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부활 제3주간 월요일 '2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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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4-03-29 ㅣ No.5725

부활 제3주간 월요일 '24/04/15

 

우리말에 동상이몽’(同床異夢)이란 표현이 있습니다. 같은 자리에 앉아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상황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유다인 오천 명에게 빵을 나누어주신 기적을 베풀어주시자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반갑게 달려옵니다. “라비,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요한 6,25)

 

하지만 예수님은 서글픈 마음으로 그들을 바라봅니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26) 그러시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르십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힘쓰지 말고, 길이 남아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양식을 얻으려고 힘써라. 그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줄 것이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사람의 아들을 인정하셨기 때문이다.”(27)

 

그런데도 유다인들을 엉뚱한 소리를 해댑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려면 저희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28) 예수님께서는 답답한 마음속에서도 힘주어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일은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는 것이다.”(29)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을 위하여 무엇을 어떻게 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주 하느님께서 보내신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것이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이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신 예수님의 구원 방법론과 그 사랑으로 우리가 구원되는 것을 말씀해주십니다.

 

이 말씀은 정말 천주교 신자라고 하면서도 천주교 신자답지 못하게 사는 우리를 가리키는 듯합니다. 우리가 주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주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그저 주님께서 자기가 하는 것을 축복해주시고 자기가 달라는 것을 달라고만 하는 욕심쟁이가 아닌가 싶어 송구스럽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우리 죄를 용서해주시고, 우리가 하려는 것보다 주님께서 하라고 명하신 그 말씀대로 할 때 정녕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깨우쳐 주시어,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신 새생명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아울러 주님께서 오늘 세월호의 영혼들을 어루만져 주시고 영원한 생명을 허락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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