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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마태오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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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03-02-12 ㅣ No.71

 

 

신약 마태오 복음 해제

 

 

-정양모,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 기념 신약성서1 마태오 복음서, 분도출판사, 1990

 

 

 

 

1. 저자

신약성경의 열두 제자 명단에는 번번이 마태오라는 사람이 나온다(마르3,18=마태10,3=루가6,15; 사도 1,13). 그런데 마태오 복음서에서만은 그의 전직을 명시하여, 예수의 제자로 발탁되기 전에 그는 세관원이었다고 한다(마태 9,9; 10,3). 그러나 세관원 마태오의 소명사화(9,9)는 마르 2,13-14를 옮겨 쓴 것에 불과한데, 여기서는 마태오가 아니라 레위가 제자로 뽑혔다고 한다. 레위와 마태오가 같은 사람이든 다른 사람이든간에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인 마태오가 복음서를 썼다는 설을 처음으로 내세운 이는 히에라폴리스의 주교 파피아스(60-130년경 생존)이다. 그의 설이 가이사리아의 주교 에우세비오스(260-340년경 생존)가 집필한 〈교회사〉 3, 39, 16에 수록되어 있는데 직역하면 다음과 같다. "마태오는 히브리어로 말씀들을 편찬했는데, 제각기 힘닿는 대로 그것들을 번역했다." 파피아스의 설을 이어받아 프랑스 리옹의 주교 이레네오(130-200년경 생존)는 "베드로와 바오로가 로마에서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고 있을 때 마태오는 히브리인들 가운데서 살면서 그들의 고유한 언어로 복음서를 펴냈다"고 한다(반이단론 3, 1, 1). 파피아스와 이레네오의 증언으로 말미암아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인 마태오가 히브리어 또는 아람어로 복음서를 집필했고 후대의 어느 누가 그것을 그리스어로 번역했다는 전통적 학설이 생겨났다.

  그러나 지금의 마태오 복음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히브리어 또는 아람어에서 번역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어로 씌어진〈예수 어록〉과〈마르코 복음서〉를 참고하여 직접 그리스어로 집필한 것임에 틀림없다. 따라서 예수의 직제자 마태오가 복음서를 집필했다는 설은 따를 수 없다.

  그러므로 복음서 자체를 검토하여 필자의 됨됨을 추론할 수밖에 없다.

 

1) 우선 그는 그리스어를 구사하는 그리스도인이다. 그리스도어로 복음서를 집필했기 때문이다.

2) 그는 히브리어 및 아람어에 익숙하고 유대교 계율과 유대인들의 관습을 익히 아는 그리스도인이다(해제2 참조). 따라서 그는 유대계 그리스도인이다.

3) 필자의 교회는 10여년 전까지 성전세를 바쳤고(17,24-27) 초기에는 율사들과 바리사이들의 권위      를 인정했으며(23,2-3), 십일조도 바치고(23,23) 안식일도 지킨다(12,11-12; 24,20). 그렇지만 예수님과 사도들을 배척한 유대 민족을 단죄하며, 특히 바리사이들과 율사들을 통박한다(23장). 그는 율사들의 주석 방법을 익힌 사람답게, 예수를 일컬어 구약의 예언을 성취한 메시아요, 또한 율법의 뜻을 바로 밝힌 참 해석자라 한다. 따라서 필자는 유대계 그리스도교의 율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늘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사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헌것도 꺼내 주는 집주인과 비슷합니다"(13,52)라는 말씀은 유대계 그리스도교 율사들의 자세를 천명한 말인데, 우리 복음서의 필자야말로 그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을 것이다(5 편집 사상, 3) "교회론", (2) "교직자" 참조).

  이제부터 우리는 이 사람을 편의상 마태오라고 부르겠다.

 

2. 독자

필자는 세 차례에 걸쳐 히브리어 또는 아람어를 번역해 준다. 즉,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요(1,23), 골고타라는 곳은 "해골터"라는 뜻이며(27,33),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는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라는 뜻이라고(27,46)번역했다. 그 밖의 경우에는 독자들이 히브리어 또는 아람어 낱말이나 표현을 이해한다고 전제하고 그대로 사용하는데,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 거룩한 도시 (4,5; 27,53)

  - 작은 계명, 큰 계명 (5,19; 22,36; 23,23)

  - 바보 (원전에는 히브리어 "라카" 5,22)

  - 지옥 (원전에는 히브리어 "게엔나" 5,22.29.30; 10,28; 18,9; 23,15.33)

  - 멍에를 메다 (11,29)

  - 세상의 종말 (13,39.40.49; 24,3; 28,20)

  - 살과 피 (16,17)

  - 매고 풀다 (16,19; 18,18)

  - 율법과 예언자들은 다 이 두 계명에 달려 있다 (22,40)

  - 나는 이 피에 대해서 무죄요 (27,24)

필자는 또한 독자들이 유대교의 계율이나 유대인들의 풍습을 이해하는 것으로 전제하고 아무런 설명 없이 기술하는 예가 많다.

  - 제단에 예물을 드리기 전에 화해하라 (5,23)

  - 자선을 드러내지 말라 (6,1-4)

  - 기도를 드러내지 말라 (6,5-6)

  - 단식을 드러내지 말라 (6,16-18)

  - 거룩한 것을 개들에게 주지 말라 (7,6)

  - 제관은 안식일에 성전에서 일해도 무죄하다 (12,5)

  - 제자들이 식사 전에 손을 씻지 않다 (15,2 비교 마르 7,2-3)

  - 어떤 사유로든지 …아내를 버려도 됩니까 (19,3 비교 마르 10,2)

  - 성구갑을 넓적하게 하고 옷단에 달린 술을 크게 한다 (23,5)

  - 개종자를 만든다 (23,15)

  - 모든 수입의 십분의 일을 바친다 (23,23)

  - 모기를 걸러낸다 (23,24)

  - 회칠한 무덤들과 같다 (23,27)

위의 사항들을 종합할 때 필자는 유대교 분위기에 익숙한 그리스도인들을 상대로 복음서를 집필했다 하겠다. 정확히 말해서 독자들은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이었다 하겠다.

