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의시간

진주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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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7-05-04 ㅣ No.233

 

진주

영어로 쓰인 가장 오래되고 생동감이 넘치는 단어들은 새나 짐승들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 명사들의 집합이다.


이러한 것들의 목록은 이미 1440년에 처음 쓰인 책에 나타나기

시작 했다.

이 단어들은 새나 동물들의 성격과 속성을 잘 나타낸다.

 

어떤 것은 실제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기도 하고

어떤 것은 시적이기도 하다.


사자들의 자만, 어치새들의 파티, 공작새들의 겉치레,

종달새들의 환희, 거위들의 꽥꽥거림, 참새들의 재잘거림,

조개들의 침대, 물고기들의 학교, 모기들의 구름,

부엉이들의 의회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세월이 흘러 이 명사들의 결합으로 어떤 사물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은 새나 짐승들뿐만 아니라 다른 것에도 사용되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지혜의 진주들이다.

조갯살은 아주 연하고 부드럽고 상처를 받기 쉽다.

두꺼운 껍데기의 보호가 없다면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조개는 숨을 쉬려면 껍데기를 열어야 한다.

조개가 숨을 쉬려고 껍데기를 열 때 모래 한두 알이

조개껍데기 안으로 들어와 조개와 일생을 같이 한다.


모래도 조개의 삶의 일부가 된다. 그 모래가 조개에게 고통을 준다.

하지만 조개는 모래가 주는 고통 때문에 자신의 부드러운 속성을

바꾸지 않는다.


고통을 회피하고자 딱딱해지거나 단단해지지 않는다.

조개는 단지 자신만의 방식으로 반응한다.

조개는 매우 천천히 인내심을 가지고 얇고 투명한 막을 만들어서

모래알을 감싼다.

그러면 고통으로 상처 입은 바로 그곳에서는

놀라운 가치를 지닌 진주가 만들어진다.


진주는 조개의 고통에 대한 반응이다.

진주를 만들어내는 조개가 사람들에게 훨씬 더 귀중한 가치가 있지만 모든 존재가 진주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조개에게 모래는 삶의 길이다.

부드럽고 연약한 우리가 바닥에 모래가 있는 바다에서 잘 살려면

진주를 만드는 일을 피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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