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태 신부님_부르심과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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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130 최원석 [wsjesus] 스크랩 202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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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건네시는 말씀을 ‘투명한 부르심과 명료한 응답’이라는 작은 제목에 담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투명하게 부르시고 우리는 이 부르심에 명료하게 응답해야 함을 다시금 확인하고 마음에 새깁니다.
새롭게 어떤 일을 시작하거나 처음 보는 사람과 함께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가급적이면 모든 것이 투명하고 명료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게 될 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고자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책임질 일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알고자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상대방이 자기의 뜻이나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내기를 기대합니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우리의 삶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은 어떤 사람에게 당신을 따르도록 초대할 때, 그 사람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투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어찌 보면, 이는 간단한 일로 보입니다. 그분은 늘 요청하시는 분처럼 말씀하시고 행동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당신을 위해서 모든 것을, 그리고 즉시 버리기를 요구하십니다: “너는 나를 따라라.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어라.”
우리 신앙인들에게 예수님은 깊이가 있으면서도 날카로운 언어를 즐겨 사용하시는 분으로 다가옵니다. 쓸데없는 말씀, 또는 스치고 지나가 버려도 될 말씀은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을 따르려는 순간, 우리는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미리 내다볼 줄 알아야 합니다.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는 삶, 십자가, 고통 등이 먼저 떠오르지만, 이에 못지않게 넘치는 기쁨과 보람,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복과 위로 또한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은 부르심이라는 탁자 위에 당신이 기대하시는 바를 펼쳐 보이시면서, 당신을 따르는 이들 역시 그렇게 실천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분의 부르심이 투명하니 우리의 응답 역시 명료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언어로 표현하는 응답만이 아니라, 행동을 동반하는 응답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서, 그분을 따라나서느냐, 아니면 따라나서지 않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절충점이나 타협점이 자리할 공간이 없습니다. 예수님을 따라나서는 결단과, 오랫동안 몸에 배어온 습관, 오랫동안 행동하고 생각해 온 방식은 결코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우리는 과연 예수님의 부르심에 솔직하고 진솔하게 대답한 사람, 그런 삶을 살아왔고 살고 있는지 오늘 말씀, 오늘 예수님의 부르심에 견주어 점검해 보아야겠습니다. 우리는 진정 그분을 따르기로 결심한 사람들입니까 우리는 그분이 기대하시는 바에 숨김없이 명료하게 대답한 사람들입니까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로, 상대적으로 선한 신앙인이라는 자평으로 대체할 수만은 없는 질문들입니다. 그렇게 결심했고 그렇게 대답한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매 순간 이 질문들을 잣대로 우리의 말과 행동을 점검하고 다스려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만나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다운 말과 행동으로 다가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볼 수 있게 만들어 나가는 은혜로운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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