  그렇지만 필자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호의적이기는커녕 매우 비판적이다. 이스라엘 민족은 생시의 예수님을 처단했을 뿐 아니라, 부활하신 그리스도 역시 배척한 까닭에 하느님 백성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 한다. 이스라엘 민족을 단죄하는 단락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 유대인들은 예수 아기를 영접하지 않았다 (2,3.13.16)

  - 이스라엘 민족은 바깥으로 쫓겨날 것이다 (8,12)

  - 여러분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아 그 나라의 열매들을 내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 (21,41.43)

  - 임금은 살인자들을 없애고 그들의 도시를 불살라 버렸다 (22,7)

  - 의로운 피가 다 너희에게 돌아갈 것이다 (23,34-36)

  - 너희 집은 〔황폐한 채〕너희에게 버려 둔다 (23,37-39)

  - 그의 피는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책임집니다 (27,25)

이처럼 이스라엘 민족을 단죄한 필자는 이제 이방인들 편을 들어 이방인들은 예수를 영접했다, 예수께서 그들을 거두어 주셨다, 이방인들이 하늘나라를 물려받았다, 그러니 교회는 이방인 전도에 주력하라고 한다. 이방인들의 구원을 말하는 단락은 다음과 같다.

  - 동방 점상가들이 예수 아기를 섬겼다 (2,2.10).

  - 이방인들의 갈릴래아가 … 큰 빛을 보았도다 (3,15-16=이사 9,1-2)

  - 여러분은 땅의 소금이다 (5,13).

  - 여러분은 세상의 빛이다 (5,14).

  - 이스라엘에서 이방인 백부장의 믿음 같은 믿음을 보신 적이 없다. 무수한 이방인들이 성조들과 식사할 것이다 (8,5-13).

  - 그는 민족들에게 법을 알리리라. 민족들이 그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 (12,18-21=이사 42,1-4).

  - 가라지의 비유 해설 (13,36-43).

  - 여러분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아 그 나라의 열매들을 내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 (21,41.43).

  - 길들의 시발점들로 가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혼인잔치에 초대하여라 (22,9).

  -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 (28,10-20).

결론적으로 마태오 복음서의 독자들 상당수는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이라 하겠다. 그러나 그들은 유대교의 테두리를 벗어나 독자적인 교단으로 독립하여 유대교와 맞서고 있었다(5,17-48; 23장). 이 교단은 이스라엘 민족의 테두리를 벗어나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이 공존하는 혼성교회로 성장했다. 이 교회는 유대인 전도는 거의 포기하고 주로 이방인 전도에 주력했다.

 

3. 집필 장소 및 연대

집필 장소로는 흔히 이스라엘에 인접한 시리아 지방을 꼽는다. 사실 시리아 지방에서 100년경에 집필된 〈열두 사도의 가르침〉, 그리고 뜨라야 누스 황제(98-117년 재위)때 시리아 지방 안티오키아 주교로 재직하다가 순교한 이냐시오스가 마태오 복음서를 인용ㆍ이용한 사실로 미루어보더라도 이 복음서가 시리아 지방에서 집필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집필 연대는 더욱 확실하다. 마태오는 50-60년대에 씌어진 어록과 70년경에 씌어진 마르코 복음서를 옮겨 썼다. 그러므로 집필 상한 연대는 70년인 셈이다. 그리고 그 하한 연대는 〈열두 사도의 가르침〉이 씌어진 100년경이다. 그러니 마태오 복음서는 70-100년 사이에 씌어졌다 하겠는데, 그 집필 연대로 흔히 80-90년을 꼽는다.

 

4. 사료

마태오는 대체로 마르코 복음서의 구조를 따르면서 아울러 예수 어록과 자기 나름대로 수집한 특수사료를 수용했다. 그런데 그는 조직적인 사고를 하는 편집자였기 때문에 비슷한 말씀들이나 사화를 주제별로 한자리에 모아 놓았다. 마태오는 다섯 차례에 걸쳐 예수의 말씀들을 모아 집성문을 엮었는데, 그 집성문들 다음에는 반드시 "예수께서는…마치고 나서…하시게 되었다"라는 결어를 덧붙였다. 설교 집성문과 결어를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주 제                            단 락                결 어

  1) 산상 설교(참된 의로움)                5-7장                 7,28

  2) 파견 설교(참된 제자상)                 10장                 11,1

  3) 비유 설교(일곱 가지 비유)              13장                 13,53

  4) 공동체 설교(참된 형제애)               18장                 19,1

  5) 심판 설교                           24-25장                 26,1

  또한 마태오는 마르 1-2; 4-5장에 흩어져 있는 이적사화 여덟 편과 어록에서 취한 이적사화 두 편을 모아 이적사화 집성문(8-9장)을 엮었다. 이제 마태오가 수용한 사료들을 하나씩 살펴볼 차례이다.

 

1) 마르코 복음서

마태오가 마르코 복음서를 옮겨 쓰면서 삭제한 중요한 단락들은 다음과 같다.

   (1) 회당에서 미친 사람들을 고치시다        마르 1,21-28

   (2) 기도와 전도여행                             1,35-38

   (3) 예수는 정신 나갔다                          3,20-21

   (4) 네 가지 단절어                              4,21-25

   (5) 저절로 자라나는 씨의 비유                   4,26-29

   (6) 귀먹은 반벙어리를 고치시다                  7,31-37

   (7) 베싸이다의 소경을 고치시다                  8,22-26

   (8) 바깥 사람에 관한 말씀                       9,38-41

   (9) 소금의 상징어                               9,49-50

  (10) 예루살렘 입성 직후의 성전 참배             11,11

  (11) 첫째가는 계명에 관한 대담 후반부           12,32-34

  (12) 가난한 과부의 헌금                         12,41-44

  (13) 종말 설교 결론: 깨어 지켜라                13,33-37

  (14) 청년이 알몸으로 달아나다                   14,51-52

  마태오가 마르코 복음서나 어록의 단락을 옮겨 쓰면서 축소ㆍ확장ㆍ수정ㆍ중복한 경우는 매우 흔하고, 또한 같은 주제를 한 곳에 모은 까닭에 배열을 바꾼 경우도 더러 있다. 두드러진 예로 마르코 복음서와 어록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열 가지 이적사화를 모은 집성문 8-9장을 들수 있다.

