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의시간

회복의 시간 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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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7-04-23 ㅣ No.227

"나!" 라는 존재의 무게감 때문에 ........

 

잠이 오질 않습니다.

 

참 소중한 직분에 부르심 받아

 

수도원에서 살아가는 나의 모습은

 

늘 검은 옷을 입고

 

아픈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이들을 위로하는 것입니다.

 

 

 

가끔은 내가 아픈 것인지 아니면 나의 사람들이 아파서인지 모르지만

 

잠이 오질 않습니다.

 

한참을 뒤척이다

 

한 생각이 저를 침대에서 일어서게 했습니다.

 

그분도 지금 깨어 계시다는 것입니다.

 

 

지금 함께 깨어있는

 

그분이

 

다시 태어나면 다시 사제로 살겠냐는 말을 한다면

 

 

다른 사제들은 어떻게 대답할지 궁금합니다.

 

 

 

저라면 지금은 대답못하고

 

그냥 한없이 울것같습니다.

 

아니면 한없이 하늘만 멍하게 바라볼것 같습니다.

 

 

회복의 시간 피정을 할때

 

어느 수녀원제단에서 한없이 무릎꿇고 울었습니다.

 

아침에 수녀원을 산책하며서 어느 노수녀님이 저에게 이런 말씀을 건네셨습니다.

 

"행복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이미 하느님께서 그를 사랑하려고 애쓰는 사람이래요! 허신부님!"

 

순간 가슴이 찡했습니다.

 

 

"그런데 행복하게 해주려고 하려는 사람은 이미 하느님이래요 이미 하느님이 되어버려 하느님이 그사람을 차지한거래요!"

 

순간 눈물이 났습니다.

 

"신부님! 행복한 사제이길 기도합니다. "

 

 

허리 굽은 그 노수녀님이 내 시야에서 멀어져 갔다.

 

 

아마도 오늘은 이대로 앉아서 새벽을 맞이할것 같습니다.

 

 

이 밤과 새벽의 여명이 나에게 회복의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힘든 것이 아름다움으로 승화되는 것이 이 검은 옷의 표현양식인지

 

외로움의 차가운 공기가 애절한 그리움에서 깊은 사랑을 향한 분향으로 승화되는 것이 이 검은옷의

 

냄새인지..........

 

난 알수 없군요!

 

 

내가 오늘 시인인것이 사제인것보다 더 다행이라는 것을 느낄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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