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더보기
2025년 11월 10일 (월)
(백)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너에게 하루에도 일곱 번 죄를 짓고 돌아와 “회개합니다.” 하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성전 정화 <건물 성전,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

스크랩 인쇄

선우경 [forgod] 쪽지 캡슐

2025-11-09 ㅣ No.186175

2025.11.8.연중 제32주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평신도 주일)

 

 

에제47,1-2.8-9.12 1코린3,9ㄴ-11.16-17 요한2,13-22

 

 

성전 정화

<건물 성전,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 성전>

 

 

“만군의 주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네.

 야곱의 하느님이 우리 산성이시네.

 

 와서 보아라, 주님의 업적을, 

 이세상에 이루신 놀라운 일을!”(시편46,8-9)

 

오늘 연중 제32주일은 평신도 주일이자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입니다. 평신도들로부터 시작된 한국천주교회이기에 평신도에 대한 각별히 고마운 느낌을 갖게 됩니다. 세상 곳곳에서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 복음을 전하며 세상을 밝히고 부패를 막아주며 구체적 사명을 수행하는 이들이 바로 평신도들 입니다. 참으로 교회를 사랑하며 깨어 활동하는 평신도들이 있기에 교회가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될 수 있음을 봅니다.

 

또 오늘은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입니다. 성 실베스테르 1세 교황은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교황청에 선사한 라테라노 궁전 옆에 라테라노 대성전을 건축했고 324년 봉헌식을 거행하니 올해 1701주년 봉헌 축일을 맞게 됩니다. 1309년 교황청이 아비뇽으로 옮겨 가지 전까지 약 1000여년간 라테라노 궁전은 교황의 거처였습니다.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은 12세기 도입되어 로마에서 기념되다 베네딕도 13세 교황에 의해 1726년 보편교회에서 축일로 기리게 됩니다.

 

라테라노 대성전 입구에는 라틴어로 “전 세계와 로마의 모든 교회의 어머니요 머리”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모든 교회의 모교회이자 일치의 상징인 라테라노 대성전은 모든 신자들의 영적인 고향이기도 합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3년 11월8일 일반 알현 강론시,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축일은 바로 주님의 살아 있는 돌이 되고자 하는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우리는 오늘 축일을 지내며 새삼 거룩한 성전의 의미를 마음 깊이 새기게 됩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눈에 보이는 가시적 삶의 중심인 성전을 사랑합니다. 얼마전 선물로 받은 <마음의 빛을 향하여>라는 비매품 책에서 주님을 열렬히 사랑한 두 수녀(강대순, 김미영)의 많은 작품을 감명 깊게 보았습니다. 사랑은 아름다움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두 분 다 주님의 집인 성전을 거룩하고 아름다운 전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건축과 조각에 온사랑과 힘을 쏟았던 분들입니다. 열렬한 주님 사랑이 성전 건축과 성물을 통해 그대로 표현된 것입니다. 

 

신자들 역시 본향집을 찾듯 끊임없이 수도원 성전을 찾습니다. 어제도 두분 자매가 인천에서 아침미사부터 저녁기도까지 강복을 받고 주님 성전에 머물다 갔습니다. 자칭 지족암知足庵 또는 천장암天藏庵이라 일컫는 제 사랑하는 집무실 역시 수도원 성전에 붙어 있어 흡사 주님의 집에 세 살고 있는 듯 늘 기쁨과 행복을 느낍니다. 다음 시편 성구가 신자들의 성전 사랑을 잘 표현합니다.

 

“주님께 청하는 오직 한 가지,

 나 그것을 얻고자 하니,

 내 한평생, 

 주님의 집에 살며,

 주님의 아름다움 바라보고,

 그분의 성전 우러러보는 것이라네.”(시편27,4)

 

저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성전에 대한 사랑도 바로 이러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사랑은 저절로 성전 사랑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성전이 오염으로 속화되자 열화와 같이 분노하시는 주님입니다.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제자들은 즉시 성경 말씀을 연상합니다.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삼킬 것입니다.”

 

유대인들과 예수님의 우문현답의 대화가 좋은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당신이 이런 일을 해도 된다는 무슨 표징을 보여 줄 수 있소?”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이 성전을 마흔여섯 해나 걸려 지었는데, 당신이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는 말이오?”

 

오늘의 우리는 압니다. 예수님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라는 것을! 물론 당대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활하신 뒤에야 깨닫습니다. 가시적 건물인 성전보다 더 중요한 진짜 성전은 바로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입니다. 참성전인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가 있어 성전이 있습니다. 성인이 있어 성지인 이치와 흡사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가 없는 화려한 성전 건물은 죽어 있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를 만들어 주는 공동미사전례 은총이 거룩한 성전 건물이 되게 합니다. 바오로의 말씀이 참 적절합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건물입니다. 나는 하느님께서 베푼 은총에 따라 지혜로운 건축가로서 기초를 놓았고, 다른 사람은 집을 짓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집을 지을지 저마다 잘 살펴야 합니다. 아무도 이미 놓은 기초외에 다른 기초를 놓을 수 없습니다. 그 기초는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모퉁이 돌 위에 건설되는 그리스도의 한몸 공동체 성전이요, 여전히 완성을 향해가는 미완의 영원한 현재 진행형중에 건설되는 공동체 성전임을 깨닫습니다. 이어지는 예수님 말씀이 오늘 말씀의 절정입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것을 모릅니까?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전을 파괴하면 하느님께서도 그자를 파멸시키실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전은 거룩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참으로 귀한 말씀입니다. 바로 내 몸담고 있는 공동체가 바로 하느님이 거하시는 <하느님의 거처>입니다. 그러니 공동체를 떠나 하느님을 찾는 것은 연목구어요, 자기착각의 환상의 거짓 하느님을 찾는 헛된 짓이 될 뿐이겠습니다. 하느님은 저 멀리 하늘도, 밖도 아닌 바로 내 몸담고 있는 오늘 지금 여기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 안에서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만납니다. 오늘 에제키엘서의 성전에서 흘러 세상을 살리는 <생명수의 강>은 바로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 성전으로부터 나오는 은총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강이 흘러가는 곳마다 온갖 생물이 우글거리며 살아난다.... 이렇게 이 강이 닿는 곳마다 모든 것이 살아난다. 이 강가 이쪽저쪽에는 온갖 과일나무가 자라는데, 잎도 시들지 않으며 과일도 끊이지 않고 다달이 새과일을 내놓는다. 이 물이 성전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 과일은 양식의 되고 잎은 약이 된다.”

 

그대로 이 거룩한 공동전례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공동체는 하느님의 거처이자 은총의 샘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전례은총이 그리스도의 한 몸 공동체 성전을 정화 해주고 견고히 해주며, 동시에 성전이 잘 성장, 성숙하도록 도와 줍니다. 우리 영혼의 식食이자 약藥인 주님의 성체와 말씀을 모시는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하느님이 우리 안에 계시니 흔들리지 않네.

 하느님이 동틀 녘에 구해 주시네.”(시편46,6).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32 2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