   (1) 나병환자를 고치시다         마태 8,1-4 = 마르 1,40-45(축소)

   (2) 백부장의 종을 고치시다           8,5-13 = 루가 7,1-10(어록 확장)

   (3) 시몬의 장모를 고치시다           8,14-15 = 마르 1,29-31(축소)

   (4) 많은 병자를 고치시다             8,16-17 = 마르 1,32-34(축소)

     〔추종과 포기]                     8,18-22 = 루가 9,57-60(어록)〕

   (5) 풍랑을 가라앉히시다              8,23-27 = 마르 4,35-41(수정)

   (6) 미친 사람을 고치시다             8,28-34 = 마르 5,1-20(축소)

   (7) 중풍병자를 고치시다              9,1-8   = 마르 2,1-12(축소)

     〔세관원을 부르시고 함께 식사하시다  9,9-13 = 마르 2,13-17(수정)〕

     〔단식 논쟁, 새 것과 헌 것         9,14-17 = 마르 2,18-22(수정)〕

   (8) 야이로의 딸을 되살리시고 하혈하는 부인을 고치시다  9,18-26 = 마르 5,21-43(축소)

   (9) 소경을 고치시다                  9,27-31 = 마르 10,46-52(중복); 20,29-34

  (10) 벙어리를 고치시다                9,32-34 = 루가 11,14-15(어록 중복); 12,22-24

  마태오는 예수의 감정을 드러내는 표현이나 그분의 권위와 권능을 낮추는 표현을 아예 삭제하거나 수정하였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화를 내시며" (마르 1,41)      삭제        (마태 8,3)

   (2) "호통치시며"  (마르 1,43)      삭제        (마태 8,3)

   (3) "노기를 띠고 그들을 둘러보시며

       그들 마음의 완고함을 슬퍼하시면서"(마르 3,5)       삭제        (마태 12,12)

   (4) "그분의 친척들이 듣고서 그분을 잡으러 나섰다.

       그들은 그분이 정신 나갔다고 말했던 것이다" (마르 3,21)     삭제        (마태 12,22)

   (5) "당신 영으로 한숨을 쉬시며"(마르 8,12)     삭제        (마태 12-39a: 16,2a)

   (6) "그분은 거기서 아무런 기적도 행하실 수 없었고…그들의 불신에 대해서 이상히 여기셨다"

       (마르 6,5-6a)  수정   "거시서는 그들의 불신 때문에 많은 기적을 행하시지 않았다" (마태 13,58)

   (7) "껴안으시며" (마르 9,36)        삭제             (마태 18,3)

      "껴안으시며" (마르 10,16)       삭제            (마태 19,15)

   (8) "보시고 언짢아하시며"(마르 10,14)       삭제            (마태 19,14)

   (9) "왜 나를 선하다고 합니까"(마르 10,18)   수정  "왜 나에게 선행에 대하여 묻습니까?"(마태 19,17)

  (10) "예수께서는 그를 눈여겨보시고 그를 사랑스레 여기시며"(마르 10,21)    삭제    (마태 19,21)

  (11) "몹시 놀라고" (마르 14,33)     수정    "근심하고"(마태 26,37)

 

2) 예수 어록

루가는 대체로 어록의 순서를 존중하면서 큰 덩이로 잘라 3-4; 6-7; 9-17장에 집중적으로 옮겨 실었다. 그러나 마태오는 어록의 순서를 고려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갈기갈기 찢어 3-13; 16-20; 22-25장에 흩어 놓았다. 마태오 복음서 가운데 어록에서 따온 부분은 70군데가 좀 넘는다.

 

3) 마태오의 특수사료

마태오 복음서에만 수록된 말씀과 사화를 일컬어 특수자료(特殊資料)라 한다. 특수자료 가운데 더러는 마태오가 어록에서 따온 것이요, 더러는 그의 가필이다. 나머지는 오직 마태오만이 구전에서 수집하여 수록한 것들인데, 이를 일컬어 마태오의 특수사료(特殊史料)라 한다. 이제 한 대목 한 대목의 유래를 따지지 않고 마태오 복음서에만 있는 특수자료들을 나열하면 대충 다음과 같다.

   1) 예수의 족보 및 수태ㆍ탄생ㆍ성장기                          1-2장

   2) 세례자와 예수의 대담                                       3,14-15

   3) 가파르나움으로 이주                                        4,13-16

   4) 행복선언                                                   5,5.7-10

   5) 이 가장 작은 계명들 가운데 하나라도                        5,19-20

   6) 첫째 대당명제                                              5,21-24

   7) 둘째 대당명제                                              5,27-28

   8) 넷째 대당명제                                              5,33-37

   9) 다섯째 대당명제                                            5,38-39a

  10) 여섯째 대당명제                                            5,43

  11) 참된 자선                                                  6,1-4

  12) 참된 기도                                                  6,5-8

  13) 참된 단식                                                  6,16-18

  14) 내일을 걱정하지 말라                                       6,34

  15) 거룩한 것을 욕되게 하지 말라                               7,6

  16) 오직 이스라엘 가문의 잃은 양들에게로 가라                 10,5-6

  17) 종말 시한어                                               10,23

  18) 여러분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10,40-41

  19) 세례자는 엘리야이다                                       11,14-15

  20) 초대의 말씀                                               11,28-30

  21) 제관들과 안식일                                           12,5-7

  22) 발설한 말에 따라 심판을 받으리라                          12,36-37

  23) 가라지의 비유                                             13,24-30

  24) 가라지의 비유 해설                                        13,36-43

  25) 보물과 진주의 비유                                        13,44-46

  26) 그물의 비유                                               13,47-50

  27) 하늘나라의 제자가 된 율사                                 13,51-52

  28) 베드로가 물위를 걷다                                      14,28-31

  29) 나는 오직 이스라엘 가문의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다        15,24

