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입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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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3-12-08 ㅣ No.167

제목: 밤을 입으며

 

 

 

사막의 모래는 나이테가 없다.

 

 

 

나이테 없는 모래는 선인장만을 낳았다.

 

 

 

세월을 멈추려 선인장을 잘랐더니

 

 

 

나이테는 이미 부활해 버렸다.

 

 

 

나를 낳은 아버지가 흙을 입던 날

 

난 고백성사를 보았다.

 

 

 

똥칠 좀 그만하고 흙을 입으라고 ......

 

 

 

흙 상자 하나 살돈 없는 이 집구석에서

 

 

 

신부(神父)가 태어난 날!

 

 

 

 아비 흙 입히고, 내는 밤을 입었다.

 

 

 

 *수단(천주교 신부神父의 검은 치마로 된 긴 유니폼)이 늘 무거워

 

 

 

 흙을 입으면 벗는가? 했더니

 

 

 

 신부는 흙을 입어도 밤과 함께 묻는다 하더라!

 

 

 

 오늘 밤은 별이 보인다.  서울인데....

 

 

 

 밤을 입어서인지 가끔 저별을 본다. 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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