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모신심미사 13 지켜보았다 '18/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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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18-08-17 ㅣ No.3625

성모신심미사 13 지켜보았다   '18/08/18

 

 

 

말씀  십자가 길에서의 모자(루카 23,26-31.49)

23 26그들은 예수님을 끌고 가다가, 시골에서 오고 있던 시몬이라는 어떤 키레네 사람을 붙잡아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님을 뒤따르게 하였다. 27백성의 큰 무리도 예수님을 따라갔다. 그 가운데에는 예수님 때문에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여자들도 있었다. 28예수님께서는 그 여자들에게 돌아서서 이르셨다.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 때문에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들 때문에 울어라. 29보라,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 아이를 배어 보지 못하고 젖을 먹여 보지 못한 여자는 행복하여라!’ 하고 말할 날이 올 것이다. 30그때에 사람들은

          산들에게

     우리 위로 무너져 내려라.′ 하고

         언덕들에게

      우리를 덮어 다오.′ 것이다.

     31푸른 나무가 이러한 일을 당하거든 마른 나무야 어떻게 되겠느냐?”

  49예수님의 모든 친지와 갈릴래아에서 부터 그분을 함께 따라온 여자들은 멀찍이 서서 그 모든 일을 지켜보았다.

 

 

 

내 어머니

언젠가 어떤 신부님께서 피정 강론 중에, 어느 날 한 아이가 나쁜 짓을 했는데, 그 어머니가이 아이는 그런 짓을 할 아이가 아니에요!” 라고 막무가내로 감싸주는 바람에, 결국 그 아이가 잘못을 실토했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그 신부님은 무조건적인 신뢰와 변호를 통해 드러나는 어머니의 사랑이, 잘못이 발각될까봐 처벌당할까봐 망설이는 아이의 두려움을 잠재웠다고 회상했습니다. 그 아이가 어머님 사랑에 대한 보답과 그 사랑에 의지하여 용서받으리라는 신뢰로 자신의 잘못을 있는 그대로 고백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다 주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어리석을 정도로 간혹 무지몽매할 정도로 자식의 편을 일방적으로 드는 어머니들이 있고, 그 어머니들의 사랑과 전폭적인 지지와 그에 따른 희생으로 우리가 지금 살아 있습니다.

 

 

 

우리 어머니

피에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을 바라봅니다. 십자가에서 죽은 아들을 부둥켜안고 슬픔에 잠겨 있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을 그린 조각상입니다.

십자가에 못박힌 아들 예수의 모습을 바라보는 성모 마리아의 마음이 어땠을까? 자식의 운명이랄까, 자식의 소명을 너무나도 잘 아는 어머니 마리아는 자식의 십자가상 죽음을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되는 상황에서 그저 지켜 보고 있어야만 하는 처지가 인간적으로는 너무나도 힘겨웠을 수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어쩌면 마리아는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 아버지께서 지금의 저 수난을 멈추고 다른 방법을 택하실 수도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마치 아브라함이 하느님의 명대로 모리야 땅에서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려고 할 때, 단지 아브라함의 믿음만을 시험하시고 그 아들 이사악을 살려주셨던 것처럼. 그 대신 천사를 시켜 덤불에 뿔이 걸린 숫양 한 마리를 대신 번제물로 바치게 하셨던 것처럼.

그 아이에게 손대지 마라. 그에게 아무 해도 입히지 마라. 네가 너의 아들, 너의 외아들까지 나를 위하여 아끼지 않았으니, 네가 하느님을 경외하는 줄을 이제 내가 알았다.”(창세 22,12)

 

아니면,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 인류를 구원하실 수도 있으시리라고 믿고서는, 자식의 숨이 넘어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애타게 기다렸는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이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러 갔을 때, 세례자 요한이,