  30) 베드로에게 행복선언 및 수위권 부여                        16,17-19

  31) 성전세                                                    17,24-27

  32) 어린이들처럼 되지 않으면                                  18,3-4

  33) 이 작은 이들의 천사들이 아버지의 얼굴을 항상 보고 있다    18,10

  34) 형제가 죄를 짓거든                                        18,15-18

  35) 함께 청하거나 모이면                                      18,19-20

  36) 무자비한 종의 비유                                        18,23-35

  37) 하늘나라를 위한 독신                                      19,10-12

  38) 포도원 일꾼들의 비유                                      20,1-16

  39) 예루살렘 입성 때 시민들의 반응                            21,10-11

  40) 성전에서 소경들과 절름발이들 치유 및 어린이들의 환호성    21,14-16

  41) 두 아들의 비유                                            21,28-32

  42) 여러분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아 가실 것이다           21,43

  43) 혼례복을 입지 않은 사람                                   22,11-14

  44) 바리사이들과 율사들이 모세의 좌석에                       23,2-3

  45) 여러분은 랍비ㆍ아버지ㆍ사부라 하지 마시오                 23,8-10

  46) 불행하도다, 너희 율사와 바리사이 위선자들아               23,15

  47) 불행하도다, 너희 눈먼 길잡이들아                          23,16-27

  48) 범법이 잦아 사랑이 식을 것이다                            24,10-12

  49) 그 때에 하늘에 인자의 표징이 나타날 것이다                24,30a

  50) 열 처녀의 비유                                            25,1-13

  51) 최후 심판                                                 25,31-46

  52) 칼을 칼집에 도로 넣으라                                   26,52-54

  53) 유다의 죽음                                               27,3-10

  54) 빌라도의 아내                                             27,19    

  55) 빌라도가 손을 씻다                                        27,24-25

  56) 하느님을 신뢰했겠다                                       27,43

  57) 지진과 죽은 이들의 부활                                   27,51b-53

  58) 무덤을 경비하다                                           27,62-66

  59) 천사가 무덤 입구의 돌을 굴려내다                          28,2-4

  60) 예수께서 부인들에게 나타나시다                            28,9-10

  61) 대제관들이 경비대를 매수하다                              28,11-15

  62) 갈릴래아에서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시다                     28,16-20

 

5. 편집 사상

1) 구조

  (1) 전사(前史 1-2장). 예수께서 공적으로 활동하시기 이전의 먼 과거 이야기로서 마태오는 특수사료를 이용하여 전사를 엮었다. 마태오는 우선 아브라함에서 시작하여 예수에게 이르기까지의 족보를 내리엮고 나서 "아브라함에서 다윗까지가 십사 대이고, 다윗에서 바빌론 유배까지가 십사 대이며, 바빌론 유배에서 그리스도까지가 십사 대이다"(1,17)라고 한다. 이어서 에수의 수태와 탄생, 동방 점성가들의 예방, 에집트 피신 이야기를 수록하였다.

  (2) 활동 준비(3,1-4,11). 예수께서 공적으로 활동하시기 직전의 이야기를 수록한 것으로서, 곧 요한 세례자의 활약사화(3,1-12), 예수 세례사화(3,13-17), 유혹사화(4,1-11)이다. 마태오는 한편으로 마르 1,1-13을, 한편으로 어록을 참작하여 이 부분을 얶었다.

  (3) 갈릴래아 활동기(4,12-18,35). 마태오는 마르 1,14-9,50의 구조를 따르면서 마르코ㆍ어록ㆍ특수사료의 말씀들과 기적들을 주제별로 모으곤 하였다(Ⅳ 사료 참조). 갈릴래아 활동기 안에 있는 중요한 집성문들은 다음과 같다.

  - 산상 설교(참된 의로움)                                   5-7장

  - 이적사화 집성문(열 가지 이적)                            8-9장

  - 파견 설교(참된 제자상)                                   10장

  - 비유 설교(일곱 가지 비유)                                13장

  - 공동체 설교(참된 형제애)                                 18장

  (4) 예루살렘 상경기(19,1-20,34). 예수께서 갈릴래아를 떠나 예루살렘에 입성하기 직전까지 있었던 일들을 기록한 것이다. 여기서 마태오는 주로 마르 10장을 따르면서 특수사료에서 두 가지 말씀을 수집하여 삽입했으니, 곧 하늘나라를 위한 독신에 관한 단절어(19,10-12)와 포도원 일꾼들의 비유이다(20,1-16).

  (5) 예루살렘 활동기(21,1-28,20).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때부터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신 때까지의 행적을 기록한 것이다. 마태오는 주로 마르 11-16장을 따르면서 예수 어록(루가 복음서 해제4사료,2) "예수어록"참조) 및 자기의 특수사료(마태오 복음서 해제4사료,3) "특수사료"참조)를 더러 삽입하였다. 마태오는 또한 이 부분에서도 예수의 말씀들을 주제별로 모았으니, 곧 율사들과 바리사이들을 규탄하는 유대교 단죄 설교(23장)와 종말 심판 설교(24-25장)를 엮었다.

 

2) 그리스도론

마태오는 예수를 유대인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시아로 확신하면서 예수 메시아의 두 가지 성품을 강조했으니, 곧 그분은 성취자요 율법의 참 해석자라는 것이다.

