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21/06/01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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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1-05-27 ㅣ No.4672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21/06/01 화요일

 

유스티노 성인은 100년 무렵 팔레스티나 나블루스의 그리스계 가정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진리를 찾는 구도자의 자세로 그리스 철학에 몰두하던 그는, 마침내 그리스도교에서 참된 진리를 발견하고 입교하여 신앙의 설교자로 활동하셨습니다. 성인은 에페소에서 유다인 트리폰과 종교 토론을 하고 이를 토대로 트리폰과 나눈 대화를 저술하였으며, 로마 황제와 원로들에게 그리스도교를 변호하는 책도 펴내셨습니다. 로마에 교리를 가르치는 학교를 세우기도 한 성인은 165년 무렵 다른 6명의 동료와 함께 순교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과 원로들은 예수님께 말로 올무를 씌우려고 바리사이들과 헤로데 당원 몇 사람을 보내서 시험합니다. 그들은 율법을 철두철미하게 따르고자 하는 바리사이들과 정치 민족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헤로데 당원들을 골라 보냅니다. “스승님, 저희는 스승님께서 진실하시고 아무도 꺼리지 않으시는 분이라는 것을 압니다. 과연 스승님은 사람을 그 신분에 따라 판단하지 않으시고, 하느님의 길을 참되게 가르치십니다. 그런데 황제에게 세금을 내는 것이 합당합니까, 합당하지 않습니까? 바쳐야 합니까, 바치지 말아야 합니까?”(마르 12,14) 만일 황제에게 세금을 내라고 하면, 이를 빌미로 예수님을 매국노라고 비난할 것이고, 황제에게 세금을 내지 말라고 하면 즉시 로마인들에게 데리고 가서 반역자와 체제거부자요 소요 선동자로 고발하려는 함정을 파고 물은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위선을 알아차리시고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 데나리온 한 닢을 가져다 보여 다오.”(15) 예수님께서는 왜 데나리온이라는 돈을 가져오라고 하셨을까? 당대 유다인들이 사용하는 화폐는 성전에 내는 화폐, 로마에 세금을 내는 데 사용하는 화폐, 일상에서 사용하는 화폐 등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그중 데나리온이라는 돈은 로마에 세금을 바칠 때 사용하는 돈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금을 바칠 때 사용하는 데나리온이라는 화폐에 새겨진 황제의 모습을 보며 반문하십니다. “이 초상과 글자가 누구의 것이냐?”(16) 그들이 황제의 것이라고 하자, 예수님께서는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17)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하던 이들조차 현문우답과도 같은 방법으로 함정을 피해가시는 예수님의 지혜에 감탄합니다.

 

어떤 이들은 예수님의 이 말씀을 빌려, 종교와 정치의 분리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엄격히 말해서 예수님께서는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말하고자 하신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하는 이들의 위선에 걸려 넘어지지 않으시려고, 로마에 세금으로 내는 돈은 로마 황제에게 보내라고 하신 것일 뿐입니다. 오늘 이 복음 기사를 읽으면서 우리 스스로 자문해 봅시다.

우리가 지금 하느님께,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으로 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를 세상에 내시고, 우리를 구하시고자 다가오시는 주 예수님께, 마치 물건을 사는 것처럼 내 마음에 들고 내게 도움이 되는 예수님의 말씀과 가르침을 취사선택하고 있지는 않은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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