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마리에-old

8월호 제5장 레지오의 신심2

인쇄

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1-07-12 ㅣ No.8

제5장 레지오 신심의 개요

 

1. 하느님과 성모 마리아

 

교본은 마리아께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 두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이 두 관점은, 마치 동전의 앞뒷면과 같아서, 함께 하나의 주제를 이루어 나간다.

 

첫째, 구원론적 관점에서, 한 분이시며 각기 다른 세 위(位)를 지니신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각 위(位)와 마리아가 맺고 있는 각각의 관계성 안에서 드러나는 마리아의 신원과 역할이다.  들째는 교회론적인 관점인데, 그리스도 신비체의 어머니이시며 동시에 선교의 모델이요 모범이신 마리아의 신원과 특전에 대한 부분이다.

 

교본은 성모님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하여, 성모님과 하느님과의 관계를 먼저 이야기하고, 그 다음 교회와 교회의 구성원이며 성모님의 영적 자녀인 우리들에 대하여, 그리고 성모님께 대한 올바른 영성 안에서 우리들이 지녀야 할 사명에 대한 주제로 자연스럽게 그 흐름을  이어 나간다.  이러한 주제의 흐름은 성모님께 대하여 교회가 지닌 사고의 흐름이며 동시에 성모님께 대한 올바른 영성의 흐름을 나타내주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즉, 교회의 뿌리와 그 구성원의 모든 영적 생명력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로부터 생겨나, 포도나무의 건실한 줄기로 성장한 후, 교회 안에서 신비체의 일원으로서 구원 사업에 한 몫을 담당하게 됨을 의미한다.

 

제5장 1절 ’하느님과 성모 마리아’는 그 제목의 중요성이나 광범위한 주제의 개념에 비해 본문의 양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7장의 ’레지오 단원과 성삼위’에서 이를 보충하고 있고, 성삼위의 각 위, 즉 성부와 성자와 성령과 마리아의 각기 독특한 관계를 별도로 설명하고 있으므로, 제7장을 함께 읽음으로서 더욱 확실한 이해에 이르게 될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제7장이 제5장보다 앞에 있었다면 교본을 통해서 성모님을 이해하는데 좀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느낀다.

 

1.1 마리아에 대한 하느님의 구원 계획- 구원론적 관점에서의 마리아 이해

 

 레지오는 마리아를 ’새로운 하와’라 부른다. ’새로운 하와’로서의 유형론(類型論)적 마리아의 개념은 서기165년에 순교한 성 유스티노에 의해 처음으로 도입되었으며 그 후 성 이레네오가 이 주제에 대해 신학적 의미를 발전시켰다.

 

 유형론이란 대칭되는 두 대상을 특징적으로 비교함으로써 한 대상을 정확하고도 풍요롭게 이해시키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고대의 왕’을 어린아이에게 쉽게 설명하자면 ’먼 옛날에 살았던 대통령’이란 표현이라든가, 머리가 좋은 한국사람을 ’한국의 아인슈타인’ 이라는 말로 표현 할 수 있을 것이다.  먼 옛날에는 대통령이 없었고 한국에는 아인슈타인이 없지만, 시공간을 넘어서 최고 통치자라는 의미와 천재라는 의미는 쉽게 전달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도 이런 표현을 많이 쓰지만, 엄격한 의미에서 양자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그래서 유형론이란 먼저 일치점을  부각시켜 본질을 쉽게 파악하게 하고, 그 차이점을 대비시켜 두 대상의 존재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성서에는 이런 유형론적인 설명이 많은데, 이를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잘못 해석하여 오류가 발생하고 이단이 생겨나는 것이다.

 

교회헌장은 ’새로운 하와’인 마리아에 대한 교부들의 이해를 잘 설명하고 있다. "마리아는 이레네오의 말씀대로 ’순명함으로써 자신과 인류 전체를 위한 구원의 원인이 되신 것이다.’ 그러기에 적지 않은 옛 교부들이 설교 중에 이레네오와 함께 ’하와의 불순명이 묶어 놓은 매듭을 마리아의 순명이 풀어 주었고, 처녀 하와가 불신으로 맺어놓은 것을 동정 마리아가 믿음으로 풀었다.’고 즐겨 주장하였다. 그리고 하와와 비교하여 마리아를 ’산 사람들의 어머니’라고 부르며, 가끔 ’마리아를 통하여 죽음이 왔고 마리아를 통하여 생명이 왔다.’고 주장한다." 교본은 마리아께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성모님은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에 있어서 따로 떼어 놓을 수 없는 새로운 하와이시며, 그리스도께 매어 계시지만 그리스도께 꼭 필요한분이시다."

