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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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신부님_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내가 성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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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2024-05-01 ㅣ No.172015

 

요즘 이런저런 육체노동을 자주 하면서 깨닫는 바가 참으로 많습니다. 일이라는 것,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가끔 왜 사나? 싶을 때, 우울감에 젖어들 때, 만사 제쳐놓고 육체노동에 한 번 뛰어들어 보십시오.

일을 설렁설렁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몰입할 때, 완전히 헌신할 때, 거기서 오는 상쾌함이 얼마나 큰지요? 고통이나 슬픔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좋은 치료제는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에 몰입하는 것임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일, 노동, 근로라는 것이 보통 중요한 것이 아니더군요. 눈만 뜨면 매일, 그리고 평생토록 되풀이해야 하는 일, 그 일이 정말 가치 있고 동시에 재미있으며, 더불어 동료 인간과 세상에 도움이 되고, 더 나아가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일이라면, 또한 일한 만큼의 정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일하는 사람이 얼마나 보람되고 기쁘겠습니까?

인간은 그런 것 같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합니다. 일을 통해 한 존재로서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낍니다. 일로 인해 한 존재가 활짝 꽃 피어나며 충만한 인생을 엮어갑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 한국의 노동 현실을 살펴보면 너무나 암담하다 못해 참담합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 안에서 점점 고착화되어가는 정규직 비정규직의 구분! 그로 인한 극도의 차별대우와 상실감! 틈만 나면 자행되는 해고! 살기 위한 눈물겨운 몸부림!

뿐만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여러 측면의 계측에서 불명예를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국가별 노동시간을 따지면 최상위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률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토록 참혹한 현실이 우리 한국의 자화상입니다.

더 우리를 힘겹게 하는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오늘날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있어 취직자리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면접 트라우마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얼마나 많은 청년들이 삶과 죽음 사이로 난 아슬아슬한 벼랑길의 끝에 서 있는지 모릅니다.

고통과 슬픔은 취직하고 나서도 끊이지 않습니다. 상식이 통하는 직장, 모든 구성원들이 존중받는 직장을 꿈꿨지만 현실은 어디 그런가요? 근로자들은 경영인들의 부속품처럼 쉴새 없이 움직여야 합니다.

의아해 하실지 모르겠지만 노동에도 영성이 있습니다. ‘노동의 영성’입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사용하신 용어입니다.

‘노동의 영성’, 그 핵심은 아주 쉽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노동을 통해 창조주시며 구세주이신 하느님께 가까이 나아간다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은 자신의 일을 통해 인간과 세상을 위한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열심히 노동하셨던 한 인간이셨습니다. 예수님은 출가하시기 전까지 양부 요셉을 따라 장인(匠人)으로서 매일 이마에 비지땀을 흘리며 사셨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일을 통하여 세상을 변화시켜나갈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완성시켜나갑니다. 뿐만 아니라 하느님 창조사업을 계승합니다. 따라서 오늘 노동하는 우리에게 주어진 중요한 과제 하나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가치 부여입니다. 그 어떤 일에 종사하든 자신의 일에 중요성을 부여해야 합니다. 자긍심을 지녀야 합니다.

오늘 노동자 성 요셉 기념일을 맞아 세상의 모든 노동자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하루 노동자 성 요셉의 전구에 힘입어 은총 충만한 하루, 새로운 에너지를 충만히 부여받는 행복한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이 하시는 모든 일들, 세상을 위해, 언젠가 도래할 하느님 나라 건설을 위해 꼭 필요한 일임을 확신하십시오. 어려운 일이 될지 모르겠지만, 내가 매일 되풀이하는 이 일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내가 성화되며, 내가 하느님 창조사업에 참여한다는 의식을 지니시면 좋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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