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 게시판

사랑하고 감사하올 추기경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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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현 [jeeherb] 쪽지 캡슐

2009-02-27 ㅣ No.1084

추기경님.
 
시간이 벌써 이리 지나갑니다.
선종 소식을 접하고부터 계속 눈물이 납니다.
엉엉 소리내어 우는 것은 아니지만,  
추기경님 생각할때마다
뉴스를 접할때마다
미사를 드릴때마다
기도를 드릴때마다 자꾸 눈물이 번집니다.
 
생각해보면
추기경님과의 추억이 많은 것도 아닌데...
우리 성당 건립때 오셔서 축성해주시고,
성체대회 때 멀리서 뵙고...그게 다인것 같은데도
어찌 제 마음은 이리 허전하고 뻥 뚫릴것 같을까요?
 
돌아가시기 전... 외로움을 많이 느끼셨다고 하는데,
그런 추기경님의 인간적인 면모를 이제 새삼 알게 되니
더 마음이 저려옵니다.
 
그런데 추기경님.
이렇게 슬퍼하는 것이 단순히 감상적인 것만은 아닌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무언가 달라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라는 추기경님의 문장처럼
모든이를 위할 수는 없겠지만,
제가 지금 생각하는 바를 아주 조금은, 아주 조금은
그러한 방향으로 잡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변해가는 제 자신을 저도 느끼기 시작합니다.
당신의 죽음을 슬퍼하는 제 마음은
감상적인 것이 아니라,
사랑과 용서라는 말을 조금씩 이해하려고
노력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지켜봐주세요.
당신께서 그토록 사랑하셨던 이 나라와 국민들,
천주교회와 사제와 신자들,
그리고 다른 그리스도교와의 일치,
특히 가난한 자와 상처받는 이를 위해 기도해주셔요.
 
이제는 저희가 당신을 위해 기도드려야하는데
아직까지도 저희를 위하여 기도드려달라 청하오니
송구스럽습니다.
 
추기경님. 사랑과 감사를 드립니다.
생전에 이런 말씀 감히 드릴수도 없었으나,
이제는 이러한 공간에서나마 말씀드립니다.
 
하느님 품안에서
사랑하옵는 어머니와 깊은 은총을 받으소서.
 
평안한 휴식을 취하소서.
 
아멘.
 
황지현 율리아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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