  (1) 예언의 성취자. 신약성경 필자들은 한결같이 예수께서 구약에 예언된 구원을 이룩하셨다 한다. 특히 마태오는 예언과 성취의 도식으로 예수 사건을 풀이하였다. 이 도식 가운데서 가장 두드러진 사례가 이른바 성취인용문인데, 인용문 앞에서 "(주께서) 예언자(들)…을 시켜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는 상투적인 도입문이 무려 열 차례나 나온다(1,22; 2,15b.17.23a;; 4,14; 8,17a; 12,17; 13,35a; 21,4; 27,9a). 이와는 조금 다른 도입문이 2,5; 3,3a; 13,14a; 24,15; 26,56에 나온다(오른쪽 도표"도입분 형식"을 보라). 마태오는 우선 그리스도인들을 상대로 예수는 메시아이시라는 확신을 심어 주고, 나아가서는 유대교인들을 상대로 예수 메시아 신앙을 옹호하려고 예언과 성취의 도식을 애용하였다. 이제 마태오 복음서의 성취인용문들을 나열하면 오른쪽 표와 같다.

  (2) 율법의 참 해석자. 마태오에 의하면 예수께서는 율법을 폐기하기는커녕 오히려 완성하셨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자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시오.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습니다. 진실히 여러분에게 말하거니와 하늘과 땅이 사라질 때까지, 모든 일들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5,17-18). 이 말씀의 뜻인즉, 예수께서 율법의 세칙 하나 하나를 고수하셨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이 말씀에 이어 나오는 여섯 가지 대당명제를 보면 예수께서는 율법〔命題〕을 심화하거나 폐기하는 말씀〔反命題〕을 거침없이 하셨다(5,21-48). 사실 예수께서는 율법의 세칙보다 하느님의 뜻을 중히 여기셨던 것이다(12,50; 15,4; 19,6-8; 21,31). 그럼 하느님의 뜻이 어떤 것인지 물을 수밖에 없겠는데, 마태오는 자기 나름대로 세 가지 답변을 제시한다. 첫째, 하느님은 제사나 십일조보다 자비를 바라신다는 것이다(9,13; 12,7; 23,23).  둘째, 율법은 저 유명한 황금률로 환원된다는 것이다(7,12). 셋째, 율법은 사랑의 이중 계명으로 환원된다는 것이다(22,40; 참조 19,16-22). 마태오는 이처럼 예수께서 밝혀 주신 율법의 참뜻을 익히고 행하는 사람만을 참 그리스도인으로 간주하였다. 그분의 율법 해설을 익히고 행하는 그리스도인이야말로 율사들과 바리사이들보다 더 큰 의로움을 지닐 것이요(5,20), 성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완전한 사람이 될 것이며(5,48; 19,21), 반석 위에 집을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다(7,24).

  (3) 그리스도(메시아) - 다윗의 아들-임금. 마태오 복음작가가 유대계 그리스도교 율사였고, 그가 속한 시리아 교회의 신도들 중 상당수가 유대인들이었던 관계로 우리는 그리스도(메시아) 존칭에 유의해 마땅하다. "그리스도"는 마태오 복음서에 열입곱 차례 나온다(1,1.16.17.18; 2,4; 11,2; 16,16.20.21; 22,42; 23,10; 24,5.23; 26,63.68; 27,17.22). 전사(前史 1-2장)에 다섯 차례, 그리고 수난사(26-27장)에 네 차례 집중되어 있다. 서두의 족보를 일컬어 "아브라함의 아들이요 다윗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의 책"이라 한다(1,1).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신 까닭에 베들레헴에서 탄생하신다(2,4).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은 그리스도의 일들이다(11,2).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다윗의 아들이면서 또한 다윗의 주님이시다(22,42). 시몬 베드로가 "당신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한 신앙고백(16,16)을 예수님은 받아들이셨다. 대제관이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인가" 하고 심문하자(26,63) 예수께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답변하셨다. 빌라도가 예수 바라빠와 예수 그리스도 중 한 사람을 해방절 사면으로 석방코자 하자(27,17), 이스라엘 군중은 예수 바라빠의 사면을 요구했다. 아울러 군중은 예수 그리스도의 처형을 강력히 부르짖었다(27,22). 그결과 예수 메시아는 고난과 죽임을 당하신다. 현상적으로 볼 때 그분은 실패하는 메시아다.

  다윗의 후예 가운데서 메시아가 태어난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는 "다윗의 아들"일 수밖에 없다. "다윗의 아들" 존칭은 열 차례 나온다(1,1.20; 9,27; 12,23; 15,22; 20,30.31; 21,9.15; 22,45). 예수님의 양부 요셉이 다윗의 후예이므로 예수님도 다윗의 아들이 되신다(1,20). 그 용법을 보면 병자들이 예수께 치유를 간청할 때(9,27; 15,22; 20,30.31), 그리고 사람들이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님을 환호할 때(21,9.15) 그런 호칭으로 부른다. 마태오가 보기에 "다윗의 아들"은 예수님의 정체를 밝히는데 불충분한 존칭이다. 그는 다윗의 아들이면서 동시에 다윗의 주님이셨던 것이다(22,45).

  그리스도- 다윗의 아들과 상통하는 개념이 "임금"인데, 이 존칭은 마태오 복음서에 여덟 차례 나온다(2,2; 21,5; 25,34.40; 27,11.29.37.42). 이방인들은 예수님을 일컬어 "유대인들의 임금"이라고 한다. 그런데 동방에서 온 이방인 점성가들은 유대인들의 임금님께 경배하지만(2,2), 빌라도나(27,11) 예수님을 조롱한 로마 군인들이나(27,29), 십자가에 죄목을 붙인 로마 군인들은(27,37) 유대인들의 임금을 업신여겼다. 최고 의회 의원들은 유대인들인지라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을 보고 자기네 표현법에 따라 "이스라엘의 임금"이라 했지만 역시 그분을 놀리는 수작이었다. 예수께서는 이처럼 이승에서는 놀림감이 되셨지만, 종말 심판 때는 "임금"으로 오시어 모든 민족들을 심판하실 것이다(25,34.40). 신약성서 작가들 가운데서 마태오 홀로 종말 심판관 인자를 "임금"이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인자의 나라"(정확히 인자의 왕국 또는 인자의 왕정)라는 표현이 신약성서 가운데서 오직 마태 13,41; 16,28; 20,21에만 나온다. 인자의 왕정은 보편적이라 온 세상에 미친다. 그분의 왕정이 역사적 차원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종말에는 만천하에 밝히 드러날 것이다.

