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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5년 7월 1일 (화)연중 제13주간 화요일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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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183128 박영희 [corenelia] 스크랩 2025-06-30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마태 8,18-22 “너는 나를 따라라.“

 

 

 

 

오늘 복음에는 예수님을 따르려는 자세에서 서로 상반되는 모습을 보이는 두 사람이 등장합니다. 당시 유다사회에서 종교 지도자로서 기득권을 누리던 율법학자는 예수님을 ‘스승’이라 부르며 ‘어디로 가시든지 그분을 따르겠다’고 하지요. 반면 이미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인 ‘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은 ‘먼저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해달라’며 그분의 뒤를 따르는 일을 나중으로 미룹니다. 만약 제가 예수님의 입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종교 지도자로서의 기득권까지 기꺼이 내려놓고 나를 따르겠다는 율법학자의 모습이 기특해보여 ‘나를 따르라’고 했을 겁니다. 반면 이미 내 제자단에 속해있음에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따라나서기를 주저하는 이는 서운하고 괘씸하여 ‘따르기 싫으면 마라’고 밀어냈겠지요.

 

하지만 예수님은 저와 정 반대되는 선택을 하십니다. 먼저 당신을 따르겠다고 나선 율법학자에게는 그 원의를 즉시 들어주시지 않고, 선택에 신중을 기하라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십니다. 그의 마음 안에 ‘호가호위’하려는, 즉 예수님의 능력과 인기를 등에 업고 자기 욕망을 채우려는 마음이 감추어져 있음을 보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에게 말씀하십니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이 말씀을 통해 주님을 따르는 추종의 삶이 어떤 것인지가 분명히 드러나지요. 즉 예수님을 따른다고 해서 이 세상에서 부귀영화를 누리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고 따른다는 것은 그분을 이용하여 편안하고 안정된 삶을 보장받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의 상황을 견뎌내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즉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른다는 이유로 세상 사람들로부터 미움받고 배척당하면서도 그 고된 길을 끝까지 걸어가는 ‘순례자’로 살아야 하는데, 내가 그 길을 걸어갈 굳은 각오를 지니고 있는지 자기 자신을 돌아보라는 것이지요.

 

다음으로,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해달라’고 청하는 제자에게는 단호한 결단을 촉구하십니다.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해달라고 하는 건 지금 당장 그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셔서가 아닙니다. 만약 그가 상중(喪中)이었다면 이미 장례를 치르고 있었겠지요. 그렇기에 그가 예수님께 그런 청을 한 진짜 의도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야 주님을 따르겠다며 ‘출가’(出家)를 나중으로 미루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기 싫어서가 아니라, 자기가 지금 당장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집을 나서면 남겨질 가족의 생계가 걱정되어서 그런 것이지요. 또한 유다인에게는 부모를 봉양하는 것이 중요한 의무이기에 차마 그 의무를 나몰라라 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 그의 마음을 모를 리 없는 예수님이지만, 그에게 단호하고도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를 따라라.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두어라.” 하느님을 섬긴다는 것은 그분을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다른 그 무엇보다 앞서 ‘첫 자리’로 모시는 일입니다. 다른 것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아서 내팽개치는게 아니라, 하느님을 섬기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고 시급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은 먼저 당신의 나라와 의로움을 찾는 이에게 사는데 필요하고 중요한 다른 것들을 곁들여 주시는 분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미래에 대한 걱정과 근심은 모두 그분께 맡기고 나는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을 따르는 데에만 전념하면 되지요. 나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안다면 그것을 ‘지금’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에 대한 후회와 집착 때문에 현재를 망치고, 미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도 현재를 망치지요. 그렇게 과거-현재-미래를 모두 잃고 마는 겁니다. 하지만 하느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지니고 그분 뜻을 충실히 따르며 오늘을 사는 사람은 하느님과 함께 ‘영원’을 살아갑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렇게 영원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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