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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교회상식 더하기30: 성체를 향한 인사는 무릎 절을 해야 한다?

7421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7-26

[교회상식 더하기] (30) 성체를 향한 인사는 ‘무릎 절’을 해야 한다?


지극히 거룩한 성체 향한 흠숭, 한국교회는 ‘깊은 절로’

 

 

- 무릎 절은 특별히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를 향한 흠숭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성체거동 중 신자들이 무릎 절로 예를 표하는 모습. OSV 자료사진

 

 

외국에서 미사를 드릴 때 주례 사제가 제대에서 무릎을 꿇어 인사하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혹은 외국인 신자가 감실을 향해 잠시 무릎을 꿇고 일어서는 모습을 보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낯선 풍경인데요. 바로 ‘무릎 절’이라는 전례 동작입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에 따르면 “무릎 절은 오른쪽 무릎이 땅에 닿도록 꿇는 것이며 흠숭을 뜻한다”고 합니다. 특별히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를 향한 흠숭을 표현하는 방식입니다. 감실이나 성체 앞에서 무릎 절을 합니다. 또 파스카 성삼일 중 주님 수난 성금요일 십자가 경배부터 파스카 성야 시작 전까지는 십자가에도 무릎 절을 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274항)

 

서양에서 무릎 절은 특별한 존경을 나타내는 자세였습니다. 황제와 같이 높은 사람 앞에서 사용하는 예절이었지요. 이 자세는 교회 안에서 주교나 교황에게 인사할 때도 쓰이게 됐는데요. 후에 신자들은 제대, 십자가, 성인 유해, 그리스도와 성인들의 성상 앞에서도 무릎 절로 공경을 표현했습니다.

 

11세기에 들어서는 성체 앞에서도 이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체 안에 예수님께서 실존하신다는 것을 고백하고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흠숭하고자 무릎 절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1570년 출판된 「로마 미사 경본」에 무릎 절이 포함되면서 무릎 절이 전례 안에 정착됐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평소 무릎 절을 볼 일이 별로 없습니다. 한국교회에서는 무릎 절 대신 깊은 절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전례를 민족의 특성과 전통에 따라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전례 헌장」은 “로마 예법의 실질적 통일성이 보존된다면, 여러 집단, 지역, 민족들을 위해, 특히 선교 지역에서는 정당한 다양성과 적응의 여지가 남겨져야 한다”면서 관할 지역 교회가 결정하고 사도좌의 동의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38항)

 

한국교회는 유럽식 인사 자세인 무릎 절이 한국의 문화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사도좌의 인준을 받아 깊은 절로 대신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무릎 절을 대신해 다른 전례 동작을 사용하는 나라는 한국만이 아닙니다. 일본교회는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는 깊은 절을 합니다. 인도교회는 인도의 전통 합장 자세인 ‘안잘리 하스타’를 동반한 깊은 절로 무릎 절을 대신하고 있다고 합니다.

 

무릎을 굽히는 행위는 자신을 낮춰 온몸으로 순종을 표현하는 겸손과 공경의 행위입니다. 무릎 절에는 자신을 낮추고 하느님 자비에 의탁하는 마음이 담겼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감실이나 성체 앞에서 우리는 주로 깊은 절로 인사하는데요. 표현은 다르더라도 무릎 절 안에 담긴 마음을 기억한다면 그 의미를 더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가톨릭신문, 2026년 7월 26일,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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