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사순 제2주간 금요일 ’2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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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4-02-09 ㅣ No.5680

사순 제2주간 금요일 ’24/03/01

 

지난 연말에, 어디에선가 이젠 정리할 때가 되었습니다.’란 글을 보았습니다. 연말이 되면서 여러 가지를 정리해야 하겠지요. 그런데 그 중에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이들은 더욱 관계를 돈독히 하고, 나에게 부담이 되거나 손해가 되는 이는 정리해 버리는 것이 인지상정일까 싶습니다.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되고 또 어떤 면에서 부담이나 손해가 되는가도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에는 포도원 소작인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성실히 일해서 소출을 내고 주어진 만큼의 소득을 취하는 소작인들이 아니라, 아예 소작장 전체를 자신의 것으로 하고 소출을 전부 자기 것으로 삼고자 하는 탐욕을 부리는 소작인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출을 받아 가려는 주인의 종들을 죽이고 마침내는 주인의 아들마저도 죽여버리고 소작장을 차지하려는 소작인들을 봅니다. 사람들은 그들을 가리켜 말합니다. “그렇게 악한 자들은 가차 없이 없애 버리고, 제때에 소출을 바치는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밭을 내줄 것입니다.”(마태 21,41)

 

예수님께서는 성경의 구절을 인용하여 말씀하십니다.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42)

 

우리는 평소 아쉬워서 그리고 필요해서 주님께 간절히 청해, 나 스스로 요구자로 자청하며 주님의 가난한 이들과 어려운 이들에게 돌아갈 사랑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인제 와서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정리해 버린다면, 나는 예수님께는 이미 오래전에 정리되어야 했을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세상을 지어내시고 나를 축복해주시면서, 가족과 형제들과 이웃 친지들과 자연의 피조물들을 돌보라고 맡기신, 주님의 사랑과 은총을 독차지하고 가로채는 일이 없도록 합시다. 때로는 우리에게 부담이 되고 손해를 끼쳐 도와주어야만 하는 이들을 물리치지 말고 잘 돌보도록 합시다. 


아울러 오늘 우리나라의 두 번째 방인 사제인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탄신일을 맞아, 하루빨리 신부님의 시복이 이루어지기를 간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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