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하느님! 당신은 그러실 수 있습니다!!

인쇄

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6-12-22 ㅣ No.347

마이크라는 예수회 신학생이 있었다.

그는 예수회에 몸담은지 13년 만에 사제 서품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그 무렵,

그의 시력이 희미해지고 전체적으로 신경도 날카로워졌다.

그는 장상들에게 이를 보고했고 장상들은 그를 의사에게 보냈다.

 

검사를 마친 의사는 신경안정제를 처방해 주었는데,

생물학적 불규칙성으로 인해 안정제가 마이크에게는 오히려 흥분제가 되고 말았다.

그는 다시 의사를 찾아갔고,

의사는 복용량을 두 배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마이크의 시력은 더욱 희미해지고 신경 또한 더욱 날카로워지자 신학원장이 그를 불렀다.

"마이크, 어떻게 이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네.

올해에는 자네가 서품을 받지 않는 것이 하느님의 뜻인것 같네."

 

마이크는 줄곧 모범적인 신학생으로 오로지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바를 행하고

그대로 따르려 노력해 왔다.

 

그는 조용히 학장실을 나와 말없이 자기 방으로 갔다.

그러고는 자기 생각을 하느님께 아뢰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그는 침대 옆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침대 매트를 두 팔로 연신 내리치며 울부짖었다.

 

"제게 이러실 수는 없습니다.

당신께 제 인생을, 제 청춘을 통째로 바쳤습니다. 제게 이러실 수는 없습니다.

사제 서품을 코앞에 두고 있는데, 제 평생의 꿈을 낚아채 가시다니요!"

 

그리고 침대 매트를 마지막으로 내리치고 나서 마이크는 끙끙 신음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신은 그러실 수 있습니다

당신은 제 하느님이시니까요.

당신은 제게 원하시는 대로 무엇이든 하실 수 있습니다."

 

그 후 안정제가 오히려 흥분제 효과를 냈다는 사실을 의사가 발견하게 되었고,

마이크는 그 이듬해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서품에 얽힌 이 극적인 사연은 하느님의 뜻에 따르는 삶을 추구하는 그에게

평생 동안 잊혀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하느님이 정하신 때에-



209 2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