“‘제가 선생님께 세례를 받아야 할 터인데 선생님께서 저에게 오시다니요?’ 하면서 그분을 말리자”(마태 3,14),

예수님께서는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 하고 대답하셨다. 그제야 요한이 예수님의 뜻을 받아들였다.”(마태 3,15) 

는 성경 말씀처럼, 마리아는 예수님이 결국에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기 위해 그래야 되는 줄은 알았지만,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받으시고 곧 물에서 올라오셨다. 그때 그분께 하늘이 열렸다.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처럼 당신 위로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그리고 하늘에서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태 3,16-17)

그래서 그가 주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드님이며 구세주이심을 알았지만, 그래도 그 마음은 아기의 할례식 봉헌 때 예언자 시메온이 말했던 바로 그대로 무너나고 쓰라렸으리라.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루카 2,34-35)

 

죽음을 이기는 희망

마리아는 비록 인간적인 슬픔에 잠겼었지만, 좌절이나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지는 않았습니다. 아들의 죽음 앞에서 제자들, 백성들, 식민지 지배자들, 심지어는 하느님 아버지께 순간적인 원망이 들었을지는 몰라도, 마리아는 내일을 바라보며 하느님의 다음 수순을 기다리며 지켜보았습니다.

 

마리아에게는 그 아들의 시작이, 하느님 아버지의 섭리가 그래왔기 때문입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28.30-33.35.37)

 

처녀인 자신이 생명을 수태한 그 시작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던 일이었기에 이해할 수도 받아들이기도 쉽지 않은 시작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신실한 마리아는 앞으로 무엇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지만, 하느님의 부르심이기에 기꺼이 응답했습니다. 자신에게 어떠한 일이 닥칠지도 모르면서도 그저 하느님께 의탁했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그 응답이 오늘 이렇게까지 진행되리라고는 몰랐어도, 그러나 마리아는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기다렸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그들 손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죽임을 당하였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마르 9,31)

그 옛날 첫 시작에 천사가 했던 그 말을 되새기면서……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37)

 

성자의 수난과 십자가로 부활의 영광에 이르는 은총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의 죽음을 바라보며 슬퍼하는 사람들에게 조급한 마음으로 외치셨는지 모릅니다.

,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루카 24.25-26)

 

그 누구는 아마도사랑이시라는 하느님이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죄를 용서해 주려면 그냥 용서하시지, 왜 이렇게 잔인하게 비칠 정도로 아들의 죽음을 가져오면서까지 인류를 구원하셨느냐?” 라고 반문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주 하느님은 부활의 영광이 현실에서 인간이 노력하여 무엇을 하나 더 얻고 성취하여서 되는 것이 아니라, 희생을 통해 주어지는 것임을 깨닫게 해주시려 하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치 성공의 대명사인 아버지의 모습보다, 희생의 대명사인 어머니의 모습처럼,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다.” 라는 말처럼, 자식을 사랑함으로써 자식의 뜻을 받아주기 위해 찢어지는 가슴을 움켜잡고 그 고통을 감내하고 희생해야 하는 부모님처럼, 사랑은 그렇게 너를 살리기 위해 내가 죽어주는 방정식인가 봅니다.

 

삼종기도의 한 구절을 바쳐봅니다.

성자의 수난과 십자가로 부활의 영광에 이르는 은총을 저희에게 내려주소서.”

십자가의 길 기도의 후렴을 불러봅니다.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의 주님 상처 깊이 새겨주소서.”

 

 

 

기도

죄인인 저희를 구하시기 위해 수고수난하시는 주님,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죄인인 저희를 구원하시기 위해 우리의 죗값으로 십자가상에서 생명을 내어주신 주님,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죄인인 우리가 죽음에서 벗어나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도록 새 생명을 나눠주신 주님, 찬미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십자가 아래에서 당하셨던 어머니의 고통을 기억하는 저희를 어여삐 살피시는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자녀들의 좌절과 고통 앞에 함께 슬퍼하는 어머니들을 굽어보시는 성모 마리아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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