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갈라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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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8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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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신약 성경]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갈라 5,6)
바오로 사도의 서간들 중에서도 갈라티아서는 로마서와 더불어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서간으로 유명합니다. 지난 주에 우리는 바오로 사도가 양보의 여지 없이 강하게 주장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율법으로 의롭게 되는 것이 아니라고 역설하고, 오직 믿음에 의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갈라티아서의 후반부에서는 율법으로 의롭게 되려고 한다면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와 인연이 끊겼습니다”(5,4)라고까지 합니다. 그런데 또 바로 이 갈라티아서에서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5,6)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율법, 자유, 믿음, 사랑, 행동. 이 단어들을 어떻게 이을 수 있을까요? 율법은 “감시자”(3,25), 길잡이의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율법에서 벗어나기만 한다면, 오히려 길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자유롭게 되었다 하더라도 행동하는 사랑에는 이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유로운 사람은 어떻게 사랑에 이를 수 있을까요?
바오로 사도는 자유를 사랑으로 방향 지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성령의 인도”(5,16)라고 말합니다. 신호등 같은 것이겠지요. 그리고 성령은 길만 알려주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움직이십니다. “성령의 열매”(5,22)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옵니다. 자유로워진 우리 안에 성령께서 들어오실 때, 씨앗과 같은 성령이 사랑, 기쁨, 평화 같은 여러 열매들을 맺습니다(5,22-23 참조). 그렇지요, 그 열매들은 우리 안에 계신 성령께서 맺으시는 열매입니다. 기본적으로 믿음이나 사랑은 인간이 애써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나의 힘으로 사랑, 기쁨, 평화의 열매를 맺으려고 애쓰는 일은 율법 조항 몇백 개를 지키는 것보다도 더 힘든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바리사이 못지않게 사랑하라는 계명에 짓눌려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자유롭게 사랑할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성령을 청하는 일입니다.
그렇다고 수동적으로 가만히 있기만 해서 되는 것도 아닙니다. “성령의 인도에 따라 살아가십시오”(5,16). 우리 안에 성령께서 계실 때, 우리는 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성령의 인도”를 따를 수도 있고, “육(肉)의 욕망”을 따라 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순간에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스스로 성령의 인도를 따라 살 수 있게 하는 자유입니다. 인간에게 육이 있으니,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육의 욕망”도 우리 안에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에게 이기심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착각이겠지요.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자유롭게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다만 그 자유를 육을 위하는 구실로 삼지 마십시오. 오히려 사랑으로 서로 섬기십시오”(5,13). 자신을 돌아보면서, 내 안에서 성령을 거스르는 요인들이 무엇인지 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로 자유롭다면, 그 어떤 걸림돌에도 넘어지지 않고 성령의 인도를 따라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걸어갈 수 있을 은총을 청합시다.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6년 10월 11일(가해) 연중 제28주일(군인 주일)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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