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5동성당 게시판
아침 단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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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돕니다. 이것이 가을이라는 걸까요? 비가 올 것같은,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지만 저는 이런 잿빛 하늘이 참 좋습니다.
아침미사를 끝내고 사제관으로 돌아와 거울 속의 제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어제 먹은 음주 탓인지, 부옇게 변해버린 흰자위와 고집스럽게 다문 입술이 보입니다. 사람 만나는 일, 적당한 체면을 유지하기 위한 문화생활, 무난하게 살아가기 위해 습득한 몇가지 요령들... 놓치기 싫은, 놓칠 수 없는 모든 것들이 얼굴속에 다 들어 있습니다. 당신을 만나기 위해 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을까요? 저는 진심으로 그런 결단을 원하는 것일까요? 가진 것은 그대로 두고 당신 사랑을 더 얹어 받고자 하는 욕심을 주여, 제게서 없애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