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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미사
[미사] 전례-미사, 예수님과 함께 드리는 기도6-7: 참회 예절

2744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7-22

전례-미사, 예수님과 함께 드리는 기도 (6) 참회 예절 1

 

 

주님의 거룩한 이름을 부르고, 하느님의 현존 안에 함께 하기를 기원한 후에 미사는 참회 예절로 이어집니다. 하느님 앞에 선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부당함과 잘못을 느끼고 자연히 주님의 자비를 청하게 됩니다. 그래서 미사에 참례하고 있는 모든 이는 참회 예절을 통해서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고, 자기 죄를 고백하며 용서를 청합니다. 이는 미사 거행을 통하여 하느님 현존 안에서 주님과 친교를 이루기 위한 준비입니다.

 

이러한 참회 예절의 근본은 예물을 바치기 전에 자신이 잘못을 범한 형제와 화해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에 있습니다(마태 5,23-24 참조). 그리고 1세기 말경에 기록된 ‘Didache’(열두 사도의 가르침)에 따르면 그 핵심은 ‘죄의 고백’입니다. 서로 죄를 고백함으로써 교회 공동체와 그리고 하느님과의 화해로 들어갑니다. 따라서 죄를 고백하며 하느님이 말씀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참회 예절은 정화 예식이라고도 부를 수 있습니다.1)

 

미사 안에서 참회 예절의 위치와 형식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달랐습니다. 10세기 말까지는 일반적으로 미사에 참여한 모든 이가 예물 준비 전과 영성체 전에 공동으로 죄를 고백하였습니다. 그러다가 11세기에 접어들면서 공동 참회 예절이 사제와 봉사자 또는 사제와 부제만의 참회로 축소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1570년 「로마 미사 전례서」가 나온 후에는, 입당행렬 후에 사제와 봉사자만이 제단 밑에서 ‘시편 43(42), 공동 고백, 사죄’로 구성된 참회 예식을 하였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전례 개혁 작업에서, 거룩한 신비를 합당하게 거행하기 위해서는 시작 예식 안에 내적 정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참회 예절이 지금의 위치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제와 봉사자만이 아닌 공동체 모두의 참회 예절로 되돌려 놓았습니다.2)

 

현재 참회 예절은 ‘사제의 참회 권고, 반성의 침묵, 공동 고백, 사제의 사죄경’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이는 고해 성사의 구조와 유사하며, 이 유사성은 참회 예절을 통해서 미사 참례자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사제의 참회 권고는 ‘미사 통상문’에 제시 되어있는 경문이나 주례 사제가 공동체에 알맞은 다른 권고를 할 수 있습니다. 권고에 이어지는 침묵은 자기 삶을 돌아보고 죄를 반성하는 시간입니다. 너무나도 짧은 찰나의 순간이지만 하느님을 향해 삶의 방향을 돌리려는 결심의 시간입니다. 침묵 시간이 너무 길어도 문제가 되겠지만, 침묵할 겨를도 없이 공동 고백으로 권고가 이어지는 일은 미사를 형식적인 거행으로 만들 위험이 큽니다. 이 시대는 침묵이 견디기 어려운 일이지만, 미사 중에 이루어지는 세 번의 짧은 침묵(강론 후와 영성체 후)은 하느님과의 관계를 만들고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 꼭 필요한 순간이고 고귀한 시간입니다.

 

미사에 참례하며, 내 삶을 어디에 놓아두고 무엇을 바라보고 살아가고 있는지 하느님 안에서 깨닫는 은총이 함께 하시면 참 좋겠습니다. 그리고 비록 조금은 바르지 못해도, 잘못된 방향으로 놓여 있어도 한없는 자비로 우리를 기다리시는 하느님을 만나는 시간이 되시면 더 좋겠습니다.

 

“주님, 당신은 어질고 용서하시는 분 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자애가 넘치시나이다.” (전례 시편 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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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리스도와의 만남, 미사」 p.221 참조

2) 「미사 전례」 p.109 참조

 

[2026년 7월 19일(가해) 연중 제16주일(농민 주일) 청주주보 3면, 김형민 안토니오 신부(교구 복음화연구소장)]

 

 

전례-미사, 예수님과 함께 드리는 기도 (7) 참회 예절 2

 

 

참회 예절은 침묵에서 공동 고백으로 이어집니다. 공동체와 함께, 뉘우치는 마음으로 죄를 고백하며 주님의 용서와 자비를 청합니다. 고백하는 양식은 세 가지이지만 그 내용은 같습니다.

