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수녀님이 주신 몽땅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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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석 [drhur] 쪽지 캡슐

2001-08-25 ㅣ No.113

 

 이해인 수녀님의 글방을 해인글방이라고 한다.

 

 그 방은 소녀공주의 방처럼 가지가지 없는 것이 없었다.

 

 많은 엽서와 색연필 낙엽 그림 카드!

 

 나는 수녀님의 책상에서 몽땅 연필을 발견했다.

 

 그 몽땅 색연필이 얼마나 예쁘고 아름다운지

 

그것은 분명 수녀님께는 작지만 소중한 것임을 금새 알수 있었기에 차마

 

달라고 하지 않았다.

 

순간 처음으로 그것을 몰래 가져가면 어떨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많은 색중에 하나만 가져가면 안될까?

 

아니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지?

 

그리고 몇분후 고민 끝에 색연필을 하나를 주신다면 그 답례로 그 몽땅 색연필이 다없어질때까지 수녀님을 위해 미사를 봉헌해 드린다고 말했다.

 

나를 유심히 보시더니

 

수녀님은 웃으시며

 

"신부님 그럼 다가져가셔요! "

 

"왜 다 주시죠?'

 

"! 신부님은 하나만 주면 분명 금새 잃어버리실것 같아!"

 

"그냥 처음부터 다 드리고 싶어!"

 

그래서 나는 그 몽땅 색연필 한타스를 얻고 왔다.

 

수녀님이 주시면서

 

신부님의 노트에

 

이젠 여러가지 색을 넣어 주셔요!  이 몽땅색연필로!

 

사랑은 자기만의 색이있어야돼!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의 것을 훔치려하다니 참 모를일이다!

 

 한타스를 다받고 오는 나는 참 부자가 된것 같다.

 

그런데 만약 내가 처음부터 한다스 다 갖을 것을 원하여 한다스를 다 주셨다면

 

한개만 그렇게 갖고 싶은데  한다스 모두를 다준것 처럼 기쁘지 않았을 것이다.

 

"누가 속옷을 달라면 겉옷까지 벗어주어라!"라는 말이 바로 이런 기쁨을 주는 말씀이구나 생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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