 

뗏세라(Tessera)의 그림에 대한 교본의 설명 또한 마리아를 ’새로운 하와’로 바라보는 ’유형론적 마리아 이해’를 잘 드러내고 있다. "까떼나의 계와 응은 성모님이 자신을 원죄 없이 잉태되게 하신 하느님께 감사 드리는 기도로서 레지오의 으뜸가는 신심 기도이며, 성모님이 뱀의 머리를 바수시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의 둘레에 자리한 ’나는 너를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너는 그 발꿈치를 물려고 하다가 도리어 여자의 후손에게 머리를 밟히리라.’(창세기 3,15)라는 말씀도 같은 내용이다.  한마디로 이 그림은 성모님과 뱀 사이, 성모님의 자녀들과 뱀의 후예들, 즉 레지오와 악의 세력 사이에 벌어지는 끊임없는 싸움에서 악마의 무리가 멸망하여 흩어짐을 나타내고 있다."  ’구약에 예언된 새 하와’로서 마리아를 이해하려 하는 레지오의 영성 가운데 주목할 점은, 위의 창세기에 대한 주석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유형론적 마리아관(觀)을 그대로 레지오(마리아의 후예)와 악의 세력 사이의 ’전쟁 개념’으로 까지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레지오는 바로 이러한 해석으로부터 ’구원사업을 위해 싸우는 군대’라는 신원을 낳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구원론적 관점에서의 레지오의 마리아 이해는 ’천주 성자의 강생과 함께 구세주의 어머니로 예정되었고 구약에서 예언한 새로운 하와로서의 유형론적 해석을 수용하였으며, 이러한 해석을 통해 레지오는 뱀의 머리를 밟는 새로운 하와의 후손으로서 뱀의 후예와의 전쟁을 수행하는 군대라는 신원을 갖게 되는 것이다.

 

 교본은 마리아의 신원을 마리아와 성삼위의 각 위와의 관계성를 통해 밝히고 있다. 마리아와 성삼위의 관계는 바로 ’주의 탄생예고 사건’ 안에서 잘 드러난다. 이 사건은 마리아 안에서 성령이 작용하심으로써 영원한 성자가 사람이 되셨으며, 이렇게 해서 인류가 성삼위와 결합되었으며, 마리아는 성삼위의 각 위와 각기 독특한 관계를 맺게 되었음을 알려주는 계시 사건이다.  성삼위께서는 대 천사를 통하여 자신을 마리아에게 몸소 밝히 드러내셨다. ’성령이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감싸주실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나실 그 거룩한 아기를 하느님의 아들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루가 1,35) 이 계시에서 성삼위는 뚜렷이 밝혀졌다. 첫째 강생의 신비를 주관하신 성령, 둘째 강생하실 분의 성부이신 지극히 높으신 분, 셋째 성자 곧 ’장차 위대한 분이 되어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이라 불릴’(루가 1, 32)분이시다.

 

성부께 대한 마리아의 관계는 ’딸’의 관계로 정의된다. 이 칭호는 다음과 같은 점을 나타낸다. 첫째로 ’모든 피조물 중의 으뜸’, ’하느님의 가장 마음에 드시는 자녀’, ’하느님께 가장 가깝고 사랑스러운 사람’으로서의 성모님의 지위를 나타낸다. 둘째, ’예수 그리스도와의 온전한 일치’를 나타냄으로써, 성모님이 성부와 새로운 결합을 이루게 되며 그로 인해서 성모님은 ’성부의 따님’이라는 신비적 칭호를 받게 된다. 셋째, 자녀가 아버지를 닮듯이 마리아는 성부를 현저히 닮음을 나타냄으로써 성부께서 발산하시는 영원한 빛을 세상에 베푸시는 데 맞갖은 존재임을 나타낸다.

 그러나 교본은 ’하느님의 따님’이라는 칭호만으로는, 성부께 대한 마리아의 관계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음을 언급하고 있다. 교본은 성 루도비꼬 마리아의 다음의 말을 인용한다.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에게 당신 성자와 그 신비체의 지체들을 탄생시키는 능력을 주시기 위하여 피조물에게 허용할 수 있는 최대의 은총을 베푸셨다." 즉, 성부께 대한 마리아의 관계는 단순히 인간적인 부녀 관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마리아는 당신 성자의 어머니이신 동시에 성자의 지체들의 어머니 되신다.

 

결론적으로 마리아는 성부의 단순한 ’딸’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 중에 으뜸’이시며, 자녀가 아버지를 닮듯이 마리아는 성자와의 온전한 일치를 통해 성부를 닮음으로써 성부가 발산하는 영원한 구원의 빛을 신비체의 지체들에게 전달하는 ’은총의 중재자’ 역할을 통해 그리스도 신비체의 어머니가 되신다.

첨부파일: 5장_레지오_신심의_개요.hwp(33K)

898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