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당 게시판

선생님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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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옥경 [oksunwoo] 쪽지 캡슐

2001-11-08 ㅣ No.5092

우리 큰딸이 과외 선생님께 받은 편지입니다

마음도 얼굴도 아름다운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으로 그대로 적어볼까 합니다

 

 나예양.

 

나예랑 선생님이랑 만난지도 꽤 된듯 싶은데 선생님이 편지 한번 제대로 못했네

꼬맹이들한테는 알림장에다 늘상 주저리 주저리 하곤하는데 말야.

뭐 대개는 공부 열심히 하라고 꼬시는 말들이었으니 나예한테는 별다르게 그런 얘길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그런걸게야.

가끔 시험 끝나고 영화도 보러 다니고 그랬음 더 좋았을 텐데.... 예전엔 꼬맹이들하고 자주 어울렸었는데 요즘은 내 생활이 너무 빡빡하다보니 시간이 없기도 하지만 마음의 여유조차 없어서 주위를 챙기는데 많이 소홀했었어.

원래는 내가 무지 부드럽고 따뜻한 여잔디....

 

얼마전에 이런 말을 들었었는데 네게 한 적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세상에 태어나 만나는 많은 사람들 모두 그냥 어쩌다 스쳐 지나는 사람들이 아니라 꼬옥 만나게  되어 있던 인연들이래. 그래서 사소한 만남이라고 생각되는 것 하나까지도 모두 너무 소중한 나의 인연이라는 거지.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나예랑 선생님도 아주 각별한 인연이 되는 셈이지.

 

꿈이 있어 소소한 생활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그걸위해 매진하는 사람은 그렇지못한 사람들 눈엔 자칫 미련하거나 어리석어 보일 수 있어.

’왜 저렇게 살아’ ’저럴 필요 있어?’ 이런 식이 되는 거지. 하지만 마음 속에 꿈을 품고 사는 사람에겐 다른 사람들이 누리는 소소한 즐거움을 포기하게 되더라도 행복한 걸게야.

내게 소중한 꿈이 있으니까.

나예도 아마 지금부터 네 꿈을 위해 포기해야하는 생활의 즐거움들이 늘어갈게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인내해서 이루어내면 많은 더 큰 행복이  날 기다리고 있어요.

 

힘내고 열심히 하세요.

 

그리고 미국 격언에 이런 말이 있는데  선생님 침대옆에 붙여 있어.

 

  " 더 많이 아는 자에겐  두려움이 없다 "

 

게으름을 피우고 싶을때 소리내어 읽어 본단다.

앞으로 많은 시간을  앞만 보고 걸어가야 할게야. 네게 이 말이 도움이 되길 바래.

 

 

 

                                 2001.  11.  7.

 

                        더 큰 그릇의 나예를 바라며.

 

                                  혜정

 

 

요즘 조금은 힘들었을  딸에게 큰 힘이 되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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