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GOOD NEWS 게시판

검색
메뉴

검색

검색 닫기

검색

오늘의미사 (녹) 2025년 7월 1일 (화)연중 제13주간 화요일예수님께서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셨다. 그러자 아주 고요해졌다.

가톨릭마당

sub_menu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주님과, 도반들과 함께 하는 “믿음의 여정”

183144 선우경 [forgod] 스크랩 07:30

2025.7.1.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창세19,15-29 마태8,23-27

 

 

주님과, 도반들과 함께 하는 

“믿음의 여정”

 

 

2025년도 반은 지났습니다. 오늘은 후반부 7월 첫날입니다. 7월이 오면 그냥 떠올라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이육사(1904-1944;독립운동가이자 시인, 이육사는 수감번호, 만40세 옥사)의 <청포도>로 오늘 강론을 시작합니다. 만해 한용운처럼 시와 삶이 일치되었던 안동 출신의 애국시인이었습니다. 늘 읽어도 새롭고 꿈꾸듯 아늑한 분위기에 젖습니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려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수도원을 찾는 반가운 분들을 맞이할 때 마다, “오늘은 자매님 수도원 방문 축일입니다” 환대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제부터 대부분 고달픈 몸으로 수도원의 쉼터를 찾는 분들 모두를 청포를 입고 찾아온 손님들처럼 그리스도를 맞이하듯 따뜻이 반가이 환대해야 겠다는 마음을 새로이 합니다.

 

예나 이제나 믿는 이들 너나할 것 없이 믿음의 여정을 살아갑니다. 믿음의 여정과 더불어 주님과 깊어지는 우정의 사랑이요 바로 이것이 삶의 모두입니다. 그냥 무의미한 반복의 허무한 일상이 아니라 한분한분이 늘 새롭게 시작하는 한권의 살아있는 미완의 성경같은 믿음의 여정, 고유의 인생을 살아 갑니다. 오늘 옛 현자 <다산>의 말씀도 믿음의 여정에 좋은 도움이 됩니다.

 

“자승자강(自勝自强), 예의란 타인이 아닌 스스로를 이겨내는 자세다.”

“고난은 마음의 근육을 키워준다. 어른이 단단한 꺄닭은 겪어온 무수한 고난을 주름에 갈무리했기 때문이다.”

 

육신의 근육만 돌볼 것이 아니라 영혼의 근육, 마음의 근육도 돌봐야 할 것입니다. 기도와 더불어 신망애의 삶, 온유와 겸손, 찬미와 감사, 희망과 기쁨을 훈련하여 습관화할 때 튼튼해지는 영혼의 근육, 마음의 근육입니다. 

 

소돔과 고모라에 임박한 하느님의 심판의 손길을 막아보려 하느님과 최종 담판을 하듯 기도하는 절박한 심정으로 임했던 모든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의인 열명은 커녕 한 사람도 없어 불과 유황으로 파멸된 이 도시들을 바라다 볼 때 아브라함의 심정은 얼마나 착잡했을까요! 마지막 부분의 장면이 뇌리에 선명히 부각됩니다.

 

‘아브라함이 아침 일찍 일어나, 자기가 주님 앞에서 서 있던 곳으로 가서 소돔과 고모라와 그 들판의 온 땅을 내려다보니 마치 가마에서 나는 연기처럼 그 땅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하느님께서 그 들판의 성읍들을 멸망시키실 때, 아브라함을 기억하셨다. 그래서 롯이 살고 있던 성읍들을 멸망시키실 때, 롯을 그 멸망의 한가운데서 내보내 주셨다.’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장면입니다. 회개와 함께 가는 믿음의 여정입니다. 의인 아브라함은 우리 믿음의 모범입니다. 참으로 아브라함처럼 믿음의 여정에 한결같이 충실해야 함을 배웁니다. 믿음의 아브라함 덕분에 롯은 구출되었고, 이런 일련의 엄청난 비극적 사건을 통해 아브라함의 믿음도 더욱 견고해졌을 것입니다.

 

믿음이 답입니다. 허무와 무지의 어둠중에 믿음으로, 믿음의 빛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믿음의 빛이 삶의 의미를, 삶의 방향을 보여줍니다. 믿음의 힘이 샘솟는 열정으로 지치지 않고 늘 새로운 시작의 삶을 살게 합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하루하루 믿음의 여정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매순간 삶의 크고 작은 문제들에 결코 좌절할 것이 아니라 믿음 성장과 성숙의 계기로, 전환점으로 삼아 믿음의 여정에 오르는 것입니다. 세상을 떠나 아버지의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계속될 믿음의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애당초 타고난 믿음은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다시피 함께 계신 주님을 체험하면서 깊어졌을 제자들의 믿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큰 풍랑속의 일엽편주, 풍전등화같은 사면초가의 위기상황은 믿음의 여정중에 겪게 되는 제자들인 우리의 시련을 상징합니다. 오늘날도 끝이 보이지 않는 이와 흡사한 위기를 겪고 있는 형제자매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제자들의 기도와 주님의 개입이 실감나게 묘사됩니다.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예수님은 일어나셔서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시니 아주 고요해집니다.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평생 잊지 못할 이런 위기 통과의 기적 체험을 통해 제자들의 믿음은 더욱 견고해졌을 것입니다. 우리 믿음의 여정은 결코 혼자가 아닌 주님과, 도반들과 함께 하는 여정입니다. 밖의 풍랑보다 더 위태롭게 하는 것은 내면의 마음속 두려움과 불안의 풍랑입니다. 날마다 주님과 일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의 부족한 믿음을 도와 주시고 믿음의 여정중 우리 마음속 풍랑은 물론 밖의 풍랑까지 고요히 해주십니다.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 11 2

추천  4 반대  0 신고  

TAG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로그인후 등록 가능합니다.

0 / 500

이미지첨부 등록

더보기
리스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