  (4) 아들- 하느님의 아들. 아들, 내 아들, 그의 아들, 하느님의 아들은 스물 한 차례 나온다(2,15; 3,17; 4,3.6; 8,29; 11,27 세 번: 14,33; 16,16; 17,5; 21,37 두 번. 38; 22,2; 24,36; 26,63; 27,40.43.54; 28,19). 예수께서 법적으로는 요셉의 아들이셨으나, 실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되신 까닭에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이셨다(1,21.23.25). 예수 아기는 하느님의 아들인 이스라엘 백성과의 연대성 때문에 에집트에 피신했다가 귀향했다(2,15). 세례 때(3,17) 그리고 변모 때(17,5) 하느님 친히 예수님을 소개하여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나는 그를 어여삐 여겼노라.(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고 하셨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께서는 결코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지 않고 철저하게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셨다(4,3.6; 26,39.42). 그분은 아버지로부터 전권을 물려받으셨다(11,27; 28,18). 그리고 "아버지가 아니면 아무도 아들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또한 아들과, 그리고 아들이 계시해 주려는 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합니다"(11,27)라고 단언하셨다. 제자들(14,33), 베드로(16,16), 백부장(27,54)이 그분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한다. 또한 최고의회 심문 때 예수 친히 하느님의 아들로 자처하신다(26,63-64).

  구약성경에서는 하느님과 가까운 존재들을 일컬어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하였다. 천사, 이스라엘 백성, 백성의 대표자인 임금, 의인을 그렇게 칭했다. 예수님도 하느님과 가까운 까닭에 하느님의 아들이시다. 그럼 얼마나 가까울까? 하느님 친히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하셨으니(3,17; 17,5) 이는 각별히 가까운 아들이라는 선언이다. 사실 "사랑하는 아들"은 요한계 문헌에 나오는 "외아들"과 같은 뜻이다(요한 1,14.18; 3,16.18; 1요한 4,9). 첫 순간에 하느님의 성령으로 잉태되셨으니 예수님은 하느님의 친아들인 셈이다. 친아들의 이름은 임마누엘,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이라는 뜻이다(1,23).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곧 열 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에,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고 명하셨으니, 아버지와 아들은 거의 같은 위치에 있는 셈이다. 아울러 그 옛날 하느님께서 늘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계셨듯이, 이제 아드님께서 세상 종말까지 항상 하느님의 새 백성인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계시겠다고 약속하신다(28,19-20). 마태오는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추대하지는 않았다. 그는 본질적인 의미에서 예수님을 신격화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예수님을 하느님과 거의 같은 위치에까지 끌어올림으로써, 후에 요한계 문헌과 니카이아 공의회에서 삼위일체 신앙을 정립하는데 일조를 한 것은 사실이다.

 

3) 교회론

마태오 복음서 필자는 교회 문제에 남달리 많은 관심을 쏟았다. 우선, 복음서 필자들 가운데서 그만이 "교회"라는 낱말을 두 차례 썼다(16,18; 18,17). 또한 그는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관계ㆍ교직자ㆍ교회 규범 등 당시로서는 매우 절박한 문제들을 깊이 다루었는데 이제부터 하나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1)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관계. 이스라엘 민족은 "하느님의 백성"이다(2,6). 예수께서는 오직 이들에게 파견되셨고(15,24), 또한 이들에게만 당신 제자들을 파견하셨다(10,5-6). 그러나 이 민족의 지도자들은 처음부터 예수를 배척했고, 군중은 빌라도가 예수를 재판할 때 십자가에 처형하라고 고함을 질렀다(27,24-25). 그런가 하면 예수께서 부활하신 다음에도 이스라엘 민족은 예수 부활을 부정하고(27,62-66; 28,11-15)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하였다(10,17.23; 23,34-37). 그 결과 이스라엘은 서기 70년, 제일차 유대 독립전쟁이 실패로 끝나면서 예루살렘이 초토화되는 역사적 비운을 이미 겪었고(22,7; 23,38; 24,2; 27,25) 또한 장차 종말에는 하늘나라에서 쫓겨나는 심판을 받을 것이다(8,12). 물론 이스라엘 전부가 그리스도와 그리스도교를 배척한 것은 아니고 열두 사도를 비롯하여 소수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었지만, 그리스도인들 절대 다수는 이방 "민족들"이었다(21,43; 22,9-10; 24,14; 28,19-20).

  마태오는 이와 같은 역사적 사실을 평가하여 이제 이스라엘 민족은 "하느님의 백성"일 수 없고 그 대신 소수 유대인들과 다수 이방인들로 구성된 그리스도교회가 하느님의 새 백성이 되었다고 보았다. 마태오가 교회를 "하느님의 새 백성"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교회를 그렇게 간주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제 하느님의 새 백성인 그리스도교회는 한편으로 하느님의 옛 백성인 이스라엘과 유대관계를 맺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독자적인 신앙공동체로 발전하였다. 양자간의 유대관계를 드러내는 사례를 복음서에서 찾아보면, 그리스도인들은 70년 8월 29일 성전이 불타기 전까지는 성전세를 바쳤고(17,24-27), 한동안 바리사이들과 율사들의 가르침을 인정했었으며(23,2-3), 십일조를 바치고(23,23) 안식일도 지켰던 것이다(12,11-12; 24,20). 이와는 반대로 마태오의 교회가 독자적인 노선을 추구한 사례도 찾아볼 수 있으니, 우선 유대교 회당을 가리켜 절대로 우리 회당이라 하지 않고 "그들의 회당"(4,23; 9,35; 10,17; 12,9; 13,54) 또는 "너희 회당"(23,34)이라 했던 것이다. 사실 마태오 소속 교회는 예수를 구약에 예고된 메시아로 신봉하는 그리스도론과 오직 그분의 율법 해석만을 따르는 윤리관을 정립하였다. 또한 이스라엘 민족의 테두리를 넘어 대거 이방인들을 받아들이는 개방정책을 취했다(해제Ⅱ "독자"참조). 바로 이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유대교인들로부터 모진 박해를 겪었던 것이다(10,17.23; 23,34-37).

