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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0년 9월 27일 (일)연중 제26주일 (이민의 날)맏아들은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갔다.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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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대림 제1주간 금요일

134348 조재형 [umbrella] 스크랩 2019-12-05

성철 스님은 선승으로 유명했습니다. 오랫동안 면벽 수도하였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성철 스님이 승복 사이로 손을 넣어서 몸을 긁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스님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스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아닙니까 어찌 대낮에 몸을 그렇게 긁으십니까그러자 성철 스님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너희도 한번 물려 봐라.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나오나.’ 오랫동안 수도 생활을 했어도 감정을 다스리기 쉽지 않습니다. 아픈 건 아픈 거고, 화나는 건 화나는 겁니다.

 

28년 사제 생활을 했어도, 강론을 통해서 용서와 인내를 말했지만 정작 저 자신도 감정 조절을 못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웃 성당에 미사를 가려고 나왔는데 차를 뺄 수가 없었습니다. 제 차 뒤에 누군가 차를 주차하고 갔습니다. 아마도 미사 시간이 급해서 일단 차를 대고 미사에 간 것 같습니다. 주일에는 이런 경우가 더러 있으니, 미리 차를 옮겨 놓았으면 좋았습니다. 이왕 그렇게 되었으니 택시나 우버를 타고 가면 좋았습니다. 다행히 다른 신부님의 차를 빌려 타고 갈 수 있었지만 20분 동안 애가 타고, 화가 났습니다.

 

차는 눈에 보이는 것이고, 다른 방법을 찾으면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살면서 이웃의 마음에 나쁜 감정을 무심하게도 내려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몸이 아파서 누워있는 아내에게 병원 가지 그랬어.’라는 말은 위로의 말이 아닙니다. ‘피곤했나 보네라고 말하면서 손을 잡아주는 것이 필요할 겁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2등 한 아들에게 이제 1등 해야지라는 말도 있지만, 먼저 수고했다. 엄마는 언제나 너를 믿는다.’라는 말이 더 좋을 겁니다. 늦게 들어온 딸에게 지금 몇 시냐라고 따지기 전에 오늘 무슨 일이 있었니라고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돌아보면 저 역시도 가족들의 마음에, 동료들의 마음에, 교우들의 마음에 불법 주차를 한 적이 많습니다. 저의 이기심이라는 차를 떡하니 대놓고 나왔습니다. 저의 편견이라는 차를 대놓고 나왔습니다. 거짓이라는 차를 대 놓은 적도 있습니다. 저의 십자가를 남에게 떠넘긴 적도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저 때문에 힘들어했을 겁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난처한 적도 있었을 겁니다. 바리사이파와 율법 학자의 위선과 가식이 제게도 있었습니다. 저도 보지 못하면서 남들이 못 본다고 말하였습니다.

 

오늘 성서 말씀의 주제는 보는 것입니다. 이웃의 작은 티를 보기 전에 내 안에 있는 들보를 보는 겁니다. 적자생존, 약육강식, 승자독식, 빈익빈 부익부의 눈으로 보기 전에 공생, 공유, 희생, 사랑, 나눔의 눈으로 보는 겁니다. 아담은 잘 볼 수 있었지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하와에게 떠넘기는 비겁함을 보여 주었습니다. 카인은 잘 볼 수 있었지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제물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사랑하는 동생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다윗은 잘 볼 수 있었기에 밧세바의 아름다움에 취했습니다. 충실한 부하 우리야를 전장에서 죽게 하였습니다. 솔로몬은 지혜로웠습니다. 재물과 권력을 지녔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뜻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김구 선생님은 이런 말을 남겨 주셨습니다. ‘얼굴 잘생긴 것보다는 몸 건강한 것이 더 좋고, 몸 건강한 것보다는 덕이 있는 것이 더 좋습니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보고, 듣는 것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믿음입니다. 그 믿음은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시작됩니다. 기도로서 자라납니다. 교회의 가르침으로 다져집니다. 성체성사로 하나가 됩니다. 사랑으로 열매 맺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눈이 먼 사람의 눈을 뜨게 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눈을 뜨고 있지만 다른 것들 때문에 눈이 멀곤 합니다. 돈에 눈이 멀기도 하고, 출세에 눈이 멀기도 하고, 권력에 눈이 멀기도 합니다. 원망과 미움에 눈이 멀기도 하고, 눈앞의 이익 때문에 눈이 멀기도 합니다. 욕망에 눈이 멀어서 사랑하는 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도 눈을 뜨고 있지만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신앙의 눈으로, 사랑의 눈으로, 희망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들 역시 오늘 자비를 청한 소경처럼 주님께 참된 신앙의 눈을 뜰 수 있도록 청해야 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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