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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앙에 주파수를 맞춰요: 인간은 누구나 믿으면서 살아간다

2308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9-07

[신앙에 주파수를 맞춰요] 인간은 누구나 믿으면서 살아간다

 

 

우리의 삶을 잘 살펴보면 ‘우리는 믿음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에 독이 들어 있지 않다고 믿기 때문에 우리는 그 커피를 마신다. 만약 그 커피에 독이 들어 있다고 믿는다면, 마시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믿기 때문에 커피를 마시고, 믿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믿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떠난다.

 

만약에 ‘이스라엘에 가는 비행기에 어떤 테러범이 시한폭탄을 그 비행기에 장착해 놓았다’라고 믿는다면, 그 비행기를 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일상생활 안에서 모든 것을 확인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믿으면서 살아간다.

 

약이나 의사를 불신하면 할수록 약의 효과나 치유는 더뎌지지만, 약이나 의사를 신뢰하면 할수록 약의 효과나 치유의 속도는 빨라진다. 우리가 사람이나 인간에 대해 믿으면 믿을수록 점차 그 대상에게 가까워지지만, 불신하면 할수록 관계는 점점 더 멀어진다. 이렇게 믿음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우리의 삶에 깊숙한 바탕을 이루며 끊임없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믿음은 인간의 기본행위이며(W.카스퍼 「현재와 미래를 위한 신앙」 참조), 사람은 누구나 믿음 없이 살아갈 수 없다. 이 말에 어떤 이들은 ‘실제로 세상에는 신앙인과 비신앙인이 존재하고, 공산주의자들은 하느님을 믿지 않고도 잘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 믿음 없이도 살 수 있다’라며 반론을 제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 삶 안에서는 불가능하다. 인간의 삶의 지평을 넓혀서 잘 살펴보면 비신자들도, 공산주의자들도 실제로는 저마다의 믿음을 바탕으로 살아간다.

 

비신자들은 ‘믿음이란 허황된 것이며 존재하지 않는 것을 믿는 행위’라는 점을 굳게 믿으며 살아가는 것이고, 공산주의자들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말하는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확신하며 살아간다.

 

따라서 비신자들이나 공산주의자들도 결국은 믿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인간이라면 누구나 믿음의 영역에서 제외될 수 없으며, 결국 그들의 강한 신앙 거부가 그들도 믿으면서 살아간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다.

 

오늘날 세상에는 수많은 비신자가 존재하고, 무신론을 주장하는 이들도 많다. 니체의 ‘신의 죽음’ 선언을 거쳐 현대에 이르러서는 종교에 대한 무관심이 점차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생기게 된 배경에는 우리 신앙인들이 깊이 각성하고 반성해야 할 점이 많다. 이 모든 것은 신앙인들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삶의 행동과 실천으로 세상에 증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는 이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하였다. “나는 예수를 사랑한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인들은 싫어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수를 닮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앙인들이 믿는 대로 살지 않고 사는 대로 믿게 되면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말만의 신앙에서 벗어나 우리가 고백하는 믿음을 삶의 자리에서 사랑으로 증거하는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한다.

 

[가톨릭신문, 2026년 9월 6일, 김석태 베드로 신부(대전교구 도룡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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