  끝으로 예루살렘 모교회 및 바오로계 교회와 비교하여, 마태오 교회의 성격을 밝혀 봄직하다. 예루살렘 모교회 신도들은 모두 유대인들로서 이들은 조상 전래의 율법을 곧이곧대로 지키면서 아울러 예수를 메시아로 받들었다. 이들은 역사적 예수의 말씀과 행적을 전해 받고 전해주는 일을 중요시한 것 같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터키와 그리스 여러 도시에 이방인들의 교회들을 설립한 바오로는 유대교 율법을 배척하고 오직 그리스도 신앙만을 주장하였다. 그는 십자가에 처형되셨다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능력과 성령의 작용을 강조하였다. 이제 마태오가 소속한 교회는 지리적으로 예루살렘 모교회와 바오로계 교회들 중간 지점인 시리아에 위치했을 뿐 아니라, 그 신학 노선도 중도적인 입장을 취했다하겠다. 즉, 율법의 유효성을 일단 인정하되 유대교 율사들의 자구적 해석이 아니라, 율법 전부를 경천 애인으로 환원시키신 예수의 새로운 해석을 따랐던 것이다. 또한 마태오 교회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능력과 성령의 작용을 결코 경시한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는 역사적 예수의 말씀과 행적을 수용하고 전달하는데 주력한 것 같다.

  (2) 교직자. 서기 58년경 사도 바오로가 성전에서 체포될 무렵 예루살렘 모교회의 지도자들은 예수님의 아우 야고보가 이끄는 원로단이었다(21,18). 그러나 바오로 자신이 설립한 여러 교회에는 원로들이 없고 그 대신 다른 부류의 교직자들이 교회를 보살폈다. 예를 들면 바오로가 제삼차 전도여행중에(53-58년경) 집필한 필립비서(1,1)를 보면 필립비 교회에는 감독들과 봉사자들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비슷한 시기에 집필한 고린토 전서(12,28)를 보면 사도들과 예언자들과 교사들을 비롯하여 제각기 다양한 은사를 받은 이들이 교회에서 활동하였다.

  그러나 마태오가 소속한 시리아 지방 교회에는 시몬 베드로가 큰 영향을 끼쳤고, 그밖에도 율사들과 예언자들이 행세하였다. 이제부터 베드로ㆍ율사들ㆍ예언자들의 됨됨을 개별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베드로가 교회의 최고 지도자로 군림한 사실은 마태 16,17-19에 분명히 드러난다. 이는 본디 마태오 교회에서 만들어 전한 단절어였는데, 마태오는 80년경 복음서를 집필할 때 이 단절어를 수집하여 베드로가 예수를 메시아로 고백한 문맥에다 삽입하였다. 단절어 16,17-19를 직역하면 이렇다. "그대는 복됩니다, 시몬 바르요나,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대에게 계시하신 것입니다. 나 또한 그대에게 말합니다. 그대는 베드로(바위)입니다. 나는 이 바위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데 명계의 문도 그것을 내리누르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그대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렵니다. 그러니 그대가 땅에서 매는 것은 하늘에서도 매여 있을 것이요, 그대가 땅에서 푸는 것은 하늘에서도 풀려있을 것입니다." 이 단절어의 뜻인즉, 베드로는 교회의 최고 지도자로서 매고 푸는 권한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이 권한의 내용을 두고 여러 가지 풀이가 가능하나, 윤리적 결정권과 교회 규범적 결정권이라고 보면 무방하다. 그리고 베드로의 권한을 논할 때는 교회공동체에도 똑같은 권한이 있다고 하신 말씀(18,18)을 유념하여, 베드로의 권한과 교회공동체의 권한을 함께 고찰할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이런 결론을 내릴 수 있겠다. 즉, 베드로가 매고 푸는 권한을 행사할 때는 혼자서 임의로 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교회공동체의 뜻을 존중해야한다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여 베드로는 마땅히 교회공동체의 의사를 수렴하는 방식으로 자기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베드로는 교회일치의 구심점 구실을 하는 인물인 셈이다.

  베드로 다음으로 돋보이는 교직자들은 그리스도교계 율사들이다. 13,52; 23,34를 눈여겨보면 마태오의 교회에는 그리스도교계 율사들이 있었다. 우선 13,52를 옮겨 쓰고 그 뜻을 살펴보자. "하늘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사는 자기 곳간에서 새 것들과 헌 것들을 꺼내주는 집주인과 비슷합니다." 이 상징어의 뜻인즉, 모름지기 옛부터 전해 온 유대교 율법과, 예수께서 새롭게 풀이하신 율법 해석(5,21-48)을 다 익힌 사람, 그리고 구약의 메시아 예언과 예수로 말미암아 그 예언이 실현된 사실을 다 익힌 사람만이 그리스도교 율사가 될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짐작컨대 마태오 복음서 필자 자신도 그리스도교 율사들 가운데 하나였을 것이다. 이들 율사들이 그리스도교 예언자들과 함께 유대인들에게 박해를 받았다는 말씀이 23,34에 있다. "이제 내가 너희에게 예언자들과 현자들과 율사들을 보낸다. 너희는 그 중에서 더러는 죽이고 십자가형에 처하며, 그 중에서 더러는 너희 회당에서 채찍질하고 도시에서 도시로 (뒤쫓아다니며)박해할 것이다." 그런데 유대교 율사들이 선생ㆍ아버지ㆍ사부라 불렸듯이 그리스도교 율사들도 같은 존칭으로 불렸다. 마태오는 이런 관행에 반대하여, 절대로 그리스도교회에서는 그런 존칭들을 사용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여러분은 랍비라고 불려서는 안됩니다. 사실 여러분의 선생은 한 분이요 여러분은 모두 형제들입니다. 또한 여러분은 땅에서(누구를) 여러분의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시오. 사실 여러분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분입니다. 여러분은 사부라고 불려서도 안됩니다. 여러분의 사부는 오직 한 분, 그리스도이기 때문입니다"(23,8-10). 이어서 마태오는, 모름지기 교회 직책은 봉사직이니만큼 겸손되이 자기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말씀을 덧붙여 놓았다. "여러분 가운데서 가장 큰 사람은 여러분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추어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여질 것입니다"(23,11-12; 참조 20,25-28).

