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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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 큰일 났습니다. 저는 오늘 하루 동안 15분이나 주님을 생각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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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2024-05-13 ㅣ No.172368

 

오늘은 돈보스코와 함께 소녀들을 위한 살레시오 수녀회를 공동 창립하신 마리아 도메니카 마자렐로 성녀의 축입니다.

사는 게 너무 바빠 하루 단 15분도 주님을 생각하지 못하고 지내는 날이 수두룩한데, 마자렐로는 이런 말씀을 남기셨더군요.

“큰일 났습니다. 오늘 저는 하루 동안 15분이나 주님을 생각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마자렐로의 말씀에 얼마나 부끄럽던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하루 한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마자렐로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단순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매일의 의무에 충실했습니다. 예삿일을 예사롭지 않게, 평범함 속에서 비범함을 찾는 자신만의 독특한 성화의 길을 개척해나간 것입니다.

토리노에서 버스로 두 시간을 가야 나오는 모르네제의 시골 소녀 마자렐로는 뜨거운 열정을 지닌 사람이었습니다. 당시 그녀는 모르네제 본당 사제였던 페스타리노 신부의 지도하에 또래 동정녀들과 의기투합해서 복음 선포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마자렐로는 돈 보스코 못지않게 모르네제 소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었고, 사람들은 그녀의 순수한 열정에 큰 박수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그녀는 미래에 대해 뚜렷한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자렐로는 한 위대한 인물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됩니다. 돈 보스코가 오라토리오 청소년들과 함께 모르네제로 소풍을 온 것입니다. 그때 그녀는 그와의 첫 대면을 통해 즉시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저분은 성인이시다! 안심하고 우리의 미래를 맡겨도 될 분이다!”

내면 가득히 신뢰로 가득 찬 마자렐로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그와 한배를 타게 됩니다. 그의 제안에 따라 즉시 갈 곳 없는 소녀들을 위한 집을 마련했습니다. 그들의 미래를 위해 학교를 짓습니다. 오라토리오를 열어 소녀들을 기쁨과 행복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살레시오 수녀회는 살레시오회와 더불어 신속하게 전 세계로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1872년 살레시오 수녀회가 창설되고 마자렐로는 초대 총장에 임명됩니다.

하느님의 방식을 늘 이런 식인 것 같습니다. 나자렛 산골의 겸손한 처녀 마리아를 하늘의 모후요, 전 인류의 어머니로 들어 높이셨듯이, 모르네제 산골의 겸손한 처녀 마자렐로를 같은 방식으로 성덕의 정상에로 높이 들어 올리신 것입니다.

소녀시절 마자렐로의 강렬한 성체 신심은 정말이지 놀랄만한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머물고 있던 발포나스카 농장에서 마자렐로 본당까지는 지방도를 따라가면 한 시간 남짓, 우거진 잡풀 사이로 난 지름길을 이용하면 30분쯤 걸리는 거리에 있었습니다.

마자렐로는 성체를 모셔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매일 새벽, 별이 총총한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그 길을 오갔습니다. 본당에 도착해보면 성당 문이 닫혀있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성당 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면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렸습니다.

막중한 임무의 봉사직을 수행하던 마자렐로가 가장 듣기 싫어했던 말이 있었는데, 그것은 장상이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만큼 그녀는 겸손했습니다. “원장 수녀님!” 하고 동료 수녀들이 자신을 부를 때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원장 수녀가 아니라 부원장 수녀입니다. 우리의 원장은 성모님이십니다.”

이렇게 그녀는 언제나 성모님을 수녀회 장상으로 여겼습니다. 그 표시로 저녁마다 수녀원 대문 열쇠를 성모님의 발치 앞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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