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승천 대축일 - 해바라기의 승천

인쇄

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5-05-08 ㅣ No.168

 

해바라기가 오늘 해가 되어 푸르름 고향으로 승천합니다.


예수님은 해바라기!

성부의 뜻만을 따른 성부의 해바라기


그저 태양의 빛만을 향해 전존재를 봉헌한 해바라기!

불타는 가뭄속에서도 그는 오히려 태양을 쳐다보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어리석은 지혜라고 했습니다.

가뭄속에선 입과 꽃을 고개돌리어 수분의 증발을 막아야 한다고 했지만

그는 온 몸이 다타버려도 오히려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 난 해바라기!

어린 동심은 

그저 하늘 푸르름속에 구름을 참 좋아하게 하였습니다.


어른의 세상 이땅은 이미 임자 없는 땅이 없는 각박한 세상이지만

어린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넓은 푸르름은 간판없는 자유로운 나의 왕국!


하늘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하늘이 그를 보기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하늘이 그를 갖는다면 그는 가장 자유롭고 푸른 사람이 되겠지요!


해바라기는 땅에서는 노란색이지만 죽어서는 푸른 하늘색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바라기 무덤의 흙은 푸른색이 된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해바라기는 하늘의 아들이며 하늘은 해바라기의 엄마이기에

아마도 성모님의 옷이 푸른 이유는 바로 하늘 엄마이기 때문이 아닌가?


수년전 45도를 넘는 폭염이 프랑스를 강타하였을때 떼제공동체에 갔습니다.

넓은 해바라기 밭을 보았습니다. 안타까웠지요!

많은 해바라기가  타죽어 갔습니다. 그렇지만 해만을 바라보는 운명을 갖은 해바라기

옆에 있던 어느 미국 수사님이 저에게 그러십니다.


“신부님 해바라기에겐 가장 행복이 아닐까요 해를 실컷 바라보다 해의 열기와 빛으로 흙의 삶에서 빛의 삶으로 옮아가는 것! 예수님도 저렇게 십자가상안에서 성부의 뜻만을 바라보는 해바라기로 죽으시고 묻히시어 부활하셨고 우리 모두를 데리고 갈 그곳으로 승천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은 다시 태양이 되고 하늘이 되어 우리에게 성령의 햇살을 내려주시는 태양이 되십니다.”나는 수사님들과 그날 저녁 지는 해를 바라보며 해바라기를 묻어주었다. 해바라기는 하늘로 그날 승천하였다. 그날 저녁오랜만에 단비가 내렸다.

승천하는 자는 이미 하늘보기를 사랑했던 이들이었을 것이다.

다음날 아침 해바라기의 무덤은 정말 푸른빛이 띠었다.. 우리는 하늘을 보담은 푸른 해바라기며 우리의 사람은 하늘을 보담은 푸른 흙이 될것이다.








317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