  끝으로 예언자들을 다룰 차례이다. 일세기 시리아 지방 교회에 유랑예언자들이 있었다는 증거는 50-60년대에 씌어진<예수 어록>, 80년경에 씌어진 <마태오 복음서>, 100년경에 씌어진 <열두 사도의 가르침>등에 두루 나타난다. 그리스도교 예언자들에 관한 마태오 복음서의 진술을 종합해 보면 이렇다. 그들은 가족과 재산과 고향을 버리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면서(10,41) 예언과 구마와 치유 활동을 하다가(7,22) 유대인들에게 박해를 받기 일쑤였다(5,11-12; 23,34.37). 그런데 참 예언자가 있으면 으레 거짓 예언자도 있는 법이다(7,15-23; 24,11). 따라서 양자를 식별하는 기준이 필요하다. 사도 바오로는 예수를 주님으로 고백하는 그리스도론적 식별기준(Ⅰ고린 12,3),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의 공익에 기여하는 교회론적 식별기준(1고린 12,7)을 내세운 바 있다. 이제 마태오는, 예수께서 사랑의 이중 계명으로 환원시키신 율법을 지키면 참 예언자요, 이와는 반대로 범법을 일삼으면 거짓 예언자라는 윤리적 기준을 설정하였다(7,21-23). 거짓 예언자들은 지금도 활동하지만 장차 종말이 다가오면 몹시 설칠 것이요, 그 결과 "범법이 잦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식을 것이다"(24,11-12). <열두 사도의 가르침> 11,3-12에서는 마태오보다 한결 더 자상하게 윤리적 식별기준을 설정하여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에 대해서 복음의 원칙에 따라 이렇게 하시오. 어느 사도든 여러분에게 오면 주님처럼 영접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는 하루만 머물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다음날도 머물 것입니다. 그러나 사흘이나 머문다면 그는 거짓 예언자입니다. 그리고 사도가 떠날 때에는 (다음 장소에서) 숙박할 때까지 (필요한) 빵밖에는 아무것도 받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돈을 요구한다면 그는 거짓 예언자입니다. 여러분은 영으로 말하는 모든 예언자를 시험하지도 말고 판단하지도 마시오. 모든 죄는 용서받을 터이나 이런 죄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으로 말하는 이라 해서 모두 예언자가 아니고 오직 주님의 생활방식을 갖춘 이만이 예언자입니다. 생활방식을 보고 거짓예언자인지 (참) 예언자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식탁을 (마련하라고)영으로 지시하는 예언자는 누구나 그 식탁에서는 먹지 말 것입니다. 만일 먹는다면 그는 거짓 예언자입니다. 어느 예언자든지 진리를 가르치면서 자신이 가르치는 것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는 거짓 예언자입니다.  그러나 인정받는 참된 예언자가 교회의 우주적 신비를 위해(어떤 일을)하면서 자신이 하는 일을 (다른 이들도) 하도록 가르치지 않는다 하더라도 여러분은 그를 판단하지 말 것입니다. 그는 하느님께 심판을 받습니다. 사실 옛 예언자들도 그렇게 했던 것입니다. '내게 돈이나 또는 딴 것을 주시오' 하고 누가 영으로 말하거든 그의 말을 듣지 마시오. 그러나 궁핍한 타인들 때문에 달라고 하거든 아무도 그를 판단하지 마시오." 유랑 예언자들에 관해서는 안병무 편, <사회학적 성서해석>, 한국신학연구소, 1983, 186-196쪽을 참고하기 바란다.

  (3) 교회 규범. 마태오는 마르코와 어록과 특수사료의 단편 전승들을 종합하여 18장을 엮었는데, 그 내용을 보면 마땅히 자기 교회에서 지킬 규범들을 제시하는 까닭에 18장을 일컬어 "교회 규범"이라 한다. 마태오는 이로써 일종의 교회론을 전개하였는데, 그의 교회론은 그리스도론에 근거하고 다시금 그의 그리스도론은 신론에 근거한다는 점을 유념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로지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라 말씀하고 처신하셨듯이(4,3.6; 26,39.42), 교회도 마땅히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받들어 그분의 언행을 재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18장의 규범 하나 하나가 예수 그리스도의 언행을 반영한다는 사실을 유의해 마땅하다(18장 주석을 보라).

  아울러 18장의 여러 규범에 하느님 아버지의 뜻과 말씀과 처신이 분명히 드러나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10.14.18.19.27.33절) 교회론은 그리스도론을 넘어 결국은 신론에 근거한다 하겠다. 일찍이 사도 바오로와 그 학파에서는 교회를 그리스도와 연관시켜 그리스도의 몸이라 했는가하면(1고린 12,12; 로마 12,4; 골로 1,18; 에페 1,23; 4,12.16; 5,23.30), 또한 하느님과 연관시켜 하느님의 이스라엘이라고도 하였다(갈라 6,16). 마태오가 비록 이런 표현들을 쓴 적은 없지만, 내용상으로는 바오로 및 그 학파와 일맥 상통하는 교회론을 전개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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