 

제1양식은 중세 초기 교황이 미사를 준비하며 개인적으로 바치던 기도였으나, 시나브로 사제와 봉사자들이 제의실에서 바치게 되었습니다. 1570년 「로마 미사 전례서」 이후에는 입당 행렬 후에 제단 앞에서 사제와 봉사자만이 바치게 되었습니다. 현행 고백문은 반복되는 구절과 성인 명단을 없애고 죄의 내용에 말과 행위뿐 아니라 의무 소홀 부분을 더하여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제와 교우 전체가 함께 바치는 기도문이 되었습니다.1) 전반부는 공동체가 하느님께 그리고 형제자매들에게 행한 죄를 고백합니다. 죄는 하느님께만 잘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속한 공동체에도 상처를 입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생각, 말, 행위, 의무 소홀’ 곧 인간이 짓는 죄의 내용을 포괄적으로 고백합니다. 후반부는 ‘성인의 통공’ 안에서, 천상과 지상 교회의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를 전구(轉求)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제2양식은 주례자와 신자들의 교송(交誦)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요엘 2,17과 시편 85,8에서 주제를 가지고 왔습니다. 이 고백문은 제1양식의 축소 경문으로 여겨집니다. 짧지만 하느님께 죄를 고백하고 자비와 구원을 청하는 훌륭한 기도문입니다. 다만 ‘자비송’과 헷갈리기 쉬워서 잘 사용되지 않습니다.

 

제3양식 역시 주례자와 신자들의 교송 형식입니다. 다만 앞의 두 양식과 다르게 ‘자비송’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자비송’과 같이 전통적인 ‘호칭 기도(litaniae)’ 형식으로, 세 번 주님께 청원 기도를 바칩니다. 그래서 이어지는 ‘자비송’은 생략합니다. 주례 사제는 이 양식을 미사 경본에 있는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전례 시기나 축일에 맞추어 청원 내용을 다르게 준비하여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공동 고백은 사제가 외우는 사죄경으로 끝맺습니다. 전통적인 사죄경을 그대로 채택하였습니다. 「미사 경본 총지침」은 “이 사죄경이 고해성사의 효과를 내지는 않는다”(51항)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공동체가 진심으로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께 고백할 때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를 얻을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사죄경입니다.

 

주일에는 참회 예식으로 ‘성수 예절’을 거행할 수 있습니다. 물을 축성하여 사용하는 관습은 5세기경부터 시작되었고, 중세 초기부터 수도원이나 묘지에서 성수를 축복하고 행렬하며 뿌리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9세기에는 성수 예식이 주일 미사 전 예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다만 고정된 공통 예식은 없었습니다. 비오 5세 교황은 성수 예식을 「로마 미사 전례서」에 수록하여 주일 낮 미사 직전에 거행하게 하였습니다.2) 현재 「로마 미사 경본」에는 부록으로 수록되어서 주일 미사 중에 거행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주일에 성수 예식 거행을 권장하는 이유는 이 예식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하는 세례를 받았음을, 죄로부터 깨끗하게 되었음을 기억하기 위함입니다.

 

참회 예절은 단지 나의 부족함과 잘못들을 바라보기 위한 예절이 아닙니다. 오히려 죄 많은 우리를 자비로 용서하시고 새로운 삶으로 부르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예절입니다. 말씀과 성체 안에서 힘을 얻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입니다. 자책과 후회보다는 하느님의 자비를 만나는 은혜로운 미사 시간이 되시면 참 좋겠습니다.

 

“하느님, 제 마음을 깨끗이 만드시고 제 안에 굳건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시편 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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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사 전례」 p. 110 ; 「미사, 기쁨의 잔치」 p. 52 참조

2) 「미사 전례」 p.113 참조

 

[2026년 9월 20일(가해)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청주주보 3면, 김형민 안토니오 신부(교구 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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