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 (화)
(백) 부활 제4주간 화요일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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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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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10-27 ㅣ No.150614

10년 넘게 탔던 자동차를 새로 바꾸었습니다. 새 자동차에는 전에는 없던 기능이 많이 있습니다. 원격으로 문을 열거나 닫을 수 있고, 시동을 걸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의 모니터처럼 모니터가 있어서 쉽게 여러 가지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차선을 이탈하면 소리가 나기도 하고, 자동으로 핸들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면서 자동 운행을 하기도 합니다. 제가 아는 자동차의 기능은 전체 기능의 10%도 안 될 것 같습니다. 기계에 큰 관심도 없고, 재능도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씩 배워간다면 자동차는 단순히 정해진 목적지로 이동하는 교통수단을 넘어서 저의 동반자가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성 시몬과 성 유다 사도 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의 가능성을 보셨고, 사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용기와 힘을 주셨습니다. 갈릴래아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 돈을 받던 세리,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혁명 당원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제자들과 함께 지내면서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셨습니다.

 

밤을 새워 그물을 던졌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던 베드로에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더 깊이 그물을 던지시오.’ 평생 고기를 잡던 어부였지만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베드로는 더 깊이 그물을 던졌습니다. 그랬더니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많은 고기가 잡혔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저는 죄인입니다.’ 베드로는 나중에 설교만으로 수천 명을 교회를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베드로는 더 깊이 그물을 던지면서 자신의 내면에 있던 가능성과 능력을 보았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가능성과 능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던 자신을 보았고, 그런 자신을 죄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죄는 단순히 계명을 어기고, 남에게 피해를 준 것만이 아닙니다. 죄는 내가 이 세상에 온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내가 해야 할 일이 있음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가능성과 능력을 땅 속에 달란트를 묻어둔 사람처럼 묻어버리는 것이 죄입니다. 그런 면이라면 베드로는 죄인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죄인이라고 고백한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와 함께 갑시다. 이제 당신은 사람 낚는 어부가 될 것입니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은 실망하였습니다. 자기들이 구세주라고 믿었던 예수님이 허망하게도 십자가에 못 박혀서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발길이 무겁고 힘들었습니다. 그런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함께 하셨습니다. 하지만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은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 날이 저물자 제자들은 예수님을 집으로 모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낯선 사람을 집으로 모시는 과정에서 제자들은 함께 있을 때문 못 알아보았던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 교회가 2000년 넘게 이어 올 수 있었던 힘은 바로 이웃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이웃이 예수님이었기 때문입니다. 소록도에서 40년 넘게 나환자들과 함께 살았던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제 나이가 많아져서 더 이상 나환자들을 돌볼 수 없기 때문에 두 수녀님은 자신들의 나라로 돌아갔습니다. 수녀님들은 나환자들의 일그러진 모습에서 예수님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굳이 교회를 다니라고 말하지 않았어도 나환자들은 수녀님들의 모습에서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 많은 보물을 심어 주셨습니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런 보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꽃동네의 오웅진 신부님은 남을 도와주는 걸인을 통해서 보물을 발견하셨습니다. 그리고 가난한 이, 외로운 이, 병든 이들을 위한 쉼터를 마련하였습니다. 시작은 작았지만 하느님께서 풍성한 결실을 맺어 주셨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아무나 하지 못하는 일들입니다. 꿈을 가질 수 있다면,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첫 발걸음을 디딜 수 있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 뒤에는 모든 것을 이루실 수 있는 하느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화답송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말하고, 창공은 그분의 솜씨를 알리네. 낮은 낮에게 말을 건네고, 밤은 밤에게 앎을 전하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위해서 저 넓은 우주를 130억 년 전에 만드신 것입니다. 35억 년 전에 지구별에 생명의 씨앗을 심어 주셨습니다.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으며, 어찌 찬미를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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