와는 같이 살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은 아버지 병환 때문에 같이 있지만 너무 제가 힘이 듭니다. 진이 빠지고 기가 빠지는 느낌이랄까요... 마음이 어두워지고 삶이 비관적으로 보입니다. 그런 안좋은 영향을 받고싶진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제 삶을 자유롭게 사랑하면서 즐겁게 살고 싶습니다.

저도 지금 당장은 독립을 못하기 때문에(아버지 마지막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취직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금전적으로 안정이 안되니까) 어떻게 결정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빌라에 오고 싶으면 너도 오빠처럼 갈팡질팡 하지 말고 확실히 결정을 해라 하세요.

제 마음 같아서는 아버지 살아계실 때 제 이름으로 집을 마련해주세요 부탁하고 싶습니다. 전세라도요. 아버지는 제 거처를 마련해주신다고 하셨지만 돌아가시면 오빠는 그럴 것 같지 않습니다. 어머니가 오빠 영향을 아주 안받고 저를 도와주신다는 보장도 없고요. 그 이야기를 살짝 드렸는데 아버지께서는 집이 안팔린다면서 아빠가 알아서 한다고만 하시네요.

저도 제 재산이 아닌데 이래라 저래라 하는게 무척 불편합니다. 그러나 이미 자기 집을 가지고 있는 오빠를 보면서 저는 불공평하게 생각되는 것도 사실이고, 저도 자식으로 상속권이 있는데 오빠가 다 차지하게 되면 너무 억울할 것 같고 다시는 오빠랑 왕래를 안하게 될 것 같아서 그런 일은 없어야 할 것 같아요. 물론 제가 고시텔부터 시작하면서 제 스스로 살 수도 있습니다만, 너무 힘들 것 같습니다. 저축도 하고 공부도 하고 싶거든요. 적어도 형제간에 공평하게 그런 분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톨릭 신자로서 자꾸 돈에 욕심내는 것 같아 스스로 조심하고는 있는데 현실적으로 먹고 살기도 힘들고, 저는 독신으로 살아야 하고, 무엇보다도 오빠가 주인노릇 하려는 게 너무 불편해서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여러 지혜로우신 분들의 조언을 기다립니다.


제가 오빠 명의로 된 빌라에서 살고싶다고 이야기를 해야하나, 집을 마련해달라고 끝까지 추진을 해야 하나, 오빠의 주인노릇(?)을 막고 그 피해를 안입으려면(공평히 재산분배) 어떻게 해야하나, 그냥 마음 비우고 고시텔부터 시작해야 하나 어려운 질문들이지만 저 혼자는 도저히 답이 안나와서 도움의 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버지 간병 때문에 취직활동을 못하고 있는데 그냥 취직을 해서 독립을 해야 하나(오빠가 손쓰기 전에 빨빠르게, 아빠 살아계실 때 취직) 고민이에요. 저는 그래도 아버지 마지막에(병세가 얼마나 길어질진 모르지만) 같이 있어드리는게 나중에 후회를 안할 것 같아서 일을 안하고 있는데.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아빠 살아계실 때 취직을 해야 아빠가 좋아하실지, 적어도 일하는 모습은 보여드려야 제 거처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주실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요.

물론 기도, 기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 스스로 어떻게 마음을 가지고 무슨 행동을 해야 하니까 이렇게 글을 올롭니다.

그냥 다 맡겨드리고 돈에 연연하지 않고 고시텔부터 시작하는 게 답이라면 그렇게 할 마음도 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은 의견들 부탁드립니다.

아버지 병환으로 제가 심신이 많이 힘든 상태입니다. 무작정 질타하시기 보단 따뜻한 마음으로 말씀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물론 제 잘못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고쳐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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