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의시간

" 넌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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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례 [sopi63] 쪽지 캡슐

2005-08-20 ㅣ No.58

일기 형식입니다.(양해를 구합니다.)

 

**** 찬 미 예 수 ****

 

요즘들어 자주 비가 내린다.

내 맘 속에도 자주 비가 내린다.

이 비로 갈증을 해소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게 아닌 어둠의 질척한 비 인듯 모든게 씁쓸하기만 했다.

 

완이는(아들 이름) 재수해서 어렵게 간 대학을 휴학 했다.

중국에 한번 다녀오겠단다. 될 수 있으면 중국에서 '한의'를 공부해서 여기 저기 '선교'를 하고싶단다.

모두들 어렵고 힘들다고해서 안하고도 싶지만 주님께서 자꾸 그 쪽으로 인도하심을 느낀단다.

그런 완이의 얘길 들으면서 자꾸만 걱정과 의심과 불안감만 싹튼다.

오늘 아침에도 그런일로 다툼이 있은후 알바이트 한다고 훌쩍 나가버렸다. 

나도 성서 공부하러 성당으로향했다.

주님의 천사가 다른 자매들의 입을통해 또다른 완이모습과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보여주셨다.

아직도 이기적으로 세상적으로 내 안일만을 생각하는 영적 미숙아인 내 모습과 자기를 온전히 버리고 주님이 원하시는 일만 하겠다는 완이를 보면서누가 더 어른인지 잠시 혼동이 왔더랬다.

행동은 아기이면서 생각은 어른을 흉내내는 것인지...

이 불협화음을 어찌 설명해야하는건지....

아직 정서적으로 덜 성장하고 모든게 불안정하기만 한데 그 험난한 길을 가겠단다.

또다시 갈바리아 언덕의 말 할 수없는 고통속에 서 계신 성모마리아를 기억해본다. 오롯히 순종하고 계시는 그 모습을....

부모의 길은 멀고도 멀고, 산 넘어 산이라더니....

자식은 내 소유가 아니라고 도리질도 쳐보고, "네 맘대로 살아라"

하고 소리질러도 보았지만 결국은 아이가 원하는 길로 늘 소리없이 나도 가고있었다.

결국 부딪힘 없이 원하는 길로 처음부터 갔었더라면 마음의 상처도 없으련만 세상적인 비 신앙인의 가치관들로 아이를 저울에 올려놓고 이러니 저러니 저울질해대며 내 생각을 아이에게 투영시키려 애쓴다. 결국은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말이다.

 

방학이 끝나고 성서 100주간 개학 날이었다.

심히 부끄러웠다.

'전도서'의 말씀이 내 가슴을 '꾹꾹' 눌러대었다.

"자각하여라" "명심해라" "넌 아직 멀었다" "완이는 네 자식이 아닌 나 너의 주 하느님의 자식이니라 내가 그 아이를 잘 다듬고 만들어 나의 일에 쓰임 받게 하리라" 하시는 주님의 음성.....

 

두렵고, 떨리고....

 

주여 당신 뜻대로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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